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발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해외 개발원조 동결로 잠정 중단됐던 네팔의 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정부가 자금 지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이 네팔 재무부 공식 성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측은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 네팔 컴팩트에 대한 6개월간의 효율성·정책 일관성 점검을 끝내고 사업 추진을 ‘권고(recommend)’했다.
MCC는 지난 2017년 네팔 정부와 협정(Compact)을 체결하고, 총 5억 달러(약 6,550억 원)를 투입해 400kV 전력 송전선(총연장 315km) 및 도로 300km 구간을 개선·신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네팔은 세계은행 기준 1인당 GDP가 1400달러 수준에 불과한 최빈국으로, 송전선 건설은 인도와의 전력 교역 확대를 겨냥한 핵심 사업이다.
네팔 재무부 성명1은 “MCC 네팔 컴팩트 이행이 공식적으로 권고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만 밝혔으며, 구체적 일정이나 절차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네팔 미국대사관도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는 지역 에너지 안보와 도로 인프라 개선을 통해 네팔의 번영을 지원한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네팔 정부는 즉시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원조 동결 배경
2025년 1월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한 첫날 90일 간 모든 해외 개발원조를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명령은 ‘미국의 이익 및 외교정책 목표와의 정합성’ 재점검을 이유로 들었다. 이 조치로 MCC뿐 아니라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지원하던 교육·보건·농업·통계 등 7개 프로젝트도 전면 중단됐고, USAID 현지 인력 수천 명이 해고되면서 사실상 USAID 네팔 사무소가 셧다운 상태에 빠졌다.
국내 정치적 논란과 의회 비준
네팔 내부에서는 2022년 MCC 보조금이 ‘주권 침해’를 초래한다는 야권의 주장으로 대규모 거리 시위가 발생했다. 반대 세력은 “프로젝트 통제권이 카트만두가 아닌 워싱턴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같은 해 네팔 연방의회가 찬성 다수로 협정을 비준하면서 법적 논란은 일단락됐다.
추가 설명: MCC·USAID란?
1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은 2004년 미국 의회가 설립한 성과 기반 개발원조 기관으로, 부패·정치 자유도·경제정책 등 20여 개 지표를 충족한 국가에 대규모 인프라 자금을 일괄 지원(Compact)한다.
2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국무부 산하 최대 개발협력 기구로, 1961년 설립 이후 100여 개국에서 보건·교육·식량안보 사업을 수행해 왔다.
향후 일정 및 전망
네팔 정부는 “지체된 일정만큼 공사 기간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MCC 측이 2028년까지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한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완공 후 네팔은 인도 및 방글라데시와의 전력 수출로 연간 최대 2억 달러의 외화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건설·친환경 에너지 업계는 “이번 지원 재개가 히말라야 수력 발전 프로젝트(10GW 잠재량) 투자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한편, USAID가 중단한 7개 사회개발 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재무부 관계자는 “교육·보건 분야 프로젝트도 곧 검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만 전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환율은 1달러=1,310원(2025년 7월 26일 서울외환시장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