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사와 병원, 비용 대 지급을 둘러싼 오랜 갈등에 새로운 인공지능 도입

미국의 보험사와 병원들이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우며 오랜 비용·지급 분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밀어넣고 있다. 양측은 AI를 활용해 각각 더 많은 지급을 확보하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비를 차단하려 한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누가 우위를 점할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6년 3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이드(Medicaid) 중심의 보험사인 센테인(Centene)은 최근 병원들이 수익 향상 목적의 소프트웨어를 공격적이거나 부적절하게 활용해 보험급여(수납)를 유도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센테인의 최고경영자 사라 런던(Sarah London)은 지난해 9월 투자자 회의에서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들이 갑자기 모두 패혈증(sepsis)으로 분류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의 주요 보험단체인 블루 크로스 블루 실드(Blue Cross Blue Shield)가 상업적 병원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입원 관련 지출 6억6,300만 달러외래(외부) 지출 최소 16억7,000만 달러가 보다 공격적이고 AI를 활용한 진료기록 코드화(coding) 관행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블루 크로스 블루 실드 협회 임상 담당 부사장 라지아 하슈미(Razia Hashmi)는 “우리는 진료 및 청구 과정의 여러 지점에서 더 많은 AI 도구가 사용되는 것을 보고 있으며, 이들 도구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때 의도치 않게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통한 비용 절감과 지급 확보의 경쟁

최근 몇 달간 보험사들은 AI를 통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료와 청구를 포착하는 데 의존도를 높였다. 반면 병원들은 AI를 이용해 실제 제공한 의료서비스를 문서화하고, 그에 상응하는 코드를 부여해 보험사로부터 더 높은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분석이 기업 자료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8%를 의료비로 지출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비 지출국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McKinsey)는 AI가 클레임(청구) 관리,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 요청, 임상 진료 안내 등을 통해 매출 100억 달러당 약 9억7,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AI 도입으로 병원 진료비 절감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최대 9,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봇 대 AI 봇의 구도는 본질적으로 어느 한쪽이 완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듀크-마르고리스 보건정책연구소(Duke-Margolis Institute for Health Policy)의 디지털 헬스 연구 책임자 크리스티나 실콕스(Christina Silcox)는 설명했다.


기업들의 AI 투자와 기대 효과

여러 분석가들은 보험사와 병원 모두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지만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TD 코웬(TD Cowen)의 라이언 랭스턴(Ryan Langston)과 리어링크 파트너스(Leerink Partners)의 휘트 메이요(Whit Mayo)는 AI가 재무·행정 분야에서의 효율을 높여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초기 단계 벤처캐피탈 회사인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의 조사에 따르면, 헬스케어 AI 지출은 2025년에 14억 달러10억 달러(전체의 75%)를 차지했고, 외래 제공자(outpatient providers)가 약 2억8,000만 달러를, 보험사(payers)가 약 5,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은 AI가 2026년에 약 9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올해 AI에 약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2027년에도 최소 동일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나이디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 부문은 AI 투자의 핵심을 소비자 경험 개선과 환자를 더 높은 품질의 진료로 안내하는 데 두고 있다고 회사 경영진은 설명했다.

경쟁사인 휴마나(Humana)는 최근 자사 AI 투자가 수년에 걸쳐 1억 달러 이상의 절감을 만들어낼 것으로 추정했다. CVS 헬스의 대변인은 자사의 보험 사업체 Aetna가 임상적 진료 개선에 도움이 되는 AI에 투자하고 있으며, 제공자와 협력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CignaElevance는 병원과 보험사 간 AI 전략에 관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지급을 둘러싼 AI 전쟁: 병원 측 반박과 필요성

보험사들은 병원 측의 코드화 및 청구 관행이 의료비 상승과 마진 압박의 원인이라고 지적하지만, 병원들은 보험사의 지급 거부와 과소지급에 대응하기 위해 AI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최대의 상장 병원 체인인 HCA 헬스케어(HCA Healthcare)는 2026년 AI 관련 이니셔티브로 약 4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고 1월에 밝힌 바 있다. HCA는 AI를 이용해 수익 관리 자동화 및 의사들의 임상 문서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HCA의 최고재무책임자 마이클 마크스(Michael Marks)는 과거 AI 도구 사용을 보험사들의 지급 거부 및 과소지급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포함한 7개 주에 51개 병원을 보유한 체인 프로비던스(Providence)의 최고건강정보책임자(Chief Health Information Officer) 마울린 샤(Maulin Shah)는 양측 모두 AI가 초래하는 변화를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불자(payer)와 제공자(provider) 간 관계 조정이 필요하며,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는 AI가 AI와 싸우는 상황을 보고 있다.”


용어 설명

다음은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의 간단한 설명이다. 패혈증(sepsis)은 감염에 대한 전신적 염증 반응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 응급 진료에서 높은 수준의 개입과 문서화가 필요하다. 코딩(coding)은 의료서비스를 진단 코드와 절차 코드로 기록해 보험 청구 자료를 구성하는 과정이다.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은 보험사가 특정 치료나 처치를 사전에 승인해야 비용을 지급하는 제도로, 보험사는 이를 통해 비용을 통제하려 한다.


향후 전망과 경제적 영향 분석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AI의 확산은 의료비 구조와 보험료, 병원 수익성 모두에 다층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보험사의 AI 도입이 진짜 불필요한 치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보험사의 비용이 줄어들고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비용 개선은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하 압력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으나, 보험사들이 절감분을 곧바로 소비자에게 환원할지 여부는 규제·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 병원이 AI를 통해 더 정확한 코드화와 근거 문서를 확보하면 단기적으로 병원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구·심사 분쟁이 증가하면 지급 지연과 행정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있어 현금흐름과 운영비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셋째, AI 도입비용 자체가 상당하여 초기 투자 부담은 병원 측이 더 큰 편인 만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대형 병원이나 통합 의료시스템이 상대적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소 병원의 재정적 압박과 함께 의료시장 추가적인 통합·인수합병(M&A) 촉진 요인이 될 수 있다.

넷째, 정부 규제와 감사 활동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청구 관행과 AI 알고리즘의 투명성, 공정성 문제는 의회와 규제기관의 관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정책 변화로 이어져 보험료·지급 구조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 관점에서는 AI가 진료 적합성 판단을 돕고 더 나은 진료로 안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AI로 인한 진료 거부나 접근성 문제가 발생하면 환자 불만과 의료 서비스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 권고

분석가들과 정책 전문가들은 AI 적용 확대 속에서 양측이 공동의 데이터 표준과 검증 가능한 알고리즘 투명성, 그리고 분쟁 해결을 위한 중립적 검토 메커니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또한 보험·의료 제공자 모두 AI 투자에 있어 비용 대비 실효성(ROI)을 면밀히 분석하고, 단기 절감과 장기 리스크를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조언을 제시한다.

로이터 통신의 Sriparna Roy와 Sneha S K의 보도를 기반으로 정리했다. (2026년 3월 12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