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확실성에 대비해 베이징으로 모이는 세계 정상들

베이징 방문 급증 — 미국과의 통상·정책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이 중국을 향해 정상급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1월 한 달에만 영국의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와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 등 최소 다섯 개국의 정상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가졌다. 우루과이의 대통령 야만두 오르시(Yamandú Orsi)는 다음 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아내를 1월 초에 체포한 이후 남미 지도자로는 처음 있는 방문이다.

2026년 1월 30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의례를 넘어 비즈니스 성과를 동반한 실질적 경제 협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보도는 방문 국가들이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전략적 선택지 유지와 경제적 이익 확보를 위해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의 정상 회동

방문의 의미영국과 캐나다 정상의 이번 방문은 각각 최소 8년 만의 대중(對中) 국빈급 방문이며, 아일랜드 총리의 지난 1월 5일 방문은 14년 만의 사례였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경을 봉쇄했다가 2023년 초에 본격적으로 재개방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위에 수(Yue Su)는 “이들 방문은 중국으로의 전략적 전환이라기보다 관리된 선택적 관계 재설정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간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베이징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단절보다 더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대규모 상공회의 사절단과 비즈니스 딜 — 정상 방문에는 대규모 기업 사절단이 동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국 총리의 방중에는 약 60여 개의 영국 기업 및 문화 기관 대표들이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 제약사 AstraZeneca2030년까지 중국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방문에서는 캐나다가 중국산 일부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0%에서 6.1%로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그 대가로 중국은 캐나다산 카놀라(유채) 종자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호 관세 조정은 양측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실질적 보상 성격을 띤다.

The China Connection

중국의 전략 — 중국은 개도국의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세계 안정의 역할을 자처하며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국제부 책임자는 공식 당지(黨誌)에 중국의 현대화 노력이 “서구 중심적 모델을 깨뜨리고 개발도상국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관계의 영향력 — 그러나 근본적 과제는 여전히 세계 최대 두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다. 기사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방문한 다섯 개국(아일랜드·한국·캐나다·핀란드 등)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8.71조 달러로, 2024년 세계은행 통계 기준 중국의 18.74조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의 GDP는 같은 시점에서 28.75조 달러로 여전히 훨씬 크다.

2025년 4월, 트럼프 행정부는 소위 ‘해방의 날’ 관세에 대해 중국이 처음으로 보복하는 등 무역 긴장이 고조되었으며, 양국은 2025년 10월 말에 일시적인 1년 무역 휴전에 합의했다.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2026년 4월로 예상)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민간 교류의 장 — 미국상공회의소(AmCham China)는 스타머 총리 방문 기간 중 베이징에서 감사 만찬을 주최했고 중국 측 대표들도 참석했다. 의장 제임스 짐머만(James Zimmerman)은 개회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에게 “지속가능한 리더십과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짐머만은 올해 두 정상의 회동 가능성이 여러 차례 있는 점을 글로벌 안정성을 위한 기회로 평가했다.


외교적 셈법과 위험 — 그러나 방문국들은 여전히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정렬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중 사이에서 미세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캐나다가 중국과 ‘거래’를 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영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발언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국빈 방문 직후 중국에 관세로 압박을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 견해 — 컨설팅업체 차이나매크로그룹의 외교·안보 분석가 잭 리(Jack Lee)는 “이들 방문은 헤지(hedging)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방문으로 중국과의 채널을 열어두어 전략적 선택권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도 “특히 EU와 베이징 간에는 신뢰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단절보다 바람직하다” — 위에 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수석 이코노미스트

용어 설명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주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관세(tariff):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입가격을 올려 자국 산업을 보호하거나 정책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된다.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 포럼으로, 정상회의 및 고위급 회의에서 무역·투자·경제 협력 과제 논의가 이루어진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중국이 주최한다.
GDP(국내총생산): 일정 기간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로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이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분석 — 단기적으로 정상급 방문과 동행 사절단의 발표는 해당 국가들의 기업·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AstraZeneca의 150억 달러 투자 발표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공급망 투자와 현지 R&D(연구개발)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의 글로벌 확장 계획도 중국 내 성장 둔화에 대한 대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정상회담과 무역·투자 합의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내 소비재·바이오·전기차 관련 주식과 통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관세 위협이나 추가적인 보호무역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해당 국가와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공급망 재편 가속, 투자 지연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자간·양자간 경제협력 확대가 자본 유입과 기술 협력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정치적 신뢰도와 안보 이슈에 크게 좌우될 것이며, 특히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신뢰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 따라서 투자자와 기업은 정책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공급망 다변화 및 헤지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 이번 일련의 정상 방문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해 각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실용적 판단의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안보·정치적 요소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경제적 이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부 합의의 이행성과 신뢰 구축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