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주 후반 약세로 돌아섰다. 27일(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00)는 전 거래일 대비 -0.41%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한 것을 — 즉,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가열되지 않았음을 — 긍정적으로 해석해 연준이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2025년 9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발간된 미시간대 9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가 전월 55.4에서 55.1로 하향 조정되면서 달러화 매도세가 심화됐다고 전했다. 이는 4개월 만의 최저치다.
달러 약세를 제한한 요인도 존재한다. 8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0.5%)를 상회하며 5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개인소득도 +0.4% 늘어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이처럼 소비와 소득 지표가 견조하게 나타나 달러화 낙폭은 일정 부분 제한됐다.
● 인플레이션 지표 세부 내용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전망치와 정확히 일치했다. 투자자들은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지 않는 한 연준이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치먼드 연은의 톰 바킨 총재는 “올해 초 기업 심리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으며, 고용과 물가가 추가로 악화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 유로화와 엔화 동향
EUR/USD 환율은 전일 대비 +0.32%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개한 8월 소비자물가(CPI) 기대지표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2.8%로 상승(7월 2.6%)한 점이 매파적 신호로 해석돼 유로 강세를 뒷받침했다. 시장은 ECB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보는 반면, 연준은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USD/JPY는 -0.20% 하락했다. 달러 약세와 함께 일본 도쿄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2.8%)를 밑도는 +2.5% y/y로 발표되며 엔화가 낙폭을 만회했다. 특히 식품·에너지 제외 지표는 +2.5%로 전월(+3.0%) 대비 둔화해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시켰다.
● 귀금속 시장 급등
12월물 금(Comex) 가격은 +1.01%(+37.90달러) 상승했고, 12월물 은은 +3.42%(+1.542달러) 급등했다. 은 현·선물가가 1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드러났다.
달러 약세 외에도 온건한 물가 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했고, 이는 보수적인 자산인 금·은 가격을 지지했다. 또한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금‧은 보유량이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기관 자금 유입도 확대됐다. 한편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상쇄했으나,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무역갈등·연준 독립성 논란 등 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귀금속에 우호적이다.
● 용어 해설
PCE 물가지수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로, 소비자가 실제 지출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연준이 물가 목표를 판단할 때 중시하는 지표다. 근원 PCE는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University of Michigan Consumer Sentiment Index)는 미국 소비자의 경제 전망과 현재 상황 인식을 조사해 소비자 지출 전망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 전망 및 시사점
현재 시장은 연준이 연내 두 차례, 총 50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소비·소득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플레이션이 재차 반등할 조짐이 나타난다면 연준의 스탠스가 다시 매파적으로 이동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동시에 ECB와 BOJ의 통화정책 방향성 차이가 심화되면서 주요 3대 통화 간 정책 디버전스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4분기 외환시장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투자자는 물가·고용·소비 지표의 세부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사 작성 시점(9월 28일) 기준, Rich Asplund 기자와 나스닥 측은 기사에 언급된 금융상품에 대한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