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축 볼트 손상 우려로 포드 F-150 10만3천 대 리콜 명령

포드 모터 컴퍼니가 미국에서 판매된 F-150 풀사이즈 픽업트럭 10만 3,000여 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2일(현지시간) 해당 차량의 축(axle) 볼트가 파손돼 주행 중 구동력 상실 또는 차량이 굴러가는 ‘롤어웨이(roll-away)’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5812,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포드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한 모델은 2024년식과 2025년식 F-150이며, 총 103,076대가 미국 전역에서 이미 출고됐거나 판매 중이다. 회사 측은 “축 하우징을 지지하는 볼트가 특정 조건에서 균열·파단될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장 메커니즘은 비교적 단순하다. 축 볼트에 과도한 응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경우 금속 피로가 발생해 파단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차동장치가 정상적인 토크 전달을 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구동축이 회전력을 잃거나 파손된 부품이 굴러떨어지면서 차량이 주·정차 상태에서도 예기치 않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운전자는 변속기를 ‘P(주차)’에 놓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차량이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경사로에서 흘러내릴 수 있다”(NHTSA 리콜 공지 중)


F-150, 미국 베스트셀러 픽업트럭의 상징성

F-150은 포드의 대표 라인업이자 미국 내 판매 1위 픽업트럭으로, 지난해 70만 대 이상이 팔렸다. 상용·레저·패밀리카 등 다목적으로 쓰이는 만큼 부품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높다. 이번 리콜은 소량 생산 모델이 아닌 주력 차종에서 발생했기에 시장 충격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NHTSA란 무엇인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교통사고 사망·부상 감소를 목표로 차량 안전 기준을 제정·감독하는 연방 기관이다. 제조사는 결함 의심 사례를 인지할 경우 5영업일 이내 보고해야 하며, NHTSA는 이를 토대로 강제 시정명령(Recall)을 내릴 수 있다.

이번 건은 포드가 자체 조사 결과를 먼저 보고한 ‘자발적 리콜’이지만, NHTSA가 위험 수준을 높게 판단해 즉시 소비자 통보 절차를 시작했다. 해당 기관은 리콜 사실을 홈페이지와 우편으로 안내하고, 지역별 딜러망을 통해 무상 부품 교체를 실시하도록 포드 측에 명령했다.


소비자·투자자 관점에서의 파장

자동차 리콜은 통상적으로 무상 수리 비용, 브랜드 신뢰도 하락, 주가 변동성 확대라는 세 갈래 영향을 남긴다. 특히 F-150처럼 고마진 픽업의 결함은 포드의 연간 실적 추정치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는 “수리 비용 자체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반복되는 품질 이슈가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한다.

투자자가 기억해야 할 지표는 두 가지다. 첫째, 리콜 빈도: 동일 차종이 단기간에 여러 차례 리콜될 경우 품질 관리 체계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둘째, 부품 단가 대비 잠재 손해비용: 저가 부품 하나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집단소송으로 비화한 선례가 많다. 포드는 이번 축 볼트 이상으로 “추가 불량 여부를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만 밝혀 구체적 재무 영향은 추후 공시에서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실용 정보: 리콜 대상 차주 행동 지침

차량 소유자는 포드 리콜 웹사이트 또는 NHTSA 리콜 검색 시스템에서 17자리 VIN(차대번호)을 입력해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리콜 포함 시 가장 가까운 공식 딜러에서 축 볼트 교체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으며, 부품 수급 지연 시 일정 기간 대차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주차 시에는 주차 브레이크(파킹 브레이크)를 반드시 동시에 작동해 ‘롤어웨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동일 증상으로 사고·물적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고 당시 정비 영수증·견적서 등을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포드는 공식 리콜 번호 24S40을 부여했으며, 고객지원센터(1-866-436-7332)를 통해 배상·수리 내역을 상담할 수 있다.


기자의 한 걸음 더

이번 리콜은 ‘소비자 안전’과 ‘기업 리스크 관리’의 교차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차량 구조상 축 볼트는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구동계 핵심 부품을 지지한다. 미국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생필품에 가까운 ‘생활 인프라’이므로, 이 부품 하나의 신뢰성이 곧 브랜드 자산의 신뢰성으로 직결된다.

포드는 최근 전동화 전환에 집중하느라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품질 투자를 다소 늦췄다는 업계 관측도 있다. 물론 공식 확인된 바는 없지만, ‘디테일에서 시작된 크랙’이 거대 제조사 이미지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NHTSA가 과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한 대당 평균 리콜 비용은 약 370달러이며, 브랜드 리스크까지 포함하면 기업가치 훼손 규모가 최대 10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자동차 산업은 수십만 개 부품이 얽힌 초정밀 공급망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리콜을 ‘피해’ 자체가 아니라 품질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투자자·규제당국 간 적절한 정보 공유가 지속돼야 “안전과 신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