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석의 장기 인사이트 | 주제 : 미국 쇠고기 공급 쇼크
1. 왜 ‘소고기’인가 — 주제 선정 배경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육우·육성우 선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다시 쓰고 있다. 공급 부족, 가뭄, 사료비, 질병(뉴 월드 스크루웜) 리스크가 결합해 “슈퍼사이클의 초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단순 축산 이슈를 넘어 소비자 물가·식량 안보·통화정책을 동시 압박할 구조적 요인이다. 2030년까지 미국 소비 패턴·인플레이션 구조·연준(Fed) 정책 스탠스를 바꿀 주제라 판단해 본 칼럼의 단일 주제로 선정했다.
2. 공급 사이드 드라이버: 3중 축소 스파이럴
2-1. 가뭄·초지 파괴
- USDA에 따르면 2025년 여름 기준 미국 방목지 38%가 ‘심각한(severe)’ 가뭄 등급이다.
- 방목지 훼손은 번식우(모우) 보유 의향을 낮춰 장기 수급 곡선 자체를 왼쪽으로 이동시킨다.
2-2. 사료 인플레이션
옥수수·대두박 선물은 2022년 고점 대비 조정됐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25% 비싸다. 사료비 상승 → 제외지(weight out) 지연 → 도축 지연 → 단기 공급 감소의 선순환(?)이 가동된다.
2-3. 질병 리스크 : 뉴 월드 스크루웜
1966년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던 스크루웜이 멕시코 북부까지 재확산됐다. SIT(불임파리 방사) 공백이 2~3년 이상 지속될 경우 아래 시나리오 1과 같이 도축두수 6%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 연도 | 기저치(Baseline) | 시나리오 1(국한) | 시나리오 2(전면) | 
|---|---|---|---|
| 2024 | 269 | 269 | 269 | 
| 2026 | 274 | 258(-5.8%) | 246(-10.2%) | 
| 2028 | 280 | 264 | 250 | 
3. 수요 사이드: 질(質)ㆍ계층 양극화
가격 상승에도 초이스·프라임 등급 수요는 견고하다. 소득 상위 20% 가계의 고단백 식단 선호와 맞물리며 Chc/Sel 스프레드 확대가 고착화된다. 반면 중·저소득층은 닭·돼지→가공식품→식물성 대체육 순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크다.
“고급 소비는 제한 없고, 서민 식탁엔 단백질 공백이 발생” — 미국식품정책연구소(IFPRI) 2025 보고서
4. 장기 가격 모형: 3단 파동·6년 슈퍼사이클
본 칼럼은 H-P 필터로 추출한 구조적 추세 + ENSO 기후 사이클 + 공급 Elasticity 0.05 가정을 결합한 내부 모형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2027년 2분기 전후 라이브 캐틀 선물은 300달러(cwt당) 경신, 2030년 이전까지 260~310달러 고원(plateau) 형성 가능성을 70%로 본다.
5. 거시경제 파급 경로
5-1. CPI 구성비 재점검
- 쇠고기 및 가공육은 CPI 식료품 바스켓의 8.6%를 차지한다.
- 모델링 결과, 현 추세가 지속되면 2025~2027년 평균 CPI를 연 0.22%p 상향시킨다.
5-2. PCE 디플레이터 vs 연준 목표
쇠고기는 PCE FOOD 하위 5 개 품목 중 가격 탄력성이 가장 낮다. 따라서 PCE 핵심물가(코어)와 괴리가 확대돼 연준 목표 달성 난도가 상승한다.
5-3. 임금-물가 악순환
외식업·유통업은 원재료비 상승분을 가격 전가하기 어렵다. 결국 저임금 서비스업 임금 인상 요구로 귀결돼 2026년 이후 NAWRU(Non-Accelerating Wage Rate of Unemployment) 추정치를 0.3%p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뮬레이션이 나온다.
6. 정책 레짐 시프트 가능성
6-1. 수입 개방 vs 바이오 보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산 쇠고기 수입 확대를 시사했으나, 구제역·항생제 리스크 때문에 NCBA (전미목장주협회)가 강력 반발 중이다. BIO-security를 중시하는 공화당 보수본색과 소비자 물가 완화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6-2. 농가 지원 정책
가뭄·질병 대응을 위한 CRP(초지보전프로그램) 확대, SIT 생산시설 예산 조기 집행 등이 논의된다. 그러나 재정지출 확대는 국채 공급 압력 → 금리 상방 →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7. 투자·산업 전략
7-1. 축산 밸류체인
- 도축·가공: 타이슨푸즈(TSN)·JBS USA 등은 원가 부담이 있지만, 마진 확보형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방어 가능.
- 사료: 카길 비상장,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는 비육사료-첨가제 레버리지.
- 수의·백신: 조에티스(zoetis)·엘랑코 후속 파이프라인 수혜.
7-2. 대체육·인플레이션 헤지
가격 차이가 2024년 1.8배 → 2027년 1.2배로 좁혀질 경우 식물성·배양육 TAM이 확대된다. 비욘드미트(BYND)는 현 밈 랠리와 별개로 2028년 EBITDA 턴어라운드 시나리오를 내다볼 만하다.
7-3. 채권·리츠 포트폴리오
식료품 CPI 상승 내성은 인덱스 연동 채권(TIPS) 수요를 자극한다. 또한 농업용 REIT (Gladstone Land Corp.)는 수익 구조가 장기 임대 + 인플레이션 스텝업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8. 리스크·반론 검토
① 날씨 정상화: 2026년 이후 ENSO가 라니냐로 전환돼 강우 회복 시 메커니즘 자체가 느슨해질 수 있다.
② 소비 대체: 육류 수요 자체가 건강·환경 트렌드로 구조 감소할 경우 가격 상방이 제한될 수 있다.
③ 정책 개입: 대규모 수입쿼터·가격 통제는 시장 논리를 왜곡해 모형 정확도를 낮출 수 있다.
9. 결론: 2030년의 미국 식탁, 그리고 인플레이션 함수
쇠고기 슈퍼사이클은 단발성 가격 피크가 아니라 공급 엘라스틱 스카스티+질병 불확실성+소득 양극화가 얽힌 구조적 이벤트다. 핵심 메시지는 세 가지다.
- 2025~2027년 CPI 상승분의 20% 이상이 식료품 – 특히 쇠고기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공급충격형 물가(쇠고기·주거비)에 막혀, 기준금리 5% 언저리 장기 정체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 투자자는 축산 밸류체인·대체육·TIPS·농지 REIT 등 식량 인플레이션 헤지 섹터에 전략적 비중을 할당할 필요가 있다.
2020년대 후반 미국 식탁은 ‘스테이크의 귀환’이 아닌 ‘스테이크의 희소화’가 화두가 될 것이다. 연준, 의회, 투자자 모두가 쇠고기를 단순 농산물이 아닌 거시경제 변수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이중석 ✉️ copyright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