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의 격화로 글로벌 시장이 위험회피(risk-off) 모드로 전환된 가운데, 바클레이즈(Barclays)는 이번 조정이 혼란에 따른 공황 매도라기보다는 질서 있는 위험 축소 양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2026년 3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전략가 엠마뉴엘 코(Emmanuel Cau)는 금요일 고객 메모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노출을 축소하고 있으나 “de-risking remains orderly with little evidence of broad-based panic selling so far“라며 현재의 자금 이동이 광범위한 패닉 매도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는 시장 약세가 미국 외 지역에 집중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유럽, 일본, 신흥시장(EM)처럼 최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던 지역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 민감한 지역에서 하방 압력이 컸다. 바클레이즈는 “equity market weakness has been concentrated in regions like Europe, Japan, and EM“라고 적시했다.
반면 미국 자산은 상대적 강건함을 보였다. 이러한 차별적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대규모로 이탈하는 것을 일시 중단하게 만들었다. 바클레이즈는 “Sell America and rotation toward RoW equity markets has paused given the lower sensitivity of US assets to energy costs”라고 밝혔다. 여기서 RoW는 Rest of World(세계의 다른 지역)을 뜻한다.
대표 지수인 S&P500은 지정학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으로 큰 하락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고, 변동성 지표인 VIX도 크게 급등하지 않았다. 바클레이즈는 “S&P500 is barely down on the week and Vix hasn’t spiked much”라며 이번 충격이 광범위한 시장 불안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원유 가격 급등이 궁극적으로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모에서는 “The longer the conflict persists, the greater stagflation risk, especially for energy-dependent regions outside the US”라며 분쟁 지속 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과거 사례를 들어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지만, 중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를 제공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Past geopolitical shocks, while disruptive for markets in the near term, mostly offered good medium-term buying opportunities.”
용어 설명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산출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기대 변동성 지표로 흔히 ‘공포지수’라 불린다. 숫자가 높을수록 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EM은 Emerging Markets의 약어로 신흥시장을 의미하며, RoW는 Rest of World의 약자로 미국을 제외한 세계 지역을 일컫는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시장 함의 및 추가 분석
바클레이즈의 관점은 몇 가지 주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미국 자산의 상대적 방어력은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점, 그리고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이는 단기 충격에서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거나 미국 자산이 덜 매도되는 경향을 강화한다.
둘째, 유럽·일본·신흥시장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공급망과 물류 차질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 실물경제(성장)와 물가(에너지·운송비) 양쪽에 압박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앙은행 정책 대응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예컨대 유럽 중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고려할 여지가 있고, 이는 성장 둔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 원유 및 에너지 가격 경로가 핵심 변수다. 바클레이즈는 가격 급등이 일시적일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만약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에너지 비용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증가한다. 이는 위험 자산 전반의 할인율을 높여 주가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넷째, 투자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유연한 리밸런싱과 헷지 전략이 중요해진다. 지정학적 사건이 단기적 충격으로 끝날 경우 매수 기회가 생길 수 있으나,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에너지·원자재 노출과 통화 리스크, 지역별 성장 둔화 노출을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유동성 확보, 섹터별·지역별 비중 조정, 파생상품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고려되어야 한다.
시나리오별 영향 예측
단기 시나리오(분쟁 단기화):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며 글로벌 위험 선호가 회복되고, 유럽·일본·신흥시장의 밸류에이션 조정이 매수 기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S&P500은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자금이 리스크 자산 전반으로 재유입될 수 있다.
중장기 시나리오(분쟁 장기화): 원유·에너지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에너지원 수입 의존도가 큰 지역에서는 성장률 하방 압력과 물가 상승이 동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이 경우 안전자산(달러, 미국 국채 등)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미국 외 지역의 주식·채권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진을 겪을 수 있다.
투자자에게 주는 실무적 권고
시장 참여자는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내 에너지·소재·운송 관련 섹터의 민감도, 신흥시장 및 유럽·일본 비중, 환 노출, 단기 유동성 확보 등이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구간에서는 명확한 손절·수익 실현 규칙과 더불어 단계적 매수(달러-코스트 애버리징) 등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권장된다. 바클레이즈의 분석은 현 시점에서 대규모 공황 매도로 인한 구조적 전환은 확인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나, 분쟁의 전개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과 시장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결론
종합하면, 현재의 ‘미국 매도(Sell America)’ 흐름이 보류된 배경은 미국 자산의 에너지 가격 민감도 상대적 낮음과 S&P500·VIX의 안정적 흐름에 기인한다. 다만 원유 및 에너지 가격의 향후 경로와 분쟁 지속 여부가 시장의 다음 국면을 결정할 핵심 변수이며, 투자자들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포지셔닝 점검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