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물지수 상승세, 연준 인사와 글로벌 IT 기업 실적이 투자심리 주도
8일 새벽(미 동부시간), 미국 증시 선물지수가 강보합권에서 출발하며 주간 거래를 마무리할 준비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어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진에 측근을 임시 지명했다는 소식과,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투자 흐름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6시 56분(미 동부 2시 56분) 현재 다우존스30 선물은 57포인트(0.1%) 상승했고, S&P500 선물은 11포인트(0.2%)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선물도 43포인트(0.2%) 뛰며 3대 지수 모두 힘을 보탰다.
전일 뉴욕 본장에서는 다우와 S&P500 지수가 소폭 하락하고 나스닥 종합지수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장중 발표된 미 노동시장 지표가 엇갈리며 시장은 종일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었다.
Vital Knowledge는 “노동시장에서 불길한 징후가 포착되는 동시에 기대인플레 지표가 소폭 상승했으나, 2분기 생산성 지표가 양호해 하방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1) 트럼프, 연준 임시 이사에 스티븐 미란 지명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최고 경제 고문인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을 연준 공석 이사 자리에 임시로 앉히겠다고 발표했다. 미란은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재무부(Mnuchin 재무장관 체제)에서 일했고, 대형 헤지펀드 세니터 인베스트먼트에서 수석 전략가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가 국내 소비자물가를 급등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로 잘 알려져 있다. 관세 부담이 해외 공급망에 전가된다는 주장인데, 일부 주류 경제학자는 이에 이견을 제시해 왔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란은 곧바로 통화정책 결정에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임기는 잠정적이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구상 중인 차기 연준 의장 인선과도 연동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2026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 후임 구도에 미란 또는 그가 추천할 인사가 엮일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2) TSMC, 7월 매출 26% 급증…AI 특수 지속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대만증권거래소 2330)는 7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5.8% 늘어난 3,231억7,000만 대만달러(약 10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로도 22.5% 성장해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다.
TSMC는 엔비디아·AMD 등 주요 AI 프로세서 설계사의 핵심 공급사다. 올해 1~7월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38% 증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대(對)미국 100% 반도체 관세 대상에서 TSMC가 면제될 것이라는 타이베이 정부 발표 이후, 주가는 전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3) 소프트뱅크그룹, AI 투자 효과로 사상 최고가 돌파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그룹(9984) 주가는 13% 급등하며 1만4,230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니케이225 지수도 2% 이상 상승했다.
소프트뱅크는 6월 종료 분기 순이익이 4,218억 엔(약 28억7,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을 가볍게 상회했다고 공시했다. AI에 대한 시장 낙관론이 고조되며 엔비디아 지분 가치가 크게 뛰었고, 자회사인 영국 칩 설계기업 Arm Holdings 주가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4) OpenAI, 차세대 GPT-5 공개
미국 AI 연구·개발 기업 OpenAI가 GPT-5 모델을 공식 발표했다. GPT-5는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를 구동하는 핵심 엔진의 차세대 버전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OpenAI 직원 지분을 5,000억 달러 평가로 매각하는 세컨더리 딜이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이는 현재 3,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기업가치를 크게 웃돈다.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통해 AI 역량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PT-5 출시는 이들 업체 간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선물(Futures)은 특정 자산을 미래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파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지수 선물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현물 지수에 대한 시장 예상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연준(Fed)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통화정책을 최종 의결하는 7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대통령 지명 후 상원 인준을 거친다. 공석이 생기면 의사결정 인원수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정치권 관심이 높다.
파운드리(Foundry)는 반도체 설계사가 의뢰한 칩을 위탁생산하는 공장을, 세컨더리 딜(Secondary Deal)은 비상장사 주식을 기존 주주가 제3자에게 파는 거래를 뜻한다.
시장 전망 및 전문가 시각
월가에서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둔 9월 FOMC에서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올해는 단 한 번의 인하 여지가 있을 뿐”이라며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금리·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성장 섹터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JPM자산운용은 “TSMC와 소프트뱅크 사례에서 보듯, 실적·모멘텀·정책 수혜가 겹치는 종목은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도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