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 선물, 화요일 중반 반등 시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를 비롯한 세 곳의 주요 밀 선물 시장이 22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며 전일 약세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나타냈다. 전일 봄밀(스프링 위트)이 낙폭을 주도한 가운데 시카고 연질적동소맥(SRW)·캔자스시티 경질적동소맥(HRW)·미니애폴리스 봄밀(HRS) 계약 모두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21일) 시카고 SRW 9월물은 3~4센트 하락 마감했으나, 이날 정오 기준 4~7센트 반등했다. 시카고 선물가격 하락 국면에서도 미결제약정(Open Interest·OI)이 2,270계약 늘어나 새로운 매도 포지션 유입을 시사했다. 캔자스시티(KC) HRW 9월물도 전일 3~4센트 하락 후 이날 5~8센트 반등했고, OI는 38계약 증가에 그쳐 포지션 이동(rotation)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된다.

봄밀이 상장된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MGEX) 역시 전일 8~9센트 내렸으나, 22일에는 4~7센트 상승 전환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봄밀 고품질 선호 현상”과 최근 북부 평원 기상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작황 상황도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농업통계서비스(NASS)가 21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주간 작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겨울밀 수확률은 73%로 평년(72%) 대비 1%포인트 앞섰다. 봄밀 출수율은 87%로 평년보다 1%포인트 느렸고, 북부 작황 우수·양호(good/excellent) 등급은 52%로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이 주로 참조하는 브루글러500 지수도 같은 기간 7포인트 내린 338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부터 Wheat Quality Council 주관 봄밀 품질 현장 조사(투어)가 시작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지 작황 평가가 실시간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조사 결과가 공급 전망에 재차 영향을 미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해외 변수도 부각됐다. 러시아 농업부는 자국 2025/26년도 밀 생산량을 8,800만~9,000만t으로 추정했다. 이는 일부 민간 기관과 USDA 전망치를 여전히 상회하는 수치다. 흑해 지역 수출 물량이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글로벌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시각과 여전히 기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주요 선물 가격(22일 12:00 기준)※단위: 달러/부셸, 전일 대비

시카고 SRW 2025년 9월물: 5.50달러, ▲7.75센트
시카고 SRW 2025년 12월물: 5.6975달러, ▲6.50센트
캔자스시티 HRW 2025년 9월물: 5.345달러, ▲8.75센트
캔자스시티 HRW 2025년 12월물: 5.56달러, ▲7.75센트
미니애폴리스 HRS 2025년 9월물: 5.9375달러, ▲7.25센트
미니애폴리스 HRS 2025년 12월물: 6.1375달러, ▲5.25센트


■ 용어 풀이 및 시장 구조

CBOT는 전 세계 곡물 파생상품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거래소다. SRW(Soft Red Winter)는 미국 동부·중서부에서 주로 생산되는 연질 겨울밀로, 제빵·제과용 수요가 많다. KC HRW(Hard Red Winter)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 제빵 적성이 우수하며 미국 남부 평원에서 주로 생산된다. MGEX HRS(Hard Red Spring)는 여름철 파종·가을 수확되는 고단백 봄밀로, 북부 평원의 대표 품목이다. 각 거래소와 종목의 특성을 이해하면 선물 간 가격 스프레드 및 헷지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된다.

Open Interest(OI)는 미결제 계약 수로, 자금 유입·이탈을 가늠하는 지표다. 가격 하락 구간에서 OI가 증가하면 새로운 매도세 유입을, 반대로 가격 상승 속 OI 감소는 쇼트커버링 가능성을 시사한다.


■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는 수확 진척률이 평년 수준을 웃도는 반면, 봄밀 작황 악화와 품질 조사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의 공급 전망 상향이 국제 가격의 상단을 억누르는 가운데, 미국 북부 평원의 고온·건조 패턴이 이어질 경우 봄밀 프리미엄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환율 리스크 관리와 만기별 스프레드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사료·제분 업계 역시 선물 시장 움직임에 주목하며, 4분기 원료 구매 시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