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물 WTI 원유 선물(티커: CLH26)은 2월 9일(월) 거래에서 종가 +0.81달러(+1.27%)로 마감했고, 3월물 RBOB 휘발유 선물(티커: RBH26)은 같은 날 종가 +0.0323달러(+1.65%)로 마감했다. 월요일 장에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휘발유는 약 2.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2월 10일, Barchart(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가 한 달 만의 저점으로 하락한 것이 에너지 가격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고, 같은 날 미국 정부가 선박에 대해 이란 인근을 피하라고 권고한 것이 원유의 위험프리미엄(risk premium)을 끌어올리면서 유가 상승을 가속화했다고 전했다.
미국 교통부는 미국 국적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할 때 가능한 한 이란 관할 해역에서 멀리 떨어진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만약 이란과 미국 간의 핵연료 농축 문제에 대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주요 해상 항로의 차단과 이란의 일일 원유 생산량 약 330만 배럴(bpd)의 공급 차질 우려로 이어진다. 이란은 OPEC 내에서 네 번째로 큰 생산국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이 해협을 거쳐 운송된다.
공급·수요 지표와 추가적 하방 압력 요인
한편, 공급 사이드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12월의 49만8천 bpd에서 1월 80만 bpd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2월 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박한 채 저장된 원유(탱커 보유 물량)은 전주 대비 -2.8% 감소한 1억15만5천 배럴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전세계 원유 잉여량 추정치를 381.5만 bpd에서 370만 bpd로 낮췄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13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추정치를 13.59만 bpd로 상향(이전 13.53만 bpd)했으나, 같은 기간 미국의 2026년 총에너지 소비 추정치는 95.37 쿼드릴리언 Btu로 하향 조정(이전 95.68)했다.
지정학적 변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평화협상 돌파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원유시장에는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크렘린은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할양이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없다고 표명했다. 전쟁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제약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고, 이는 시장의 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의 상방압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재고·생산·리그 카운트 현황
미국 측 지표도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수요일 공개된 EIA 보고서 기준으로 1월 30일 현재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4.2%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 평균보다 +3.8% 높았으며, 경유·중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평균보다 -2.2%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주간 원유생산량은 전주 대비 -3.5% 감소한 1,321.5만 bpd로, 14개월 만의 저점 수준을 기록했다(기록적 최고 1,386.2만 bpd는 11월 7일 주).
또한 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2월 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가동 중인 석유 시추기 수는 전주 대비 +1대로 412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4.25년 내 저점인 406대(2025년 12월 19일 주)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내 최고치)에서 크게 감소했다.
OPEC+ 정책과 생산 흐름
OPEC+는 2월 1일 성명에서 2026년 1분기까지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말했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OPEC+는 12월에 일일 137,000 bpd의 증산을 예정했으나, 이후 전세계 잉여물량이 발생함에 따라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OPEC+는 2024년 초 시행한 총 220만 bpd의 감산을 정상화하려는 과정에서 아직 복구하지 못한 약 120만 bpd의 생산 여력이 남아 있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3만 bpd 감소한 2883만 bpd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과 러시아 수출 제약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능력과 수출 역량을 약화시켰다.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으며,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유조선은 최소 6척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추가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산 원유의 대외 수출에는 지속적인 제약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본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내 휘발유 선물 시장의 대표적 지표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평균 배럴 단위 생산 또는 수송량을 의미한다. 달러인덱스(DXY)는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중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달러 약세는 통상 원자재(달러로 거래되는 상품) 가격에 상승 압력을 준다.
시장 전망 및 향후 영향 분석
이번 사안은 공급측 리스크(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와 공급 확대로 인한 하방 압력(베네수엘라 수출 증가, OPEC+의 증산 중단 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선박 회피 권고에 따라 위험프리미엄이 즉각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지정학적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해상 물류 차질·정제설비 가동 중단 등으로 공급 충격이 확대되어 유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수출 증가와 OPEC+의 일시적 증산 중단, 그리고 EIA·IEA가 제시한 재고·공급 전망 등으로 인해 과잉공급 우려가 지속된다면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원유 재고가 계절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생산량이 회복되지 못하면 기저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달러인덱스의 변동성이 에너지상품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달러 흐름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기적 흐름은 공급 확대와 재고 수준, OPEC+의 정책 변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관련 제약·증산 변수에 따라 방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업계는 해상 운송 경로의 안전성,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동향, 국제기구의 재고 추정치, 달러 흐름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타 메모
원문의 집필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게재 시점에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 내용은 공개된 자료와 보도에 근거한 정리이며, 시장 변화에 따라 추후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