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미국 서비스업 지표 부진과 물가 압력 지속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0.57%,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나스닥 100 지수는 -0.62% 각각 밀렸다. 9월물 E-mini S&P 선물과 E-mini Nasdaq 선물도 각각 -0.55%, -0.58% 하락해 현물 지수의 약세를 예고했다.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장 초반 기술주 강세로 상승 출발했으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7월 서비스업 지수가 50.1로 예상치(51.5)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는 전달 대비 -0.7p 감소이며, 경기 확장·수축의 기준선(50)을 간신히 상회한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업 물가세(Prices Paid) 서브지수가 69.9로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자극했다. 시장은 물가 압력 완화 없이 연준(Fed)의 조기 완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러나 연준 완화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8월 1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와 ISM 제조업 지표 부진이 겹치면서,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92%의 금리 인하(-25bp) 가능성을 반영 중이다. 다음 회의(10월 28~29일)에서도 64%가량의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 둔화와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징후 부재를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전날(4일) 밝히며 시장 심리를 일정 부분 지지했다.
거시경제 변수: 무역수지·관세 정책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602억 달러로 전월(-717억 달러) 대비 축소돼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역정책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인도산 수입품 관세는 25%에서 ‘대폭 인상’될 예정이며, 캐나다 일부 제품 관세는 35%로 상향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용어 설명※
① ISM 서비스업 지수: 공급관리협회가 매월 발표하는 서비스업 활동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위축을 판정한다.
②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현물지수 움직임을 빠르게 반영한다.
③ Prices Paid 서브지수: 기업이 지불하는 투입가격 변화를 측정해 인플레이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미국 채권시장 동향
9월물 10년물 미 재무부 채권선물은 2틱 하락했으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982%로 0.6bp 상승했다. 재무부의 8월 분기 환매(refunding) 일정에 따라 이번 주 총 1,250억 달러 규모의 3·10·20·30년물 입찰이 예정돼있어 공급 부담이 수익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채권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장중 1.5주 만의 저점(2.601%)을 찍은 뒤 2.622%로 0.2bp 하락했고, 10년물 영국 길트 금리는 4.499%로 1bp 낮아졌다. 시장은 9월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하고 있다.
기업 실적·종목별 주가 변동
2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S&P 500 기업의 66%가 실적을 발표했고, 82%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EPS 성장률을 +9.1%로 추산해 시즌 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종목 – 액손 엔터프라이즈(+17%),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7%), 화이자(+5%) 등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급등했다.
하락 종목 –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즈(-41%), 가트너(-27%), 버텍스 파마슈티컬스(-16%)는 실적 하향 또는 임상 중단 소식으로 급락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10%) 등 반도체주도 가이던스 하향에 따라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 밖에 주요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AMD, 캐터필러, 듀폰,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등이 예정돼 있어 향후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전망과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 물가 압력과 연준 완화 기대가 교차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제조업 지표의 급격한 둔화는 금리 인하 논리를 강화하지만, 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이 반전되지 않는 한 연준이 ‘확신의 신호’를 얻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 기업 실적 개선 흐름에 찬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관세 인상은 비용 상승과 공급망 재편 비용을 확대해 마진 압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은 9월 FOMC 직전까지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을 연속적으로 점검하며 정책 방향을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 관세 리스크와 장기 금리 방향성, 그리고 실적 추세 간 미묘한 균형을 살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