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 미국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수급액은 매년 물가연동 인상분(COLA·Cost-of-Living Adjustment)을 적용받는다.
• 그러나 COLA가 실제 은퇴자 생활비 인상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사회보장연금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은 위험하다.
2025년 10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많은 미국 시니어들이 2026년 사회보장 COLA 발표를 목놓아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 공식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회보장국(SSA)은 본래 2025년 10월 15일에 2026년 COLA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Government Shutdown) 여파로 핵심 물가지표가 제때 발표되지 못해 일정을 10월 24일로 연기했다.

COLA가 늘어도 웃을 수 없는 이유
CPI-W(Consumer Price Index for Urban Wage Earners and Clerical Workers)는 도시 임금·사무직 근로자의 소비 패턴을 반영하는 지수다. COLA 산출 공식은 이 지수를 그대로 활용한다. 하지만 은퇴자 지출 구조와 현역 근로자 지출 구조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특히 의료비 비중이 대표적이다.
미 보건 정책 싱크탱크 ‘피터슨-KFF 헬스시스템 트래커’ 2024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의료비는 121.3%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86.1% 올랐다.
COLA가 전반적 물가만 따라가다 보니, 의료비가 급증하는 은퇴자들은 실질 구매력을 꾸준히 잃는다.
또한 큰 폭의 COLA는 곧 높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예컨대 생활비 부담이 이미 가중된 상황에서 COLA가 4%에서 6%로 확대되더라도, 필수품·주거비·처방약 가격이 6% 이상 뛰면 가계는 여전히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COLA 계산 방식의 한계
전미은퇴자협회(AARP) 등 시민단체는 ‘노년층 전용 지수’(CPI-E)를 도입해 COLA 산출 근거를 재설계하자고 수년간 요구해 왔다. CPI-E는 은퇴자의 의료·주거·식료품 지출 비중을 더 크게 반영한다. 그러나 정치권 논의는 번번이 표류했고, SSA는 여전히 CPI-W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은퇴자들은 “물가연동 인상”이란 기제에도 불구하고 실질 구매력 하락을 경험한다. 이는 저소득 은퇴자일수록 더 심각하다. ※미국 사회보장연금은 월평균 약 1,900달러 수준으로, 다른 소득원 없이 생활해야 하는 경우 빈곤선을 밑도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회보장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
SSA 자체 통계에 따르면, 전체 수급자의 40% 이상이 연금수령액이 은퇴 후 총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3개 이상의 소득원을 확보할 것을 권고한다.
① 퇴직연금(401(k)·IRA) 인출
투자상품에 장기 적립된 자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효과가 커진다. 20여 년 동안 연평균 7% 수익률을 기록할 경우, 원금이 세 배 이상 불어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수행한다.
② 주식 배당금
미국 배당왕(Dividend King) 기업들은 50년 이상 연속 배당을 늘려왔다. 해당 종목에 분산 투자하면 매년 인상되는 배당이 고정 연금 역할을 한다.
③ 채권 이자
미 국채나 투자등급 회사채는 금리 사이클에 따라 안정적 쿠폰을 지급한다. 최근 Fed(연준) 금리 인상기에 발행된 5%대 쿠폰 채권은 은퇴자에게 매력적 수입원이 될 수 있다.
④ 파트타임 노동
미 노동통계국(BLS)은 65세 이상 고용률이 2032년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원격 근무·프리랜스 플랫폼 확대가 주원인이다.
용어 해설: COLA·CPI-W·CPI-E란?
• COLA: Cost-of-Living Adjustment의 약자로, 물가 변동에 따라 사회보장급여를 자동 조정하는 제도다.
• CPI-W: 도시 임금·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산출한 소비자물가지수. SSA가 COLA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지수다.
• CPI-E: 62세 이상 노년층 지출 패턴을 반영한 실험적 물가지수(Experimental). 실제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COLA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 사례가 보여주는 한계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74세 베티 존스 씨는 월 1,780달러의 사회보장연금으로 생활한다. 그러나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와 처방약 부담금만 연간 5,000달러에 달한다. 2024년 COLA 3.2% 인상분은 약 57달러였지만, 보험료 인상으로 순수령액은 22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와 같은 사례는 “큰 폭의 COLA = 실질소득 증가”라는 공식을 무색하게 만든다. COLA로는 건강보험료·장기요양비·식품 가격 상승을 상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 시각
듀크대학교 행동재무학자 마이클 피쉬바흐 교수는 “COLA가 8%를 기록했던 2023년조차 은퇴자 실질구매력은 1%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층 소득 구조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주식·채권·부동산 리츠(REITs) 등 다양한 자산편입을 조언했다.
한편, 워싱턴DC 싱크탱크 ‘센추리 파운데이션’ 연구진은 CPI-E 도입 시 첫해 COLA가 현행보다 0.2~0.4%p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예산 부담 확대 때문에 현실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마무리 및 전망
SSA는 2025년 10월 24일 새로운 COLA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상 폭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더라도, 의료비·주거비·식료품 등 체감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은퇴자 재정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은퇴자와 예비 은퇴자는 지금부터라도 개인퇴직연금, 배당주 투자, 채권 포트폴리오, 파트타임 일자리 등 다각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COLA는 물가상승에 ‘발 맞추는’ 장치일 뿐,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