워싱턴발 — 미국이 유엔(UN)에 대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체납금의 초기 분할지급을 수주 내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미국의 유엔 대사 마이크 왈츠(Mike Waltz)가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왈츠 대사는 다만 유엔의 계속된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왈츠 대사는 이번 발언을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가 유엔 재정에 경종을 울리며 미납액으로 인해 193개 회원국 기구가 “임박한 재정적 붕괴(imminent financial collapse)”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지 약 2주 만에 내놓았다.
왈츠는 로이터에 “매우 곧(initial tranche) 초기 자금 분할이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연차 분담금(annual dues)에 대한 의미 있는(=significant) 선지급(down payment)이 될 것이다. 최종 숫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나 수주 내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당국은 정규 예산(regular U.N. budget)에 대한 채무의 95% 이상이 사실상 미국에 의해 발생했다고 밝히며, 2026년 2월 초 기준 미국이 정규 예산에 대해 약 $2.19억(약 21억9천만 달러)을 빚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 수치 표기는 $2.19 billion이다.) 또한 미국은 현재 및 과거 평화유지 활동에 대해 약 $2.4 billion을 추가로, 유엔 재판소 관련해 약 $43.6 million을 채무로 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유엔 총회는 수주 간의 협상 끝에 2026년 정규 유엔 예산으로 $3.45 billion을 승인했다. 이 예산은 뉴욕 본부를 포함한 전 세계 유엔 사무소 운영비, 직원 급여, 회의 비용, 개발 및 인권 사업 등에 사용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서 유엔의 현금 고갈 우려를 제기하며, 이 같은 재정 압박이 조직 운영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 예산과 지급 대상
왈츠는 이번 조치가 “지난해 분담금 또는 2026년도 분담금, 혹은 그 둘 모두를 향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체납금(arrears)을 향한 조치이며, 또한 우리가 본 일련의 개혁을 인정하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은 정규 예산과 평화유지 예산에 대한 의무적 납부를 거부하는 한편, 자체 예산을 가진 유엔 산하기구들에 대한 자발적(voluntary) 지원을 대폭 삭감했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일부 유엔 기구로의 탈퇴를 추진했다.
한편, 미 의회가 통과시킨 지출법안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에 법안에 서명했으며, 이 법안에는 유엔 및 기타 국제기구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으로 $3.1 billion이 포함되어 있다. 왈츠는 이 예산이 체납 문제 해결의 일부로 활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개혁 촉구와 UN80
왈츠는 구테흐스가 제안한 UN80 개혁을 매우 지지하며 이것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개혁은 충분히 멀리 가지 못했다”며 “사무총장이 임기 1~2년에 했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9년차에 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화와 안보로의 복귀(getting back to basics, peace and security)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왈츠는 “이것은 일종의 ‘강한 사랑(tough love)’이다. 현재의 모델은 많은 나라에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유엔을 목적에 맞게(fit for purpose) 다시 만드는 데 집중하고 모든 것을 모두를 위해 하려는 시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복 제거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예로 기후변화를 주된 임무로 하는 유엔 기관이 7개나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후변화 논쟁과 관계없이 우리는 7개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인도적 기관들의 물류와 후방 사무국의 통합(consolidation)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는 지난해 UN80 개혁을 출범시켜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을 추구했다. 승인된 2026년 정규 예산은 그의 제안보다 약 $200 million 더 높지만, 2025년 승인 예산보다는 약 7% 낮은 수준이다.
유엔의 현금 유동성 위험과 규칙상의 문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유엔이 7월까지 현금 고갈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매년 지출되지 않은 분담금을 해당 국가에 다시 크레딧(credit back)해주는 규정이 카프카적(Kafkaesque)이라고 비판했다. 이 규정은 실제로 돈을 수령하지 못했더라도 미지급액을 마치 환급하는 것과 같은 처리로 재정 상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취지다.
왈츠는 회원국들이 이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평화유지 분담금 체납이 부분적으로는 “유엔이 평가하는 금액과 미국 법률상 지불 허용액 사이의 법적 단절(statutory disconnect)”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우리가 다음에 평가액을 협상할 때(왈츠는 내년으로 예상함)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유엔 관련 주요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규 예산(regular U.N. budget)은 유엔 본부 운영비용, 직원 임금, 회의 및 상설프로그램 운영 등에 쓰이는 기금이다. 평화유지 예산(peacekeeping budget)은 유엔이 각지에서 운영하는 평화유지 임무의 병력·물자·운영비용을 의미한다. 체납금(arrears)은 회원국이 약정된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아 누적된 미지급 금액을 뜻한다. UN80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제시한 80가지 개혁 항목을 뜻하는 브랜드명으로,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정책·정치적 함의
이번 미국의 초기 분할지급 계획은 몇 가지 주요 함의를 가진다. 첫째, 유엔의 단기적 유동성 압박을 완화해 7월까지로 제기된 현금 고갈 시나리오 발생 가능성을 일정 부분 낮출 수 있다. 둘째, 미국의 부분적 지급은 유엔 개혁 요구를 제도로화하려는 정치적 목적과 연결된다. 즉, 재정 지원을 재개하면서 동시에 집행 구조의 효율화와 중복 제거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유엔 운영에 대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셋째, 평화유지 작전 및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자금 흐름이 안정되면 현장에서의 작전 지속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현금 투입이 장기적 재정 구조 문제와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유엔이 채택해온 일부 사내 규정과 회원국의 국내법 간의 불일치(미국의 경우)를 해소하지 않으면, 반복적 체납과 예산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강한 개혁 요구는 다른 회원국들과의 정책·이념적 충돌을 유발할 수 있어 합의 도출 시 협상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분석
유엔 재정위기가 즉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접적이고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 다만 간접적인 영향은 존재한다. 유엔의 인도주의·개발 프로그램의 자금 흐름이 위축되면 특정 개발도상국의 경제활동, 원조에 의존하는 지역의 시장 안정성, 글로벌 공급망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평화유지 활동의 자금 불안정성이 심화하면 분쟁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지역의 투자·무역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미국의 분할지급은 단기적으로는 국제기구 관련 불확실성을 완화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유엔 개혁의 방향성과 회원국 간 분담 기준 변경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미국과 주요 기여국들의 분담비율 조정, 예산 산정 방식의 수정 등이 이뤄질 경우 국제기구 재정 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며 관련 정책·법률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종합
요약하면, 미국은 수주 내에 유엔에 대한 초기 분할지급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는 정규 예산과 평화유지 예산 등에 대한 일부 체납을 감안한 조치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유엔의 효율성 제고와 중복 제거를 요구하며 UN80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 측은 미국의 분담금 미납으로 인한 심각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호소해 왔으며, 이번 지급은 단기적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적·규범적 변경이 병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