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경영자들이 잇달아 미국 경제의 ‘둔화(softening)’ 신호를 언급하며 시장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GS), JP모간체이스(JPM), 웰스파고(WFC), 모건스탠리(MS), PNC 파이낸셜(PNC), 바클레이스(BARC-GB) 등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일제히 공개 인터뷰에 나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와 노동시장 지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1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CEO는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이번 주 발표한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대폭 수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1. BLS 고용 통계 대규모 하향 수정
이번 주 BLS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의 비농업부문 고용 데이터를 예비적으로 91만1,000명 낮춰 잡았다. 이는 전년(약 60만 명) 대비 50% 이상 확대된 수정폭이며, 20년 만에 최대 규모다.
“고용 지표가 이렇게 대규모로 조정된 사례는 드물다. 이는 경제의 구조적 둔화를 가리키는 잠재적 위험 신호다”(시장 애널리스트 코멘트)
2. 대형 은행 CEO들의 현장 체감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아직 ‘chugging along’(투박하지만 꾸준히 전진)하고 있으나, 곳곳에서 완화 신호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BLS 통계뿐 아니라 민간 데이터에서도 고용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도 “연준이 아마도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낮출 것”이라면서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weakening) 단계인지 경기침체(recession)로 가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consumer)의 체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찰스 샤프 CEO는 “상위 소득층(high-income)과 하위 소득층(low-income) 간 소비 여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기업은 호실적을 공시하지만, 저소득 가계는 생활비 상승으로 빠르게 한계에 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는 “코로나19, 두 차례의 트럼프 행정부 등 숱한 불확실성을 거친 미국 기업들은 ‘내성’을 키웠다”면서도 “정책 불확실성이 점차 정량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완만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겠지만,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 S. 벤카타크리슈난 바클레이스 CEO는 “노동시장 부진을 이유로 연준이 ‘마진(margin)’을 깎는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당장 눈앞에 있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 대통령-연준-BLS ‘정책 삼각 관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BLS 국장을 전격 해임하며 “데이터 수집 방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더 빠른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4.25%~4.50% 구간에서 9개월째 동결돼 있다.
4. 시장의 베팅
CME FedWatch Tool에 따르면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25bp 인하 확률을 거의 100%에 가깝게 반영하고 있으며, 일부는 50bp(0.50%p)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5. 한국 독자를 위한 용어 설명
- Basis Point(bp): 금리 변동 폭을 1bp=0.01%p로 표시하는 단위로, 25bp는 0.25%포인트에 해당한다.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 BLS: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미국 내 고용·임금·물가 등 통계를 담당한다.
6. PNC 파이낸셜의 관측
PNC의 빌 뎀책 CEO도 “고용난, 임금 압박 등 경제 내부 압력이 존재한다”며 “소비가 현재 경기를 지탱하고 있으나, 구조적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 이슈가 해결되더라도 이러한 압력은 간단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수정된 고용 데이터가 경기 모멘텀을 과소평가할 수도, 혹은 실제 약화를 드러낼 수도 있다”며 데이터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CEO들의 체감온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신중 모드’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후에도 경기 회복 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크다.
8. 기자의 시각
본 기자는 노동시장과 소비자 신뢰지수 간 괴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근 몇 년간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완전고용’이라는 이중 목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 왔다. 이번 BLS 수정과 CEO 코멘트는 통화정책 전환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실물경제의 실질 변화를 반영한 것임을 시사한다. 향후 추가 지표—특히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주간 실업수당 청구—가 연준의 결정을 어떻게 교정할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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