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자물가 완화·국채 금리 하락에 힘입어 뉴욕증시 상승세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상승 탄력을 받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6%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나스닥100 지수 역시 0.27% 상승하며 4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4% 하락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며 위험자산에 다시 베팅하고 있다. 특히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4.06%로 3bp(0.03%포인트) 내리며 주식시장의 랠리를 뒷받침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헤드라인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6%로, 7월의 +3.1% 및 컨센서스 +3.3%를 모두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2.8%로 둔화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신호가 나오자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한층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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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에서는 이번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도 14%까지 가격에 반영됐다. 연말까지는 총 74bp 인하돼 연방기금금리가 3.64%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① 기술주 랠리의 견인차, 오라클

이날 시장 상승을 주도한 종목은 단연 오라클(Oracle)이다. 주가가 37%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회사는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서 인공지능(AI)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FY2026 이후 4년간 매출 목표를 각각 320억·730억·1,140억·1,140억 달러로 제시했다. 클라우드와 AI 인프라가 결합한 성장 스토리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오라클 효과는 연쇄적으로 확산됐다. AI 컴퓨팅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16%, 반도체 설계사 브로드컴6% 넘게 올랐다. 엔비디아·아리스타 네트웍스·AMD 등 핵심 AI 관련주도 3%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업계 전반이 들썩이면서 ARM홀딩스·마이크론도 3%대 강세를 기록했다.


② 지정학적 위험·중국 디플레이션 우려

부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과정에서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 폴란드 군이 이를 격추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폴란드 정부는 이를 “침략 행위”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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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디플레이션 조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8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4% 하락해 예상치(-0.2%)를 밑돌며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9%로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계 2위 경제의 침체가 글로벌 수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③ 미국 주택·소비 지표 점검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9월 5일로 끝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9.2% 늘었다. 주택구입용(구매) 지수는 6.6%, 재융자 지수는 12.2% 증가했다. 평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6.49%로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시장 관심은 12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린다.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2.9%, 근원 CPI는 +3.1%로 예상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234,000건)와 13일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58.0)도 주목된다.


④ 국채시장과 통화정책

12월 만기 10년물 국채선물(ZNZ5)은 4틱 올랐고, 10년물 금리4.057%로 3.1bp 하락했다. 물가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채권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대규모 국채 입찰(총 1,190억 달러)이 공급 부담으로 작용해 상승폭을 제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셸 쿡 연준이사를 해임하려 했다는 보도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스티븐 미런의 연준 이사직 겸직 논란은 연준 독립성 침해 우려를 키워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⑤ 유럽·아시아 증시 동향

유럽 스톡스(Stoxx) 50 지수는 1.5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 0.25%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1개월 만의 최저치인 2.631%까지 밀렸다.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소폭(0.7bp) 올랐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13%, 일본 닛케이지수가 0.87% 상승 마감했다.


⑥ 개별 종목별 주요 이슈

의료·바이오 부문에서 트라베르 테라퓨틱스가 희귀 신장질환 치료제에 대한 FDA 자문위원회 심사가 불필요해졌다는 소식에 23% 급등했다. 휴마나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보너스 기준 강화 여파로 전날 12%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4% 추가 하락했다.

게임스톱은 2분기 하드웨어·액세서리 부문 매출이 5억9,210만 달러로 예상치(4억3,480만 달러)를 크게 웃돌면서 5% 올랐다. 반면 반려동물용품 기업 치위는 ‘호실적에도 기대치 미달’이라는 실망감에 12% 급락했다.

대형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에 빌 홀딩스 주가가 5% 넘게 상승했다. HP는 에버코어 ISI가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2%대 약세를 보였다.


⑦ 용어 설명

E-미니 선물(E-mini futures)은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주가지수를 소규모 계약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선물상품이다. 개인투자자도 비교적 적은 증거금으로 지수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도매단계에서의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앞서 기업 측 인플레이션을 파악할 수 있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PPI가 둔화하면 기업이 비용 압박에서 벗어나 이익률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높아진다.


⑧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기술주 실적 모멘텀이 결합되면서 단기적으로 지수 상단을 열어줄 것”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중국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적 하방 요인”이므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여부는 8월 CPI와 9월 FOMC 결과에 달려 있다. 물가 진정 흐름이 확고해지면 10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채권 듀레이션을 늘리면서 동시에 AI·클라우드·전력주 등 구조적 성장 테마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는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보유지분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을 의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