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CPI)가 2월에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우려한 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이를 견인했으며, 분쟁 영향으로 3월에도 인플레이션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6년 3월 1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예상된 상승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에 사용하기 위해 추진했던 폭넓은 관세의 점진적 반영(pass-through) 효과가 이어진 결과를 일부 반영한다. 해당 관세는 이후 미국 대법원에 의해 기각되었으나, 행정부는 이에 대응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향후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가 수요일(현지시각) 발표할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는, 변동성이 큰 중고차 및 항공 운임이 비교적 저렴해지면서 근원 물가 압력은 보합 내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 수치가 즉각적인 통화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CPI는 인플레이션 하향 진전이 다시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사라 하우스(Sarah House), 웰스파고(Wells Fargo) 수석 이코노미스트
“중동 분쟁은 2월 말에 시작됐지만,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상승세를 보였다.”
로이터 설문조사 결과, 2월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며(1월은 0.2% 상승), 전망치는 0.1% 상승에서 0.3% 상승까지 분포했다. 12개월 누계 기준으로는 2.4% 상승한 것으로 추정돼 1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의 높은 수치들이 계산에서 빠져나가는 베이스 효과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휘발유 가격은 CPI 내에서 약 0.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두 달 연속 하락한 뒤의 반등이다. 운전자 옹호단체 AAA의 자료에 따르면, 이란 관련 전쟁 우려가 고조된 2월 말 이후 주유소 가격은 18% 이상 상승해 갤런당 $3.54에 달했다.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상회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화요일에 일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식품가격에 미칠 상방(risk)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BNP 파리바 증권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앤디 슈나이더(Andy Schneider)는
“최근 15%의 유가 움직임만으로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0.15~0.30%포인트의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는 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
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또한 지속적인 유가 충격은 비료비와 운송비를 상승시켜 연내 식품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가격은 당장의 급등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비료와 물류비용 전가를 통해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코어 CPI)는 1월의 0.3% 상승 후, 2월에는 0.2% 상승한 것으로 예측된다. 코어 CPI 상승률을 억제한 요인은 중고차 가격 하락과 임대료 및 항공 운임의 상승 폭 축소였다.
한편 의류와 가구용품과 같은 상품 가격은 관세의 영향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1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보고서는 의류·신발·액세서리 소매업에서 마진 확대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소매업체들이 수입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으나 모두 계속 흡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문제는 투입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는 점이다. 관세 수준은 대부분 안정화됐지만, 투입 비용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관세의 전가(pass-through)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스티븐 스탠리(Stephen Stanley), 산탄더 미국 캐피털 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에 대응해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고, 이는 향후 소비자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현재는 관세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더라도, 공급망 비용과 투입물가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려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기준 코어 CPI(12개월 누계)는 2월에 2.5%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1월과 같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우호적인 베이스 효과를 반영하기도 한다.
다만, 연준이 목표로 삼는 물가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이며, 이는 CPI와 가중치 및 범주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CPI의 온화한 근원 지표가 PCE의 온화한 수치로 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라이트슨 아이캡(Wrightson 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 크랜달(Lou Crandall)은
“가중치 차이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서비스 가격의 예상 밖 강세가 더 넓은 소비자 지수에서 훨씬 큰 상승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유사한 효과가 있어 4월 9일 발표될 2월분 코어 PCE 지수에는 상방 편향이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용어 설명
• CPI(소비자물가지수):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월별 물가지수 발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연준이 공식적으로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소비 항목의 가중치 구조와 계산 방식이 CPI와 다르며 의료비 등 일부 항목의 포착 방식이 상이하다.
• 코어 CPI: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PI로, 변동성이 큰 항목을 배제해 기저(근원)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 관세의 전가(pass-through): 수입 관세가 수입업체에서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에게 어떻게 가격으로 이전되는지를 뜻하는 경제학 용어이다.
향후 전망과 영향 분석
전문가들의 종합적 분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기(1~3개월)적으로는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지속 여부에 따라 유가가 추가적으로 급등할 리스크가 상존한다. 유가의 추가 상승은 즉시 휘발유 및 에너지 관련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관찰된 수준의 유가 상승만으로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0.15~0.30%포인트의 상향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은 이를 뒷받침한다.
중기(3~12개월) 관점에서는 관세의 전가와 공급망 비용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비료 및 운송비 상승은 식품가격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계 체감 물가를 높일 수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연준의 판단에 점차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연준이 즉각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낮지만, 물가가 중단 없이 재가속화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향후 인플레이션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이다. 관세가 장기화되면 수입물가 상승이 내수물가로 전이되면서 생활비 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몇 개월간 유가 동향, 식품 및 운송비 지표, 기업들의 마진 전가 여부를 중점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2월 CPI는 중동 긴장과 관세 효과의 결합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물가 흐름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관세 정책의 지속성에 크게 의존할 것이며,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가계 실질 구매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