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5일(현지시간) 0.03% 상승하며 미미한 강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금요일과 월요일에 이어진 약세 이후 쇼트 커버링(공매도 포지션 환매)이 일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T-note)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고,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인 602억 달러로 축소된 점도 달러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7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 밖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장중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지수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내려간 50.1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51.5)를 하회했다. 같은 달 서비스업의 가격지불(Prices Paid) 세부지수는 2.4포인트 급등한 69.9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어 물가 압력 우려를 키웠다.
전날 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임박했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비둘기파(완화 선호) 발언이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4%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2%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bp(베이시스 포인트)는 0.01%포인트 단위
유로·엔·금값 동향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02% 하락했다. 유로존 7월 S&P 종합 PMI 확정치가 50.9로 소폭 하향 수정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럽 경기 성장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 영향이다.
엔화는 달러당 0.41% 약세를 보이며 1주 반 만의 고점에서 되돌림이 나타났다. 6월 16~17일 열린 일본은행(BOJ) 회의록에서 “국채 매입 축소를 서두를 경우 시장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표출된 점과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4주 최저인 1.465%까지 떨어진 점이 엔화 금리 매력을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금리선물은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6%로 반영하고 있다.
귀금속 시장: 달러 약세·완화 기대에 상승
12월물 금 선물(GCZ2)은 온스당 8.30달러(0.24%) 오른 3400.80달러, 9월물 은 선물(SIU2)은 0.495달러(1.33%) 상승했다. 데일리 총재의 비둘기파 발언에 더해 ISM 서비스업 가격지불 지수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성장 전망을 짓누를 것이라는 불확실성, 우크라이나·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면서 귀금속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추가 용어 해설
ISM 서비스업 지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매달 집계하는 서비스업 경기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확장, 미만이면 수축을 나타낸다.
T-note(미국 10년물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가격 형성과 달러 방향성을 가르는 핵심 벤치마크 금리다. 수익률이 오르면 보유 비용이 높아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 시각(기자 해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9월 혹은 10월에 실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약세가 본격화하면서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가격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ISM 세부 지표에서 드러난 서비스업 물가 압력은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더디게 할 수 있어, 향후 데이터 추이에 따라 정책 경로가 유동적으로 변할 여지가 크다.
특히 유로존과 일본이 각각 경기 침체 및 정책 정상화 문제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달러 방향성은 단기적으로 금리 차(利差) 및 무역수지 지표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이처럼 거시 지표와 중앙은행 스피치가 시장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헤드라인 드리븐’ 장세에서는, 개별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