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도날드, ‘가치·가성비’ 전략 고수…소비 양극화 속 트래픽 사수 강조

맥도날드 미국사업부가치(value)와 가성비(affordability) 중심의 가격·메뉴 전략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라고 가맹 운영자들에게 주문했다. 외식업 전반에서 소비자 쟁탈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회사는 동일점포매출의 성장과 ‘저가·가성비’ 캠페인의 효과를 근거로 4분기 실적 개선 기대를 내비쳤다.

2025년 11월 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미국법인 사장 조 얼링거(Joe Erlinger)는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배포한 대미(對美) 운영자 대상 메모에서 “브랜드가 1년 넘게 추진해온 가치 중심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산업 전반의 압력, 역동적 변화, 공격적 경쟁 환경 속에서 감소하는 트래픽을 되찾으려면 고객 집착적(Customer-obsessed) 접근이 필수”라고 적시했다.

맥도날드는 같은 날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월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사업 부문에서 동일점포매출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선방했고, 특히 미국 동일점포매출이 2.4%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회사는 2.99달러 스낵 랩(Snack Wrap) 출시와 엑스트라 밸류 밀(Extra Value Meals) 도입이 주간 단위의 견조한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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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매장, 리치먼드(버지니아)
사진: 2025년 11월 3일(월)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맥도날드 매장. 사진=Al Drago | Bloomberg | Getty Images

핵심 인용

“우리는 긍정적인 비교 기준(comp) 기준의 고객 수 차이를 유지했지만, 전체 방문객 수(guest counts)는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절제된 가격 책정과 가치, 가성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조 얼링거, 미국 운영자 대상 메모

얼링거는 회사가 “올바른 계획을 갖고 있다”고 거듭 밝히며, 전년의 E. 콜라이(E. coli) 이슈로 버거 매출이 타격받았던 기저효과가 더해져 4분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고객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가속 페달을 떼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사는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실적 맥락과 소비 양극화

이번 실적 발표 콜에서 크리스 켐프친스키(Chris Kempczinski) CEO는 미국 패스트푸드(QSR) 시장의 소비자 양극화(bifurcation) 조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소득층 소비자의 QSR 트래픽은 3분기에 거의 두 자릿수 감소를 보였고, 이런 흐름은 거의 2년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고소득층 소비자의 QSR 트래픽은 분기 중 거의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며 견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과 주요 국제 시장의 소비자 건전성에 대해 경계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압력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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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프친스키는 별도의 글로벌 운영자 대상 메모에서, 브랜드가 진화하는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고 트래픽을 확대하기 위해 가치 리더십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치킨(Chicken)과 음료(Beverages)잠재력이 큰 카테고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제품·메뉴 전략: 스낵 랩과 밸류 밀, 음료 라인업 테스트

미국 시장에서의 2.99달러 스낵 랩입문가(Entry price) 역할을 통해 가격 민감층을 다시 매장으로 유도하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또한 엑스트라 밸류 밀은 구성 대비 체감 가성비를 강화해 주간 단위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지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체계적 ‘가치 바스켓(Value basket)’ 설계로 풀이된다.

한편 맥도날드는 위스콘신·콜로라도 주의 500개 매장에서 음료 카테고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현재는 폐지된 음료 특화 콘셉트 ‘코스믹스(CosMc’s)’에서 얻은 학습을 반영한 것으로, 카테고리 믹스 다변화와 트래픽 증대를 동시에 노린 조치다.

맥도날드 실적 보도 이미지
맥도날드, ‘도전적 환경’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 (동영상 길이 2:28, 프로그램: Squawk Box)

용어 해설과 맥락

QSR(Quick-Service Restaurant)은 주문 대기시간이 짧고 평균 객단가가 낮은 패스트푸드 체인을 뜻한다. 동일점포매출(Same-Store Sales)은 일정 기간 이상 영업한 기존 매장의 매출 증감률로, 바닥효과나 신규 출점의 왜곡을 배제한 핵심 성장 지표로 쓰인다. 게스트 카운트(Guest Counts)는 방문 고객 수를 의미하며, Comp Guest Count Gap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 방문자 수 추이를 가늠할 때 사용하는 내부 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가치(Value)·가성비(Affordability) 전략은 가격 인상 여지가 제한된 환경에서 시장 점유율 유지·확대의 현실적 수단으로 평가된다.


전략적 시사점

소비 양극화가 장기화될 경우, 저소득층 트래픽의 이탈은 전사 트래픽에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방어 수단은 크게 가격·프로모션·구성의 3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가격 책정의 규율을 통해 인플레이션·원가 압력 하에서도 체감 가성비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주기적이되 과도하지 않은 프로모션 빈도반복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셋째, 메뉴 구성(밸류 바스켓)을 통해 ‘가격 대비 만족’을 최대화하는 제품 설계가 필요하다. 맥도날드가 치킨·음료선별 투자를 천명한 것은, 해당 카테고리가 마진 구조수요 탄력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업계 경쟁(스타벅스·던킨·더치브로스 등 음료 강자 포함)에서 차별적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특히 E. 콜라이 이슈로 인한 전년 기저효과는 4분기 성과에 일시적 추세 개선을 가져올 수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결국 트래픽 저하를 얼마나 반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2.99달러 스낵 랩처럼 명확한 엔트리 가격표와, 엑스트라 밸류 밀처럼 구성 대비 만족이 높은 콤보 전략은, 가격 민감층의 방문 허들을 낮추는 장치로 기능한다.


경쟁 구도와 리스크

업계 전반의 공격적 프로모션단기 트래픽을 끌어오는 데 유효하지만, 장기 마진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얼링거가 강조한 “절제된 가격 책정”은, 단순한 할인 경쟁이 아닌 가치 설계 경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브랜드 일관성운영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소득계층별 상이한 수요에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를 동반한다.

결국, 맥도날드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고객 중심,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 이는 가격·메뉴·경험에 대한 집중적 실행을 뜻하며,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소비 둔화 압력 속에서도 트래픽 방어와 점유율 유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기사 말미 핵심

— 맥도날드의 3분기 EPS·매출은 월가 예상을 하회했으나, 글로벌 동일점포매출은 플러스였고 미국은 2.4% 증가했다.
2.99달러 스낵 랩엑스트라 밸류 밀가치 제안을 강화하며 주간 성장에 기여했다.
저소득층 트래픽 두 자릿수 감소 vs 고소득층 트래픽 두 자릿수 증가소비 양극화가 관찰됐다.
치킨·음료 카테고리에 대한 선별 투자500개 매장 음료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 회사는 가격 규율·가치·가성비를 통한 트래픽 회복에 방점을 찍고 연말 성수기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