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10월 1일 0시(현지시간)까지 새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광범위한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 경우 국민 생명·재산 보호에 필수적이지 않은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무급휴가(퍼럴로)에 들어가게 된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은 과거 사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공무원을 해고하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내놓은 만큼 정치적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 러스 보트 예산국장(OMB)은 ‘어떤 부처가 어느 정도 인력 감축을 시행할지’에 대해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30일 오후 현재, 24개 대형 연방기관 가운데 최소 15곳이 자체 셧다운 계획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1. 셧다운 발생 시점과 배경
미 연방의회는 매 회계연도(10월 1일 시작)에 앞서 12개 세출법안을 의결해 각 부처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 그러나 관행적으로 법안 심의가 지연돼 온 탓에, 의회는 ‘CR(Continuing Resolution)’이라 불리는 임시예산으로 몇 주 또는 몇 달을 버텨왔다. 현재 임시예산은 9월 30일 23시 59분에 만료되며, 공화·민주 양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만한 연장안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2. 사회보장·의료 프로그램은 계속될까?
사회보장국(SSA)은 셧다운과 무관하게 은퇴·장애 수당을 정상 지급한다. 다만 총인원의 12%가 휴직에 들어가며, 대국민 홍보 캠페인은 중단된다. 노년층·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도 예산이 별도 편성돼 있어 지급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한편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저소득층 식품 보조)과 WIC(Women, Infants and Children·영유아·임산부 식품 지원)는 예비 자금으로 단기간 운영되지만, WIC의 경우 1주일 이상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지급 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국 WIC협회(National WIC Association)는 경고했다.
3. 일상서비스—우편, 국세청, 공항
우편·택배는 차질이 없다. 미 우정공사(USPS)는 의회 예산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IRS)은 비상계획에 따라 첫 5영업일 동안 전 직원이 근무한다. 그러나 올해 4분의 1 인력을 감축해 7만5,000여 명만 남은 상황이라, 5일 이후에는 어떤 업무가 중단될지 불투명하다.
공항의 경우, TSA 보안검색 요원은 계속 근무한다. 연방항공국(FAA)은 세부지침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과거 셧다운 사례처럼 항공교통관제사는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근무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4. 사법·군사·치안 분야
연방 법원은 수수료·기금 등으로 자체 예산을 충당해 왔으나, 연방사법부는 “의회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10월 4일(금)부터 완전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행정부 셧다운 때는 5주간 버틴 전례가 있으나, 이번에는 비축자금이 고갈된 상황이다.
약 200만 명의 현역 군인은 정상 근무한다. 그러나 국방부(DOD)는 74만2,000여 명의 민간인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휴직시킨다. 또한 외국 귀빈 방문 일정은 장관급 예외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전면 취소된다.
FBI·DEA·연안경비대(USCG) 등 연방 사법기관 요원은 국민안전을 이유로 계속 임무를 수행한다. 국경경비대·이민세관단속국(ICE)·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도 동일하다.
5. 경제 지표 공개 지연
노동부·상무부는 예산 미집행 시 고용·GDP·물가 등 주요 거시지표 발표를 중단한다. 이는 연준(Fed)·투자자·기업 의사결정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6. 중소기업 영향
중소기업청(SBA)은 전체 인력의 24%를 휴직시키고, 장비 구입·건물 개선 등을 위한 신규 대출 승인 업무를 중단한다. 다만, 자연재해 복구 자금 대출은 계속된다.
7. 용어 해설
• Continuing Resolution(CR) — 의회가 본예산을 처리하지 못할 때, 기존 예산 수준을 일정 기간 연장하는 임시예산.
• Furlough —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직원이 일시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조치.
• SNAP — ‘푸드 스탬프’로도 알려진 저소득층 식품구매 지원 프로그램.
• WIC — 임산부·영유아·어린이를 위한 영양식품 및 상담 지원 프로그램.
8. 전망 및 기자 관전평
과거 셧다운은 길어야 35일(2018~2019년)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해고 카드를 언급해 협상 타결까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정부 서비스 공백이 장기화되면, 경제 지표 공백—특히 10월 고용보고서와 3분기 GDP 예비치—가 금융시장을 ‘정보 공백’ 속 변동성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중저소득층 현금흐름과 중소기업 자금 조달 환경도 동시에 위축될 수 있어, 단순한 행정 중단을 넘어 실물·금융 동시 충격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