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규제 속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반토막…시장 예상 밑돌아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한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수출 규제(Export Curbs)라는 거시적 변수 속에서 나온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

2025년 7월 3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6,000억 원(약 535억 달러), 영업이익 4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74조700억 원에서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작년 10조4,400억 원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회사 전망치와 시장 컨센서스 대비 성적은 다음과 같다*:

  • 매출: 74조6,000억 원(잠정) vs 시장 예상 74조4,300억 원(LSEG 스마트에스티밋)
  • 영업이익: 4조7,000억 원(잠정) vs 시장 예상 5조3,300억 원

*LSEG 스마트에스티밋(SmartEstimate)은 실적 예측 정확도가 높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값에 가중치를 부여해 평균치를 산출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제시했던 가이던스는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4조6,000억 원 수준이었으며 실제 실적은 이를 근소하게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55%가량 감소해 반도체 업황 둔화가 실적에 미친 충격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스마트폰 등에서 글로벌 1위 혹은 최상위권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는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서버·PC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약화됐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 글로벌 IT기업들의 재고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업황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장기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메모리업계 재고가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진다.

이번 실적 발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Nvidia GPU Technology Conference(GTC) 2025 기간 중 공개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안내판이 전시 현장 곳곳에 배치돼 있었으나, 정작 실적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수출 규제 리스크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빛을 발하지 못했다.

Samsung signage during Nvidia GPU Technology Conference 2025

한편 원·달러 환율 변동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 기준 평균 환율은 1,394원/달러 안팎으로, 달러 기준 매출 환산액은 약 535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3분기부터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AI 반도체 후공정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미국·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파운드리 신규 수주와 메모리 가격 반등 시점이 실적 변곡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실적 공시에 맞춰 “하반기 메모리 수급 정상화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가이던스나 배당 정책은 내달 열릴 컨퍼런스콜에서 추가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유의사항: 본 기사는 회사의 과거 실적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향후 주가 및 재무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