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명분 되나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보다 깊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서치 업체 MRB 파트너스(MRB Partners)는 “공식 통계 없이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하는 현재 상황은 연준이 사실상 ‘계기판 없는 비행(flying blind)’을 하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2025년 10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MRB 파트너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뢰할 만한 고용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 한 연준의 통화정책은 비둘기파적(dovish) 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실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정책 담당자들이 안전 제일 원칙에 따라 완화적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셧다운으로 인해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경제지표 공개가 중단돼 통화정책의 길잡이가 사라진 상태다. MRB 파트너스는 “연준이 다음 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며, 셧다운이 11월까지 이어질 경우 12월에도 연속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목

“셧다운이 11월까지 연장돼 데이터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연준은 12월 회의에서도 정책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 MRB 파트너스 보고서


대체 지표들의 한계

공식 통계가 멈춘 가운데 민간 부문 대체 데이터가 주목받고 있지만 신뢰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급여업체 ADP가 집계한 9월 고용보고서는 순고용 감소를, 인사 분석 플랫폼 Revelio Labs의 설문은 채용 확대를 각각 가리키며 엇갈린 결과를 내놨다. 이에 대해 MRB 파트너스는 “민간 지표는 정부 공식 통계의 완전한 대체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DP 고용보고서는 미국 민간기업 약 25만 개의 급여 데이터를 활용해 월별 고용 변화를 추정한다. 다만 표본이 공공 부문과 자영업자를 포함하지 않아 노동시장 전반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Revelio Labs는 온라인 채용 공고·임금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여전히 표본 편향이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두 지표가 상반된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준의 정책 선택지 축소

주목

연준은 통상적으로 듀얼 맨데이트(고용 최대화·물가 안정) 달성을 위해 고용·물가지표를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자료로 활용한다. 그러나 셧다운으로 고용통계국(BLS)상무부 통계청(BEA)이 문을 닫으면서 데이터 공백이 발생했다. MRB 파트너스는 “정보 부족 상태에서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실제로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경우, 연방기금금리는 현재 연 4.75%~5.00% 구간에서 25bp(0.25%p)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자동차 대출 등 소비자 금융비용을 줄여 단기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반응과 전망

채권시장은 이미 연준의 ‘비둘기파 시나리오’에 베팅하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전주 대비 12bp 낮췄다. 반면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시즌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공식 데이터 재개 전까지는 모든 전망이 가설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워싱턴의 셧다운이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은 “데이터 공백→연준 완화적 대응”이라는 단순한 연쇄 반응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MRB 파트너스가 지적했듯, 셧다운이 11월까지 넘어가면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연말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용어 해설*
셧다운(Shutdown): 미 의회가 예산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연방정부가 부분적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상태.
FOMC: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bp(Basis Point): 1bp는 0.01%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