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11호 10월물(SBV25)이 1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09% 오른 파운드(lb)당 0.18센트에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5호 10월물(SWV25)도 1.15% 상승하며 톤당 5.50달러 올랐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급등 배경에는 미국 내 설탕 수요 확대 기대가 자리한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을 대신해 사탕수수를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결정이 미국 설탕 소비를 현재 연 1,100만 톤(MMT)에서 1,150만 톤으로 4.4%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은 브라질 생산 감소다.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는 15일 보고서에서 2025/26 회계연도 기준 6월까지 누적 브라질 중남부 지역 원당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줄어든 1,224.9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6월, 브라질 농업청(Conab)은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폭염으로 -3.4% 감소한 4,411.8만 톤에 그칠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최근 3개월간 국제 설탕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로 약세를 보여왔다. 뉴욕 원당 11호는 이달 초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런던 백설탕 역시 4년 만의 저점에 근접했다. 6월 30일 상업 트레이더 체자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이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 톤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5월 22일 미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도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늘어난 1억8,931.8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고, 기말 재고 역시 7.5% 증가한 4,118.8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인도‧태국산 공급 확대 전망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의 공급 증가는 추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50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ISMA(인도 제당협회)는 같은 달 7일, 10월 1일~5월 15일 기간 인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번 몬순(6~9월) 기간 평년 이상 강수가 예보되며 생산 회복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도 공급 확대 기대가 이어진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OCSB는 2025/26년 생산이 추가로 2% 증가해 1,0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9년 만에 최대)으로 상향 조정하며 “2023/24년 131만 톤 흑자에서 다시 타이트한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2.3% 증가해 4,47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와 태국도 각각 25%, 2%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용어 설명]
• 원당 11호: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상태) 국제 벤치마크 계약.
• 백설탕 5호: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 선물.
• HFCS(고과당 옥수수 시럽):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감미료로, 사탕수수당보다 가격이 저렴해 미국 음료 시장의 주류 감미료로 쓰여 왔다.
• ISO: 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의 약칭으로, 85개국이 가입한 정부 간 설탕 시장 정보‧정책 협의체다.
이번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은 2025/26년 대규모 공급 과잉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수요 증대가 단기적 가격 견인 요인인 반면, 인도·태국·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 추세가 강화될 경우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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