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2025년 6월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이 안스로피(Anthropic)의 대형언어모델(LLM) 훈련에 활용된 책 무단 복제가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는 사상 첫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오픈AI, 구글, 메타 등 다수의 AI 기업이 저작권 보호 자료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법적 근거를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향후 수년간 인공지능 산업의 구조와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이해관계 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판결의 주요 내용
- 공정 이용 인정 범위―연방 판사 윌리엄 알섭은 “안스로피의 AI 훈련은 원저작을 앞서거나 대체하기 위함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지식·표현을 창조하기 위한 변형적 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원본 저장 행위 위법성―반면 안스로피가 작가들의 책을 ‘중앙 도서관’에 저장·보관한 행위는 공정 이용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 법적 선례 마련―생성AI 분야에서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을 공식적·구체적으로 다룬 최초의 판결로, 추후 관련 소송 및 라이선스 협상에 결정적 기준을 제공한다.
배경과 쟁점
최근 AI 기업들은 대규모 LLM 훈련을 위해 웹·책·뉴스·논문 등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방대한 양으로 수집·분석한다. 저작권자들은 이 과정이 무단 복제 및 경쟁 콘텐츠 생성의 주범이라고 비판했고, AI 기업들은 연구·교육·혁신 촉진을 위해 공정 이용이 허용된다고 맞섰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 AI 훈련 목적의 저작권 보호 자료 활용이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 훈련 과정에서 원저작을 저장·보관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지 여부
법원은 첫 번째 쟁점에 대해 “AI 학습 과정에서 원문을 기계가 분석·추출해 통찰을 얻고, 인간 창의성을 증폭하는 수준의 변형이 인정된다”고 봤다. 반면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선 “원저작 복제본이 오랜 기간 저장된 상태는 공정 이용 보호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하며, 저장 방식의 개선을 유도했다.
산업적·법률적 의미
1. AI 산업의 확산 가속
- 기업들은 대용량 학습 데이터 수집·처리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어 신규 AI 모델 개발이 한층 자유로워진다.
- 라이선스 비용 및 플랫폼 지불 부담이 감소하면서 스타트업·중소기업도 시장 참여 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 대형 플랫폼(OA, MS, 메타 등)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제공을 위해 질적 경쟁을 강화할 것이다.
2. 콘텐츠 산업의 대응 전략 변화
출판사·저작권자들은 공정 이용 판결 이후, 아래 세 가지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대응 방안 | 주요 내용 | 장기 효과 |
---|---|---|
맞춤형 라이선싱 | AI 전용 라이선스 패키지 개발·제공 | 새로운 수익원 확보, 협상력 강화 |
API 기반 접근 통제 | 원문 저장 단계에서 암호화·인라인 필터링 구현 | 불필요한 저작권 침해 우려 최소화 |
저작권 보호 기술(Rights ID) | 메타데이터 태깅·블록체인 추적 도입 | 무단 활용 모니터링 및 추적 용이성 향상 |
3. 법률·규제 환경 재편
- 미국 저작권법 위주였던 기존 소송 관행이, 유럽·한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도 파급되어 글로벌 표준 논의가 촉진된다.
- 의회 차원의 AI 저작권 특별법 제정 필요성 제기, 공정 이용 범위·절차 명문화 논의가 가속화한다.
- 기업들은 정책 변화에 대비한 법무·컴플라이언스 조직 강화, 내부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금융 시장과 투자 관점
법원이 공정 이용을 인정함에 따라 AI 생태계 기업 주가 및 관련 ETF·플랫폼 투자 심리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대표 주자로 OpenAI 모회사인 매그니튜드 벤처스의 2차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AI 테마 ETF(ARKQ·BOTZ 등)는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투자자는 아래 세 가지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 인프라 투자―GPU·클라우드·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엔비디아(NVDA), AMD, 구글클라우드, AWS
- 플랫폼 주도주―대형 AI 모델 제공 기업: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META)
- 응용 분야―AI 솔루션·SaaS 기업: 세일즈포스(CRM), 스노우플레이크(SNOW), 팝스텔라와 같은 특화 스타트업
장기적 전망과 리스크
긍정적 시나리오
-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기술 발전 속도가 가속화된다.
- 새로운 AI 응용 분야(의료·금융·물류)에서 생산성 혁신이 이뤄져 기업 이익률 구조가 개선된다.
- AI 기반 콘텐츠 제작 시장이 확대되면, 저작권자도 콘텐츠 상품화·2차 저작권 라이선스를 통한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
부정적 시나리오
- 저작권자·출판사와 AI 기업 간 충돌이 장기화되어 고비용 소송이 반복된다.
- AI 모델의 ‘변형적 이용’ 범위를 둘러싼 법정 싸움이 계속돼 정책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 신규 진입 기업이 공정 이용 판결을 과도하게 남용하면서 콘텐츠 품질 저하, 신뢰성 하락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결론
이번 판결은 공정 이용의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원리를 AI 문맥에 처음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향후 5~10년간 AI 산업 전반과 콘텐츠 산업 구조가 재편되며, 저작권자와 기술 제공자 간 상호 보완적 협력 모델이 핵심 경쟁 우위가 될 것이다. 투자자는 법·정책 변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AI 인프라·플랫폼·응용 분야 전반에 걸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을 긴 호흡으로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