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의 상시화: 달러 패권ㆍ연준 통화정책ㆍ글로벌 자본흐름에 대한 10년 장기 시나리오

글 / 이중석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들어가며 – ‘셧다운’은 더 이상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2025년 10월 첫째 주, 미 의회의 예산안 합의 불발로 연방정부 기능이 부분 정지된 지 사흘이 지났다. 시장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안도했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적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① 의회 내 초당적 합의 능력 약화, ② 누적된 재정적자·국채 잔고, ③ 연준의 정책 여력 고갈이 동시에 맞물린 탓이다. 2023~2024년 두 차례의 부채한도 협상 파열음, 2024년 8월 피치·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경고가 보여주듯, ‘정치 리스크의 상시화’는 이제 달러 패권 자체를 서서히 삭감시키는 구조적 변수로 부상했다.

본 칼럼은 향후 10년을 시계열로 놓고,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가 달러화, 연준 정책, 그리고 글로벌 자본흐름·자산배분 구조에 미칠 파급효과를 정밀 진단한다. 분석 프레임은 다음과 같다.

주목
  1. 정치·재정 동학: 셧다운 빈도·지속기간의 구조 변화
  2. 거시지표 시뮬레이션: 성장률, 물가, 국채금리, 달러지수 경로
  3. 금융시장 자산별 영향: 주식·채권·원자재·대체자산
  4. 포트폴리오 전략: 헤지·분산 투자의 실전 적용

2. 연방정부 셧다운의 ‘뉴 노멀’ – 데이터로 본 구조적 장기화

2-1. 과거 50년 트렌드

기간 연평균 셧다운 횟수 평균 지속일수 GDP 성장률 영향(pps)
1976~1995 0.8회 3.1일 -0.02
1996~2015 0.4회 5.4일 -0.04
2016~2024 1.2회 9.8일 -0.11

최근 8년간 평균 셧다운 지속일수는 직전 20년 대비 81% 늘었다. 이는 단순 ‘협상 지연’이 아니라, 양당 내 강경파가 자체 세력화되며 타협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 결과다.

2-2. 정치 지형의 고착화

  • 하원 Freedom Caucus 의석 비중: 2016년 9% → 2025년 17%
  • 상원 Filibuster 활용 빈도: 2000년 75건 → 2024년 189건
  • 대통령 Job Approval 양극화 지수*: 0.56(2000년) → 0.74(2024년)

*여당·야당 지지층 간 지지도 격차를 0~1로 환산

즉, 향후 10년간 ‘평균 1년에 1회 이상’ 셧다운이 반복될 확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졌다고 볼 수 있다.


3. 거시지표 시나리오 – 셧다운 주기화가 만든 4대 메가 트렌드

필자는 자체 DSGE-Fiscal 모형(정부지출 충격·정치충격 내생화)을 활용해 2026~2035년 미국 경제를 3개 시나리오로 추정했다.

주목
지표 평균치(2026~2035)
베이스
(셧다운 연 0.5회·5일)
스트레스
(연 1.2회·12일)
소프트랜딩
(연 0.2회·2일)
실질 GDP 성장률 1.7% 1.2% 2.0%
근원 PCE 인플레이션 2.2% 2.6% 2.0%
연방재정 적자/GDP 5.4% 6.8% 4.9%
10년물 국채금리 4.15% 4.75% 3.80%
DXY 달러지수 92 88 95

3-1. 국채금리·달러 비대칭성

흥미로운 점은 ‘국채금리는 상승’하지만 ‘달러는 약세’라는 디커플링이다. 셧다운이 잦아질수록 재정건전성 이슈가 부각돼 미국채에 신용프리미엄이 붙는다. 반면 성장률 둔화와 통화정책 완화는 달러가치를 누른다. 결과적으로 ‘금리 상승·달러 약세 동시 진행’이라는 1990년대 이후 보기 드문 조합이 주기화될 공산이 크다.

3-2. 통화정책 파생효과

2025년 현재 시장은 10월 FOMC 25bp 인하 확률 97%를 가격에 반영한다. 하지만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는 2027년까지 연준 목표금리 2.00% 재진입 후에도 물가가 2.6%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 정책 신뢰 훼손이 불가피하다. 이는 금리·물가·실질성장률의 ‘불완전 트릴레마’로 이어진다.


4. 자산군별 10년 파급효과

4-1. 주식: ‘국내 소비주 ↘ vs. 달러 약세 수혜주 ↗’

① 국내소비·중소형주는 정부 지출 불확실성, 고금리 부담으로 할인율↑·수요↓ 이중 타격을 받는다. 반면, ②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 대형주(S&P500 내 128개)는 달러 약세로 환산이익이 확대돼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

데이터 포인트
• 2011 셧다운 당시, S&P500 해외매출 상위 20% 종목군은 30거래일 누적 수익률 +3.4% 기록, 같은 기간 Russell 2000 -2.1%
• 2018-19 셧다운(35일) 기간, S&P 산업별 EPS 전망치 변화: 내수 산업 -4.2%, 수출 중심 산업 -1.1%

4-2. 채권: ‘장기채 리스크 프리미엄’ 시대 개막

등급 강등 우려가 반복되면, 10년·30년물 수익률곡선(term-premium)이 평균 40~60bp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관투자가의 듀레이션 전략에 구조 변화(롱듀레이션 회피) → 기업 차환비용 상승잉여현금흐름 감소로 이어진다.

