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미국발 무역 협상 훈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요 교역 상대국들이 8월 1일 고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잇따라 미국과 합의에 나서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결과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66.12달러로 전장 대비 0.87달러(1.33%) 올랐다. 이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무역협상 타임라인 및 정책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유예 시한을 7월 9일에서 8월 1일로 연장했다. 유예 기간 내 합의하지 못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압박 카드가 작동하면서, 각국은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과 무역 기본합의(trading framework)를 도출했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EU)과의 협상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영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가 합의를 마쳤으며, 캐나다·인도·한국·EU 역시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협상이 예전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분명한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재고 지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7월 19일 주간 석유재고 보고서(Petroleum Status Report)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16만 9,000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약 140만 배럴 감소)를 크게 밑돌았다. 상업용 재고는 총 4억 1,900만 배럴로 5년 평균 대비 약 8%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수출은 하루 33만 7,000배럴 늘어난 386만 배럴(bpd)로 집계됐고, 순수입은 74만 배럴 감소했다. 휘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으나, 디스틸레이트(항공유·경유 등) 재고는 290만 배럴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신 시장 전망에서 2025년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29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강세(불리시)’ 전망을 유지했다.
지정학적 변수: 러시아 제재
미국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정전에 대한 50일 유예 기한을 제시하며 제재 압박을 높였고, EU도 18차 제재안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을 현행보다 15% 낮췄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공식 대응 방침을 내놓지 않았다.
트레이더들은 “8월 둘째 주쯤 관세‧재고‧수요에 대한 큰 그림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 해설: ‘상호 관세’란?
‘상호 관세’는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매기는 관세만큼 동일하거나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조치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을 압박해 관세 장벽을 낮추거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적 도구로 쓰인다.
시장 영향 및 전망으로 볼 때, 무역협상 낙관론과 재고 감소가 중첩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제재, OPEC 증산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변동성을 확대할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