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가격이 장 초반 상승폭을 지키지 못하고 0.5~3센트 가량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 농무부(USDA)의 월간 수급 보고서에서 국내 재고 전망이 전혀 조정되지 않은 점이 매도세를 자극한 주된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USDA는 2024/25 마케팅 연도의 미국 옥수수 기말 재고를 이전과 동일한 15억 4,000만 부셸(1.54 bbu)로 유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2400만 부셸(0.024 bbu) 감소’ 전망과 대비된다. 보고서 직후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늘어나며 앞선 상승분이 빠르게 소진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현물 지표 가격인 CmdtyView 전국 평균 현금 옥수수 가격은 전일 대비 1.25센트 내린 $4.31 1/4로 집계됐다. 이는 계약 월물 간 스프레드 약세와 현물 인도 수요 둔화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평가다.
국내 수급: 조정 없이 ‘동결’
이번 월간 WASDE(World Agricultural Supply and Demand Estimates) 보고서에서 USDA는 미국 내 생산·소비·수출 전망을 단 하나도 수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4/25년 전체 공급(생산 및 기초 재고 합산)는 15억 4,000만 부셸 수준으로 고정됐고, 사료·에탄올·내수 소비·수출 비중도 변동이 없었다. 현지 업계는 “최근 옥수수 선물 가격이 부셸당 $4 중반에 머무는 가운데, 정부가 추가 하향 조정을 보류함으로써 시장에 무언의 상단을 설정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글로벌 수급: 남미 생산량 ‘제자리’ vs 재고 ‘감소’
국제부문에서는 남미 생산 전망이 눈에 띈다. USDA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2024/25년 옥수수 수확량을 각각 5,000만 톤(MMT), 1억 2,600만 톤으로 유지해 전월 수치를 그대로 반영했다. 다만 세계 2024/25년 기말 재고는 1.37 MMT 줄어든 3억 1,149만 톤으로 내려갔는데, 이는 시장 평균치보다 낮은 수치다.
감소 원인은 직전 연도(2023/24) 재고 이월분이 1.86 MMT가량 줄어든 데 있다. 브라질의 전년산 생산량이 3 MMT 하향(1억 1,845만 톤→1억 1,545만 톤) 조정됐고, 이와 함께 브라질산 옥수수 수출 전망도 2 MMT 축소됐다. 브라질 내수 소비는 오히려 1 MMT 증가한 것으로 반영됐다.
“수급 표면만 보면 생산량과 재고가 동시에 내려갔지만, 구조적으로는 ‘브라질 내수 강화’와 ‘수출 경쟁 약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미국 시카고 소재 곡물 브로커리지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시아 수요: 한국 수입업체 13만 3,000톤 추가 구매
미국 시각으로 전날 밤, 한국의 한 사료용 곡물 수입업체가 13만 3,000톤 규모의 옥수수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물량은 2025년 2~4월 선적 일정으로, FOB(본선 인도) 기준 가격은 시카고 선물에 240~250센트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연간 옥수수 수요(약 1,100만 톤)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며, 사료곡물 시장에 미치는 펀더멘털 영향력이 커 아시아 현·선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목별 가격 마감 현황
• 2025년 3월물 : $4.56 1/2 (-2 1/4¢)
• 현근월 현금가격 : $4.31 1/4 (-1 1/4¢)
• 2025년 5월물 : $4.70 1/4 (-1 3/4¢)
• 2025년 12월물 : $4.54 1/2 (-1/2¢)
• 신규 수확 현금가 : $4.18 3/8 (-1 1/2¢)
용어 풀이
bbu(billion bushels)는 ‘10억 부셸’을 의미한다. 1부셸은 약 25.4kg(56파운드)이며, 옥수수 거래에서 통용되는 기본 단위다. MMT는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을 의미하며, 국제 곡물 통계에서 표준 단위로 사용된다. MT(Metric Ton)는 1,000kg을 지칭한다.
시장 시사점 및 기자 분석
첫째, USDA가 미국 기말 재고를 고수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단을 억제할 수 있으나, 9월 재고(Quarterly Stocks) 조사에서 실제 수치가 조정될 경우 가격 급등 혹은 급락 리스크가 잠재한다. 둘째, 브라질은 엘니뇨 이후 기상 여건이 안정됨에도 생산 전망이 하향된 점이 주목된다. 현지 물류 병목과 고질적 인프라 문제로 ‘생산성 한계’가 드러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셋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수입국들이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미국산·브라질산 가격격차(face-to-face spread)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에탄올 수요는 최근 미국 중서부 정제 마진 개선으로 3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에탄올 생산량 회복은 사료용 DDGS 공급 확대라는 부수 효과를 가져오며, 결과적으로 옥수수 원곡 수요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본 기자는 “앞으로 두 달간의 기상 변수, 즉 미드웨스트 늦여름 고온·건조 여부가 옥수수 선물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 판단한다.
투자자 유의 사항
이 기사를 집필한 Austin Schroeder는 보고 시점 기준으로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종목에도 직·간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문에 제시된 모든 데이터와 정보는 참고용이며, 투자 결정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자료 출처: USDA WASDE(2025년 8월), 현재가·선물 가격은 Barchar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