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라질산 쇠고기에 50% 관세 검토…브라질 업계 “10억 달러 손실 우려”

브라질 쇠고기 업계가 미국이 예고한 50%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손실 가능성을 경고했다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육류 수출 단체인 브라질육류수출업협회(Abiec)1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업계가 입을 피해 규모를 추정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Abiec는 JBS·마프리그(Marfrig) 등 세계적 육류 가공기업을 회원사로 둔 로비 단체다.

“새로운 관세가 8월 1일부터 시행되면 미국 시장에서 예정했던 40만 톤의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inviable)’해질 것이다”— 로베르투 페로자 Abiec 회장

페로자 회장은 미국이 브라질산 냉동·가공 쇠고기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브라질 수출업체들이 대체 시장을 즉각적으로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수입업체가 요구하는 대량 물량가격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브라질산 쇠고기의 두 번째 최대 수입국이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 쇠고기 수출량은 181,000메트릭톤(톤)으로 수출액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물량 113%·매출 102% 급증한 수치로, 미국 내 소 사육두수 감소 및 경기 회복 과정에서 되살아난 단백질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브라질산 쇠고기는 미국에서 주로 햄버거 패티 원료(가공용 lean beef)로 사용된다. 미국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은 브라질산 쇠고기를 선호해 왔으며, 이는 미국 내 식재료 물가 안정에도 기여해 왔다.


의회 로비 총력전

페로자 회장은 현지 라이브 행사에서 “Abiec 대표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의회 의원들과 면담을 진행 중”이라며, 관세 부과가 소비자 가격 상승과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직면한 소 사육두수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브라질산 쇠고기 공급 차단은 자국 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가뭄과 사료비 급등으로 미국 내 물량이 빠르게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 식육 가공업체들은 호주·뉴질랜드·2023년부터는 브라질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관세 50%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관세(tariff)는 특정 상품이 국경을 넘어올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50% 관세는 수입 신고가격(통관가격)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다는 의미로, 실질적으로는 제품 가격을 1.5배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쇠고기처럼 대량으로 소비되는 상품의 경우, 이 같은 관세는 가격 경쟁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입 비중을 조정하거나, 국내 산업 보호·소비자 안전 문제를 이유로 관세를 인상하는 것은 흔한 무역 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단기간에 시행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가격 쇼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경제와 농업 부문에 미칠 파장

브라질 농·축산업은 GDP의 약 10%를 차지하며, 수출 경쟁력은 국가 무역수지 흑자의 핵심 동력이다. 특히 쇠고기는 대두·철광석과 함께 브라질의 3대 수출품으로 꼽힌다. 이번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 정부의 세수 감소와 고용 악화가 우려된다.

한편 브라질 국립농업연구소(Embrapa) 관계자는 “선진 가공기술목초지 확대를 통해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 왔지만, 대외 의존도가 큰 만큼 정책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정부 차원의 시장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관점: 가능 시나리오와 투자자 체크포인트

향후 전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다. 이때 브라질 업체들은 유럽연합(EU), 중동, 아시아 신흥국으로 물량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둘째, 협상 타결로 관세가 연기되거나 낮아질 가능성이다. 미 의회가 소비자 물가와 축산업계 이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부분적 관세라는 절충안이 있다. 특정 부위나 가공품만 관세를 높이는 방식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브라질 헤알화 변동성 확대, 육류 가공기업 주가 조정, 관련 선물·옵션 시장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소고기 업체들의 마진 방어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체인의 메뉴 가격 전략도 핵심 변수다.


용어 설명

Abiec: ‘Associação Brasileira das Indústrias Exportadoras de Carne’의 약자로, 브라질 육류 수출기업 39개사를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다. 정책 건의, 위생 기준 협상, 국제전시회 참가 등 대외활동을 전담한다.

메트릭 톤(Metric Ton, t): 1,000kg 또는 1톤을 의미하는 국제 단위. 무역·물류 분야에서 표준적으로 사용된다.

햄버거용 Lean Beef: 지방 함량이 10% 이하인 저지방 쇠고기를 뜻한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이 선호하며, 주로 가공·냉동 형태로 수입된다.


페로자 회장은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업계가 위생·품질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환경·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를 충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으로서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확립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의 탈탄소 기조에도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관세 결정은 8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최종 발표까지 남은 기간 양국 정부와 산업계의 물밑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경제·농업 부처는 물론, 미국 내 식품업계와 소비자 단체도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완화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