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비스업 둔화 충격에 뉴욕증시 하락 마감

뉴욕=본지 –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서비스업 경기 둔화와 물가 압력 재확인에 따른 금리·경기 우려로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S&P500 지수(종목코드 SPX)는 전장 대비 -0.49% 떨어진 5,468.21에, 다우존스30(DOWI)은 -0.14% 하락한 39,112.16에, 나스닥100(IUXX)은 -0.73% 밀린 19,746.35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500 선물(ESU25)은 -0.46%,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71% 후퇴했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 기술주 강세로 지수가 반등했으나, 예상보다 부진한 7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PMI 발표가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해당 지수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50.1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51.5)를 하회했다. 이는 확장·축소 분기점(50)에 근접한 수준으로, 서비스업 성장세가 사실상 정체됐음을 시사한다.

특히 물가 압력을 가늠하는 서비스업 ‘지불가격’(Prices Paid) 세부지수가 2.4포인트 급등한 69.9(29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내 ‘끈질긴 인플레이션’ 논란을 재점화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장 완화 기조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주가가 낙폭을 확대했다.

주가그래프

한편 장 초반에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티커 PLTR)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연간 가이던스 상향을 발표하며 7% 급등, 기술주 전반 랠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서비스업 지표 쇼크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금리 인하 기대·고용 지표 부진 효과1도 시장의 혼조 양상을 부추겼다. 지난주(8월 1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과 ISM 제조업 PMI 부진으로 9월 FOMC에서 25bp(0.25%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40% → 94%로 급등했다. 이어 10월 회의에서는 62%의 인하 베팅이 형성됐다.

“노동시장 냉각 징후와 관세발(發) 고물가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5일 오후 인터뷰)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무역수지는 적자 규모가 -602억 달러로 전월(-717억 달러) 및 시장 예상치(-610억 달러)를 모두 상회,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 변수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인도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대폭 인상’하겠다고 4일 예고했다. 앞서 1일에는 캐나다 일부 제품 관세를 25%→35%로, 대(對)흑자국엔 최소 15% 관세를 적용하는 ‘글로벌 10% 관세 하한선’을 발표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 시행 시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시장은 실적 시즌 및 신규 관세·무역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목)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1,000건(+3,000건)으로 예상되며,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기 대비 +2.0%, 단위노동비용은 +1.5% 증가가 전망된다.

실적 시즌에서는 S&P500 500개 기업 중 67%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그중 83%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S&P500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본격 발표 전 예상치는 +2.8%). 이는 최근 4년래 최고 증가율이다.

해외 증시는 강보합 마감했다. 독일·프랑스 등으로 구성된 유로 Stoxx 50이 +0.1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96%, 일본 닛케이225지수 +0.64% 상승했다.

채권시장 동향

9월물 미 국채 10년물 선물(ZNU25)은 2.5틱 하락, 수익률은 전일 대비 1.0bp 오른 4.202%로 마감했다. 미국 재무부가 1250억 달러 규모 분기환매(Quarterly Refunding) 전후로 3·10·30년물 입찰을 진행하면서 공급 부담이 작용했다. 특히 58억 달러 규모 3년물 입찰에서 입찰 경쟁률(bid-to-cover)이 2.53에 그쳐 최근 10차 평균(2.58)을 밑돌았다.

반면 ISM 서비스업 둔화·데일리 총재의 완화적 발언으로 낙폭은 제한됐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가 2.601%까지 밀렸다가 2.624%로 보합, 영국 길트 10년물은 4.516%(+0.8bp)로 반등했다.

유로존 7월 S&P 종합 PMI는 50.9(확정치)로 속보치 대비 0.1p 하향, 영국은 51.5로 0.5p 상향 조정됐다. 금리스왑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16%로 반영 중이다.

개별 종목 동향

Inspire Medical Systems(INSP) -34% : 연매출 가이던스 9억~9억1,000만 달러(전망치 9억4,000만~9억5,500만 달러) 하향.
Gartner(IT) -27% : 연매출 전망 64억6,000만 달러로 축소.
Vertex Pharmaceuticals(VRTX) -20% : 말초신경병증 신약 ‘Journavx’ 3상 중단 발표.
TransDigm Group(TDG) -12% : 3분기 매출 22억4,000만 달러(컨센서스 23억 달러) 및 연매출 가이던스 하향.
GlobalFoundries(GFS) -9% : 3분기 EPS 0.33~0.43달러(중간값 0.38달러). 동종 반도체주 KLA·ARM·AMAT·LRCX·AVGO·ASML·AMD·ON도 1% 이상 하락.

반면 ▲ Axon Enterprise(AXON) +16% : 2분기 매출 6억6,850만 달러(예상 6억4,030만 달러)·EBITDA 가이던스 상향.
Palantir(PLTR) +7% : 2분기 매출 10억 달러(예상 9억3,930만 달러)·연매출 41억4,000만~41억5,000만 달러로 상향.
Leidos Holdings(LDOS) +7% : 2분기 매출 42억5,000만 달러 및 연매출 전망 상향.
▲ 보험주 UnitedHealth·CVS·Humana·Cigna메디케어 어드밴티지(MA) 보너스 기준 완화 기대감에 1~4%대 상승.

Pfizer(PFE) +5% : 2분기 매출 146억5,000만 달러(예상 135억 달러).
Archer-Daniels-Midland(ADM) +6% : 2분기 EPS 0.93달러(예상 0.80달러).
Broadridge Financial Solutions(BR) +6% : 4분기 EPS 3.55달러(예상 3.50달러).

용어설명

ISM 서비스업 PMI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매월 발표하는 서비스 부문 경기지수다.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Prices Paid 세부항목은 기업들이 실제로 지불한 비용 변화를 묻는 질문으로, 인플레이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비농업 생산성은 제조·서비스업 노동자 1인당 산출량을 뜻하며, 생산성 향상은 임금 상승 압력 없이도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단위노동비용(Unit Labor Cost)은 노동력 한 단위 생산에 들어간 비용으로, 기업 마진과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서비스업이 미국 GDP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ISM 지수 둔화는 성장 모멘텀 약화 신호”라며 “다만 고용·물가 데이터를 종합해볼 때 연준이 9월 즉각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지표 추이를 좀 더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 실적 호조가 지수 하방을 방어하고 있으나, 관세·채권 발행 확대·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는 8~9월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8월 6일(수) 실적 발표 예정 주요 기업: 에어비앤비(ABNB), 맥도날드(MCD), 디즈니(DIS), 우버(UBER) 등 30여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