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재정적자 확대와 성장 둔화 속 장기적 약세 전망 및 글로벌 파급효과

미국 달러 장기 하락 배경

2025년 중기 이후 주요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USD)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66명의 FX 전략가 중 59명(약 90%)은 향후 몇 개월 동안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국가부채 급증, 경제성장 둔화 우려,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급증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는 2025회계연도를 맞아 36조2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최근 통과된 세금 감면 및 지출 법안은 향후 10년간 추가로 3조300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초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 재무부의 최근 보고서는 주요 장기채권 수익률이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상승으로 인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채권 투자자들은 대규모 재정적자에 따른 국가부채 부담 증가를 반영하여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이는 달러 자산의 매력도를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2. 경제성장 둔화 및 경기 전망

ADP의 민간 부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신규 고용은 3만7000명으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시장의 둔화는 소비자 지출 감소로 이어지며 경제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2%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까지도 1.5~2.2% 수준에서 완만하게 회복될 전망이다. 경기 둔화는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실질금리 상승 압력을 제한한다.

3.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과 노동시장 과열 방지를 위해 당분간 금리 동결 혹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연준의 금리 신호가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확대하나,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하락 기대 요인이 달러 약세를 견인할 수 있다.


달러 약세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파급효과

달러화 약세는 단일 주제이지만, 글로벌 자산·상품·통화시장 전반에 복합적인 파급효과를 미친다. 수출주·원자재·신흥국 금융자산이 수혜를 입는 한편,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 외채 상환 부담 증대 등의 부작용도 따른다.

1. 미국 기업 및 산업별 영향

  • 수출주 경쟁력 강화: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 제조업·IT·농산물 등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자동차·화학·항공장비 업종은 해외 매출 비중이 40% 이상으로, 달러 약세 시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 수입 비용 증가 및 인플레이션: 에너지·원자재·중간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기업은 비용 상승 압박을 받는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을 자극하여 연준의 통화정책 고착을 부추길 수 있다.
  • 금융기업의 환위험: 은행·보험사 등 금융업종은 외화부채 및 헤지 포지션 조정이 필요하다. 달러 약세로 외화 자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으나, 헤지 전략으로 일부 상쇄가 가능하다.

2. 자산시장별 영향

자산군 달러 약세 시 영향
국내 주식 시장 수출주·에너지·소재 업종 강세, 금융·유통·소비재 업종 혼조
채권 시장 해외투자 자금 유입 감소로 장기채금리 상승 압력, 외국인 채권투자 매력도 하락
원자재 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 상승, 에너지·귀금속 강세
신흥국 자산 통화 가치 상승으로 채무상환 부담 경감, 자본유입 확대
암호화폐·대체투자 달러 가치 하락 헤지 수단으로 수요 증가

3. 신흥국 및 글로벌 무역

달러 약세는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통화가치를 높여 대외부채 상환 비용을 낮춘다. 브라질 헤알, 인도 루피, 멕시코 페소 등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채무위험 완화와 성장 모멘텀 확보에 유리하다. 반면, 원자재 수입국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교역량은 달러 약세 국면에서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경향을 띤다.


정책 대응 시나리오 및 전망

1. 재정건전성 회복 노력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장기적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세제개혁, 지출효율화 방안 도입이 요구된다. 사회보장·의료지출 확대, 국방비 지출 압박 등을 고려할 때, 재정적자 축소가 시급하다. 향후 2~3년 내 재정균형 법안 통과 여부는 달러 가치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2. 연준 통화정책 변화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상(2%)을 향한 재차 고착 우려가 존재할 경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 반면 성장 둔화가 심화되면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며, 이는 달러 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유연한 평균 물가목표제'(FAIT) 도입 논의가 달러화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 글로벌 정책 공조 가능성

미·유럽·일본 등 주요 3개국(G3) 중앙은행 및 재무당국 간 정책 공조는 달러 급락·환율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공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전문가 의견 및 결론

칼럼니스트 이중석은 “미국 달러의 장기 하락은 단순한 통화 변동이 아니라, 재정·경제·정책 측면의 구조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면서 “투자자는 환율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되, 달러 약세 국면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수출주·원자재·신흥국 자산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미국 재정건전성 회복 노력,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방향, 주요국 정책 공조 여부를 면밀히 관측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수시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약세 국면은 글로벌 자본 흐름과 물가·금리 구조를 재편할 것이며, 투자자와 기업은 선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