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글로벌 거시경제 동향] 미 달러화가 이번 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소폭 반등하며 보합권을 유지했다. 반면 유로화는 프랑스 총선 2차 투표 결과에 대한 해석이 이어지면서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025년 10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약세를 한눈에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런던 외환시장 개장 초반 104.577 수준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주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가 예상보다 부진해 1% 가까이 하락했던 낙폭을 만회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달러인덱스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해 산출하는 지수다1. 해당 지수가 100 이상이면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 100 이하이면 약세를 시사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인플레이션 지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 등 굵직한 이벤트를 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정 중이다.
■ 달러 — “9월 금리 인하” 베팅 확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가 예상을 밑돌자 미 연방기금선물(FFR)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76%로 반영했다. 이는 1주일 전 64%에서 크게 뛰어오른 수치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툴이 집계한 결과다.
“이번 주 CPI에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로 둔화되면 9월 인하 기대는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ING는 내다봤다.
투자은행들은 “물가가 연준의 2% 목표와 아직 격차가 있지만, 고용시장의 냉각이 확인된 이상 통화정책 전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유로 — 프랑스 ‘행동주의 좌파’ 약진 속 기술적 반등
EUR/USD 환율은 1.0842달러로 0.1% 상승했다. 13일 치러진 프랑스 하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좌파 연합 ‘신(新)인민전선(New Popular Front)’이 제1당 지위를 확보하고, 극우 국민연합(RN)이 예상 밖 패배를 기록한 것이 배경이다.
그러나 의석 분포상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형성돼 단독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다. ING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법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며 프랑스 국채 스프레드 재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헝 의회란? 다수당이 절대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립 내각 또는 합의 정치가 불가피한 상황을 의미한다2. 정책 결정이 지연될 수 있어 통화·채권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 파운드 — 영국 총선 후 낙관론 지속
GBP/USD 환율도 1.2818달러로 0.1% 올랐다. 10일 발표된 영국 총선 결과 노동당(Labour)이 14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ING는 “단기적으로는 영국 재정 상황보다 프랑스 정치 리스크와 미국 매크로 지표, 영란은행(BoE)의 금리 경로가 파운드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통화위원 성향이 매파로 알려진 조너선 하스켈(외부위원), 휴 필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서린 맨 등이 잇따라 연설에 나선다. 발언 강도가 매파적이면 파운드 추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 엔·위안 — 아시아 통화 혼조
USD/JPY는 0.2% 오른 161.05엔을 기록했다. 일본 평균 현금임금(average cash earnings)이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엔화가 직전의 38년래 최저치에서 소폭 벗어났지만, 강세 폭은 제한적이었다.
한편 USD/CNY는 7.2702위안으로 소폭 상승, 위안화는 7개월 만의 저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금리 차 확대가 위안화 약세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 전문가 시각 — 9월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는 첫 인하
일부 채권 트레이더들은 “7월 및 8월 CPI가 연속으로 둔화세를 보일 경우 연준이 7월 FOMC에서 ‘비둘기파(완화 선호)’ 시그널을 한층 명확히 내비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여전히 “물가가 2%에 안착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해 조기 인하 기대는 섣부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용어 설명: ‘페드워치’는 파생상품 가격을 근거로 향후 FOMC 회의별 금리 인상·인하 확률을 실시간 산출하는 CME 그룹의 무료 서비스다. 시장 심리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어 전 세계 중앙은행·IB·헤지펀드가 애용한다.
◆ 종합 전망
결국 이번 주 외환시장은 ‘CPI·파월 증언→달러 변동성→각국 통화 상대 강세·약세’라는 고리를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달러인덱스가 104선에서 지지를 확인할 경우, 유로·파운드는 제한적 강세에 그칠 수도 있다. 반대로 CPI가 또다시 예상을 하회하면 미 국채금리 하락과 함께 달러 추가 약세가 재개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매매보다는 Fed·ECB·BoE 통화정책 스케줄에 맞춘 옵션 전략으로 변동성 리스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주석
1. 달러인덱스 구성 통화: 유로(57.6%), 엔(13.6%), 파운드(11.9%), 캐나다 달러(9.1%), 스웨덴 크로나(4.2%), 스위스 프랑(3.6%)
2. 영국, 캐나다 등 의회제 국가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