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 1월 소폭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

워싱턴발 루시아 무티카니 특파원 =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2026년 1월에 시장 예상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휘발유 가격 하락과 임대료 상승 둔화 등으로 전체 물가 상승세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비스 관련 비용은 오히려 상승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여름 이전에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긴급성이 크지 않다는 신호를 보였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는 기저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난달 오히려 강해졌음을 시사했다. 이는 기업들이 연초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개인용품, 여가서비스, 항공요금 및 병원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노동부의 통계국(BLS)은 1월 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2월의 수정 없는 0.3% 상승에 이은 수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 0.3%를 하회했다. BLS는 이번 1월 보고와 함께 2025년 가격 변동을 반영한 계절조정계수를 재계산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주 있었던 연방정부의 3일간 셧다운으로 다소 지연돼 발표됐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의 장기 셧다운으로 인해 10월 가격 수집이 중단되면서 CPI 데이터의 변동성이 커져 1월의 유리한 헤드라인(전체) 수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항목별로 보면 주거비(임대료 및 모텔, 호텔 요금 포함)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12월의 0.4% 급등에서 둔화됐다. 식품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으며 이는 직전 달의 0.7%보다 낮아진 것이다. 식료품점 가격은 시리얼 및 제과류 상승분이 있었지만 소고기·송아지고기 가격이 0.4% 하락해 상쇄되며 0.2% 올랐다.

달걀과 커피, 신선과일·채소도 지난달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행정부는 일부 수입식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감면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한 상태다.

소비자들은 주유비 측면에서 더 큰 안도감을 얻었다. 휘발유 가격은 12월 대비 3.2% 하락했다. 전기요금은 전월 대비 0.1% 하락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6.3% 급등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을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년 누적 기준으로 1월 CPI 상승률은 2.4%로, 12월의 2.7%에서 하락했다. 연간 상승률이 둔화된 주요 원인은 지난해의 높은 수치들이 계산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다. 다만 이러한 완화된 수치가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설명은 가계가 가격 수준을 주로 인식한다는 점이며, 보조적 설명은 생활필수품의 행동이다. 식품, 의약품, 임대료가 전체 지표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가계에게는 이들 품목이 전체 장바구니보다 더 중요하다.”

— 앨라이언스번스타인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릭 위노그라드

근원 물가(식품·에너지 제외)는 1월에 0.3% 상승해 12월의 0.2%에서 상승폭이 커졌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연초의 일회성 가격 인상분이 계절조정계수로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개인용품 비용은 1.2% 급등했고 여가·오락은 0.5% 상승, 통신비도 0.5% 올랐다. 의류 가격은 0.3% 상승했으며 가구용품 및 비품도 0.3% 상승했다.

처방약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중고차·트럭 가격이 1.8% 급락하면서 핵심재화(Core goods) 전체는 두 달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핵심재화 가격은 0.4% 상승했는데 이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이었다.

에너지 제외 서비스 비용은 0.4% 상승해 12월의 0.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비스 상승은 항공요금의 6.5% 급등이 크게 기여했다. 의료비는 0.3% 상승했고 병원 서비스는 0.9%, 의사 서비스는 0.3% 올랐다. 주택 소유자의 임차효과(owners’ equivalent rent)는 12월의 0.3%에서 1월에는 0.2% 증가했다.

여가 서비스, 이·미용, 교육·통신 서비스 비용도 상승한 반면 자동차 보험료는 하락했다.

근원 CPI의 연간 상승률은 1월에 2.5%로, 12월의 2.6%에서 낮아졌다. 이는 역시 지난해의 높은 수치가 계산에서 빠진 영향이 반영된 결과이다. 연준이 목표로 삼는 물가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인데, CPI 데이터 기반으로 산출한 이달의 핵심 PCE 상승률 추정치는 월 0.2%~0.5%, 연율 기준으로는 2.9%~3.2% 범위로 제시됐다. 정부는 12월 PCE 물가를 다음 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3.75% 구간에 유지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기술주 급락 속에 하락 마감했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으나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데이터는 당분간 물가 압력이 다소 불편할 정도로 뜨겁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인플레이션의 향방은 여전히 하향세로 보인다. 다만 그 과정은 울퉁불퉁하고 더디다. 연준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큰 변화를 요구하지 않을 것 같다.”

— 에드워드 존스 투자전략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맥칸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초반 수입 관세의 전가(pass-through)와 지난해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대비 달러 약세를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무역가중 달러는 지난해 약 7.4%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상반기 다소 끈적거리게(스티키)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셧다운 기간의 자료 수집 공백이 CPI를 하향 편향시키는 효과는 4월까지 지속될 것이다.”

—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디아 부수어


용어 설명

핵심 CPI(core 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지표로, 계절적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거해 근본적 물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주거비(owners’ equivalent rent)는 자가 주택 소유자가 같은 주택을 임대했을 경우 받게 될 임대료 수준을 추정한 값으로, CPI 내에서 비중이 크다. 계절조정(seasonal adjustment)은 계절별 규칙적인 변동(예: 겨울철 난방비)을 통계에서 제거해 기초적 추세를 보려는 통계기법이다.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소비자의 지출 행태를 보다 폭넓게 반영한다.


전망 및 파급효과 분석

이번 CPI 발표는 연준의 정책 스탠스에 즉각적인 변화를 촉발할 정도의 강한 완화 신호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가속과 항공·의료 등 필수 서비스의 상승세는 가계의 체감 물가에 더 민감하게 작용해 소비자의 실질생활비 부담을 유지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식품과 임대료, 의료비 등 생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항목의 상승은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데이터가 6월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지지했지만, 근원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이나 달러 약세와 관세 전가 영향이 계속되면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 경우 연준은 금리 인하 시점을 연기하거나 인하 폭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에너지 및 일부 식품 가격의 하방 압력이 유지될 경우, 연준의 여건은 점진적 완화 방향으로 정렬될 수 있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제약되면 내구재·여행 등 비필수 소비가 둔화될 수 있고, 기업의 서비스·임대 관련 비용 상승은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시장은 높은 물가가 이어질 경우 장기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주식시장에서는 수익성 둔화 우려로 기술주 등 성장주에 대한 매도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1월 CPI는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둔화를 시사하나 핵심 항목의 강세와 데이터 수집·계절조정의 영향으로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지표는 울퉁불퉁한 하향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정책 결정자와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발표될 PCE 및 추가 CPI·고용 지표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