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샌프란시스코]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원자력 발전량이 향후 수십 년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무탄소(Zero-Carbon) 전원 확보 경쟁, 그리고 대규모 기술기업들의 적극적인 전력 조달 움직임이 자리한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망을 압박하자, 정부·업계·투자자들은 원자력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소유주들과 80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이는 원자력 부문 투자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력 산업은 에너지 집약적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증가, 고온 현상 심화, 전기차·전기보일러 등 전(全)기화 전환 가속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했다.
“기술기업이 전력 수급을 위해 스스로 에너지 공급자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원자력은 최우선 솔루션으로 부상 중”
이라고 린지 엔트위슬 우드맥킨지 수석연구원은 밝혔다.
실제로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는 이번 주 구글과 손잡고 아이오와주 노후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차세대 원자력 기술 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직접 전원 확보 전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원전 재건설·신규 건설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엔트위슬 연구원에 따르면 우드맥킨지는 미국 원자력 발전량이 2035년까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2060년까지 27% 확대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수요 전망
우드맥킨지 최신 에너지 전환 전망(ETO)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5년 700TWh에서 2050년 3,500TWh로 오를 전망이다. 이는 현재 인도·중동 전체 전력 수요를 합한 수준과 맞먹는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원전 설비 용량은 현행 400GW에서 2060년 800~1,60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상1
제임스 웨스트 멜리우스리서치 전무이사는 “SMR(Small Modular Reactor)은 비용이 저렴하고 건설 속도가 빠르며, 데이터센터 단지와 동일 부지(co-location)에 설치 가능해 추가 송전 인프라가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용어 해설
SMR이란 300MW 이하 규모의 소형 원자로를 모듈화된 형태로 제작·조립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전통적 대형 원전 대비 건설 기간·비용이 대폭 절감돼 분산형 전원이나 백업 전원으로 각광받는다. 또한 공장에서 표준화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 조립하는 방식이므로 규제·안전 기준 준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전 과제
그러나 원자력 업계는 여전히 프로젝트 지연·허가 절차 난항·비용 초과·전문 인력 부족이라는 복합 난제를 안고 있다. 특히 SMR 같은 신기술은 초기 실증사업(First-of-a-Kind)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안정적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엔트위슬 연구원은 “정부·규제기관·금융권이 정책 일관성과 재정 인센티브를 조율하지 못하면, 경쟁력 확보가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우드맥킨지 분석에서 드러나듯, 데이터센터-AI 생태계 확대 속도가 당분간 전력 인프라 투자 방향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미국 전력시장이 탄소중립(CFN)과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원자력-재생에너지-저장장치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수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RE100·SBTi 준수 압력이 커지면서, 장기 PPA(전력구매계약) 체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10~15년은 기존 가스·석탄 발전의 점진적 퇴장과 SMR 실증의 시험무대로 기능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 리스크, 기술 성숙도, 공급망 안정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도 정부 인센티브를 활용한 선제적 베팅이 요구된다.
1출처: 국제원자력기구(IAEA)·미국 에너지부(DO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