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 심리 지수가 2026년 2월에 석 달 연속 상승하며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로이터 통신을 통해 전해졌다. 다만 수입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의 여파과 노동시장 불안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소비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의 소비자조사(Surveys of Consumers)가 금요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는 이달 57.3으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월의 최종치인 56.4에서 상승한 수치이며,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 평균(55.0)을 상회한 결과다. 다만 지수 수준은 2025년 1월 대비 약 20% 낮다.
조사 결과는 주식 포트폴리오 규모가 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개선이 집중되었음을 보여주며, 이는 이른바 K자형 경기를 확인시킨다. K자형 경기는 소득 수준과 자산 보유에 따라 경제 회복의 편차가 커지면서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저소득층은 어려움을 지속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우리는 소비자 심리의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을 봤다. 긍정적 기초 체력이 2026년의 심리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 급락세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 전제다.”
라고 네이션와이드(Nationwide)의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 오렌 클라치킨(Oren Klachkin)이 진단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낙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책임자인 조앤 후(Joanne Hsu)는 이번 조사에서 주식 보유가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급등했으나, 주식 보유가 없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정체되며 여전히 암울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한 “고물가로 인한 개인재정 악화 우려와 높은 실직 위험에 대한 걱정이 계속 널리 퍼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조사 시기는 이번 주 초 기술주 중심의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기업 지출 우려로 촉발된 주식시장 급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이었다. 금요일에는 주가가 반등했고 달러는 통화 바스켓 대비 안정적이었으며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정당별로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반면, 무당파(Independent)에서는 하락했다. 이러한 결과는 회의소(Conference Board)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가 1월에 2014년 5월 이후 최저로 급락한 점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두 조사 모두 노동시장에 대한 무관심(또는 냉담함)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목요일에 12월의 구인 건수가 5년여 만의 최저로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12월의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은 구인 한 건당 실업자 수 0.87명으로 11월의 0.89명보다 낮아졌다(즉 구인 건수가 줄어든 것임).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를 우려했으나, 향후 12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설문에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5%로 13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1월의 4.0%에서 하락한 수치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수입관세에서 가격으로 전가되는(passthrough) 충격이 정점에 달했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반영으로 해석했다.
반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향후 5년)은 3.4%로 1월의 3.3%에서 소폭 상승했다. 브린 캐피털(Brean Capital)의 수석 경제자문인 존 라이딩(John Ryding)은 “연준(Fed)은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이 지표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이 3월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결정 자체를 바꾸지는 않겠다”면서 “향후 회의의 결과가 데이터에 달려있다면 1월과 2월의 고용보고서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K자형 경기: 경기가 회복될 때 소득층·업종·지역 등에 따라 회복 속도와 정도가 달라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은 금융자산 상승으로 이익을 보지만, 자산이 적은 저소득층은 경기 침체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 미시간대가 실시하는 정기 설문조사로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 개인 재정 상태, 구매의향 등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소비심리는 소비 지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경제활동의 단기적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 구인 건수(구인공고 수)를 실업자 수로 나눈 비율로,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1보다 낮으면 구인보다 실업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수치가 낮아질수록 채용 여건이 악화됐음을 시사한다.
정책적·시장적 시사점 및 전망
이번 조사 결과는 소비자 심리가 일부 개선됐지만 그 혜택이 고르게 퍼지지 않았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주식 보유자 중심의 심리 개선은 자산효과(asset effect)에 따른 소비확대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주식 비보유층의 취약성은 소비 전반의 견조한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소비자 지출이 완만한 회복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기대의 단기적 완화(1년 기대 인플레이션 3.5%로 하락)는 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다만 중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소폭 상승한 점은 보완적 위험이다. 중기 기대치의 상승은 임금·가격 결정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어, 연준의 금리정책에 지속적 모니터링을 요구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특히 기술주 및 AI 관련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소비심리에도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식시장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자산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심리 반등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시장 반등이 이어진다면 자산 보유층의 소비 확대가 경기 지표들을 상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연준이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주시하는 가운데 고용지표의 향방이 향후 금리 경로와 경제정책의 풍향계를 결정할 전망이다. 특히 1월 및 2월 고용보고서의 결과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결정에서 핵심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2026년 2월의 소비자심리 개선은 긍정적 신호이지만 분배의 불균형, 고물가 우려, 고용 불안이 잠재적 걸림돌로 남아 있다. 향후 소비와 물가, 금융시장 간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단기적 낙관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