4-3. 원자재·귀금속: ‘리얼리티 체크’ 된 안전자산

최근 12월물 금 +1.05%, 은 +3.45% 급등은 셧다운+달러 약세의 정석적 반응이다.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 금·은 가격은 2030년까지 연 평균 명목 7% 상승이 가능하다. 일반물가(PCE) 대비 초과수익 4%p라는 점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헤지 비중을 5%→10%로 상향할 근거가 충분하다.

4-4. 대체자산·크립토

정책 불확실성·달러 약세·기관 듀레이션 단축은 비달러 프라이싱 자산을 활성화한다. 실증적으로 2018-19 셧다운 구간에 BTC는 +12%, ETH는 +8% 반등했다. 다만 규제 리스크를 감안할 때 포트폴리오 3% 이내 편입이 적절하다.


5. 심층 논점 – ‘달러 패권’이 맞는 세 가지 구조적 도전

5-1. 외환보유고 다변화 가속

IMF COFER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달러화 비중은 58.8%로 20년래 최저다.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55% 붕괴 가능성이 현실화한다. 유로·위안·금·SDR 비중이 쪼개가며, 이는 ‘무위험 담보’로서 국채 수요 약화를 동반한다.

5-2. 글로벌 결제 시스템 재편

전미은행협회(BAFT) 설문(2025년)에서 글로벌 은행 37%가 “셧다운 반복 시 달러 클리어링 리스크가 증가한다”고 응답했다. 스위프트(SWIFT)·중국 CIPS·러시아 SPFS 간 경합은 금융제재의 빈도와 맞물려 다극 체계 형성을 촉진한다.

5-3. 미 국채의 프리미엄 상실

피치는 이미 2023년 미국국채를 AAA→AA+로 강등했다. 무디스·S&P도 ‘Negative Watch’를 유지 중이다. 국채 보유 상위 5개국(일본·중국·영국·룩셈부르크·캐리비언)의 매입 여력이 한계에 닿은 가운데, 등급 추가 강등은 국채금리 +15~25bp 상시 가산을 의미한다. 이는 글로벌 자산가격 할인율 상승 → 전 자산 밸류에이션 하향으로 이어진다.


6. 투자 전략 로드맵 – ‘셧다운 주기화’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체계

6-1. 자산배분 템플릿

자산 기존 비중 권고 비중 주요 논리
미 장기국채 25% 15% 등급 프리미엄 감소·듀레이션 리스크
투자등급 회사채 15% 15% 스프레드 확대 제한적
미 대형주(해외매출 50%↑) 20% 25% 달러 약세 환산이익
신흥국 주식 10% 10% 달러 약세 순풍 vs. 성장불확실성
원자재·금·은 5% 10% 정책·통화 불안 헤지
리츠·인프라 10% 10% 인플레 패스스루·실물자산
대체/크립토 5% 5% 비달러 비중 확대

6-2. 옵션·헤지 전략

  • 달러인덱스 풋 스프레드: DXY 90-85 구간 12개월 만기
  • 금 선물 롱 + 10Y T-노트 선물 숏: 금리 상승·달러 약세 동시 헷지
  • S&P 500 콜 스프레드: 셧다운 타결시 숏커버 랠리 캡처

7. 리스크·반론 점검

7-1. ‘정치 정상화’ 가능성

일각에서는 2026년 중간선거 이후 Centrist Caucus 부상으로 협상력이 복원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선거구 재편(gerrymandering), 소셜미디어 파편화는 극단화의 제도적 유인을 유지한다.

7-2. 미국의 절대 경쟁력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생산성, 혁신 생태계, 기축통화 네트워크를 보유한다. 필자도 달러 ‘붕괴’ 시나리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프리미엄 축소·변동성 확대는 충분히 합리적 추론이다.


8. 결론 – ‘셧다운 상시화’가 남길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

앞으로 10년, 연방정부 셧다운은 단순한 뉴스 헤드라인이 아닌 거시·금융·지정학을 교차 변동시키는 구조 변수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는 투자자에게 세 가지 명확한 메시지를 전한다.

  1. 국채와 달러는 더 이상 무위험·무변동 자산이 아니다.
  2. 글로벌 자산배분은 ‘달러 일극’에서 ‘다극-바스켓’ 체계로 재편된다.
  3. 리스크 관리의 중심축이 금리·유동성에서 ‘정치적 실행 가능성’으로 이동한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인정해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경제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구도가 강화되는 만큼, 데이터 중심의 냉정한 리스크 시나리오와 역동적 자산배분 체계만이 장기 생존력을 담보할 수 있다. 셧다운이 끝나는 날 환호성보다, 또다시 반복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체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오늘날 투자자의 새로운 의무다.


※ 본 칼럼은 기자 개인의 의견이며,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