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심리 악화 속 뉴욕 증시 소폭 하락 마감

뉴욕 증시2025년 8월 15일(현지 시각)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0% 하락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0.43% 내렸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소폭 상승했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은 예상치를 밑돈 미국 소비자심리지수10년물 국채금리 상승, 연준(Fed) 금리 인하 기대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약세 압력을 받았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E-미니(9월물) 선물은 0.22%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E-미니(9월물) 선물은 0.44% 떨어졌다.


1. 거시경제 지표 ― 소비자·소매·물가

미시간대학교 8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58.6으로 전달대비 3.1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62.0)를 크게 밑돌았다.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4.9%, 5~10년 후를 3.9%로 제시했으며, 응답자의 58%는 ‘물가 압력 때문에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컨센서스(0.6%)를 소폭 하회했으나, 6월 수치가 0.6%에서 0.9%로 상향 수정되며 전체적으로는 ‘시장 중립’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0.3% 늘어나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같은 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0.1%)를 크게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0.2%로 낙폭이 축소됐으며, 석유 제외 수입물가는 0.3% 증가로 반등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7월 산업생산이 –0.1%로 예상치(0.0%)를 소폭 밑돌았지만, 6월 수치가 +0.4%로 상향 조정됐다. 제조업 생산은 보합을 유지했다. 뉴욕주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8월 엠파이어 지수는 11.9로 컨센서스(0)와 전월(5.5)을 모두 웃돌았다.


2. 연준 정책 기대 ―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PPI)가 전년 대비 3.3%(근원 3.7%) 급등하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FOMC 회의에서 50bp(0.50%p)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25bp 인하 확률을 93%에서 85%로 낮췄다. 10월 회의 추가 인하 확률도 53%에서 40%로 감소했다.

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소 한 차례 더 물가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며 완만한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했다. 그는 특히 7월 CPI에서 확인된 서비스 물가 고착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단 한 달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3. 국채·글로벌 금리 동향

9월물 미국 10년 국채선물 가격은 5.5틱 하락했고, 금리는 4.318%로 3.3bp 상승했다. 금리 상승 배경으로는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과 연준 인하 기대 후퇴가 지목됐다.

유럽에서도 독일 10년물 금리가 7.6bp 오른 2.788%, 영국 길트 10년물 금리가 5.6bp 오른 4.696%를 기록했다. 시장은 9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5%로 보고 있다.


4. 주요 증시 및 섹터 동향

다우 지수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이유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의 12% 급등과 세일즈포스(CRM)의 3.9% 상승 덕분이다. 두 종목은 각각 버크셔 해서웨이와 데이비드 테퍼의 13F 공시를 통해 지분 확대 사실이 알려지며 매수세가 집중됐다.

반면, 반도체주Applied Materials(–14%), KLA-텐코(–8.4%), Lam Research(–7.3%) 등 대부분 하락했다. Applied Materials는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인텔(INTC)은 미 정부가 CHIPS 법 자금을 활용해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에 2.7% 올랐다.

테슬라는 1.49% 하락하며 ‘매그니피션트 세븐’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 종목(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을 지칭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0.7% 하락했고, 관련주인 라이엇 플랫폼스(–7.5%)와 코인베이스(–2.2%)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5. 무역 정책 및 지정학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주 또는 그다음 주에 철강·반도체에 새로운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며, 반도체엔 최대 300% 관세를 시사했다. 그는 또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연장했고,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급등할 수 있다”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보고서를 인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도 예의주시했다. 회담은 유럽 안보·유가·관세 등 거시 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6. 기업 실적 및 예정 이벤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어닝 시즌 개시 전 전망(2.8%)을 크게 웃돌고 있다. 보고를 완료한 82%의 기업 가운데 약 82%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18일(현지 시각)엔 Palo Alto Networks, XP Inc가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며, 시장은 사이버보안·핀테크 업종의 수요 지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7. 용어·배경 설명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대표 주가지수 선물 가운데 호가 단위가 작은 상품으로,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비교적 높다. 10년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명목채와 물가연동국채(TIPS)의 금리 차이로, 시장이 예상하는 중장기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13F 보고서’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기관투자가가 분기마다 보유 종목을 공시하도록 규정한 서류다. 매분기 공개되는 이 자료는 헤지펀드 매매 동향을 확인할 수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높다.

마지막으로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시가총액이 압도적으로 큰 7개 기술주를 묶어 부르는 별칭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성장주 그룹’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8. 전문적 시각

기존 데이터만으로 판단할 때, 소비자심리 악화는 단기적으로 소비 둔화 우려를 키울 수 있으나, 상향 수정된 소매판매·산업생산은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 재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9월 이후 통화정책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도체 장비주 급락은 ‘관세 불확실성’과 실적 가이던스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다만, CHIPS 법을 통한 정부 투자 이슈는 일부 종목엔 방어막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당분간 시장은 인플레이션 지표무역정책 뉴스 흐름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채권 듀레이션 조절섹터 다변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