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최근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 따르면, 미국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과 전략 수립에 있어 관세(타리프) 대응,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의 조세 인센티브, 그리고 인공지능(AI) 활용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8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번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사업 설명자료·투자자 프레젠테이션 등 약 700여 건의 기업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주문잔고(order books)”와 “가이던스 상향(raise guidance)”을 언급한 비율이 최근 수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금융, 소비재, 기술 4개 섹터의 2025·2026년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가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새로운 정책 환경과 전략적 비용 통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 ‘원 빅 뷰티풀 빌 법(OBBBA)’ 효과
보고서는 연구·개발(R&D) 비용 즉시 상각과 보너스 감가상각(Bonus Depreciation) 조항을 핵심으로 하는 OBBBA가 “자유현금흐름(FCF)을 가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2025년 3분기부터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며, 특히 산업재·커뮤니케이션·기술 업종에서 FCF 증가 폭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EPS보다는 FCF 측면에서 혜택이 더 뚜렷해 아직 시장에 과소평가돼 있다”
는 것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용어 해설: OBBBA는 2024년 말 의회를 통과한 기업활력 제고용 조세 법안으로, R&D 즉시 비용 처리와 투자 자산에 대한 100% 보너스 감가상각을 허용한다. 이는 세전 이익(EPS)에 즉각 반영되기보다는 세후 현금흐름 개선으로 나타나, 배당·자사주 매입·CAPEX 여력을 확대한다.
● 관세(타리프) 대응 전략
모건스탠리는 “기업들은 가격 결정력, 공급망 재편, 비용 절감 등 다각적 수단으로 고율 관세의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격 인상(Pricing Power), 외환 헤지, 재고 선적재(Stockpiling), 공급기지 다변화 등이 거론됐다.
다만 보고서는 “실질적인 매출 단가 상승 및 매출원가(COGS) 영향은 2025년 3·4분기에야 재무제표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향후 분기 실적에서 가격 전가 능력의 격차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인공지능(AI) 도입 현황과 잠재 가치
AI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의 빈도로 언급됐지만, 전 분기보다는 다소 줄었다. 모건스탠리는 “광범위한 약속의 단계에서 구체적 실행 단계로 이동 중”이라고 평가하며, 생산성 개선은 아직 초기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AI 도입으로 창출될 연 92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이익이 장기적으로 S&P 500 지수 기업의 시장 가치를 13~16조 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S&P 500 시가총액 기준
AI 관련 추가 설명: 기업들은 ▲AI 기반 고객 서비스 자동화 ▲공장 및 물류센터의 디지털 트윈 구축 ▲생성형 AI를 활용한 코드 자동화 등으로 초기 ‘생산성 레버리지’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총소유비용(TCO)에 대한 내부 검증이 진행 중이라, 실질적 마진 기여도는 2026~2027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EPS보다 FCF가 투자 지표로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주당순이익 중심의 밸류에이션이 지배적이었으나, 고금리·고관세 환경에서 현금흐름 기반 스토리가 강력해지는 흐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OBBBA처럼 특정 세제 인센티브가 산업재·기술 업종의 CAPEX 사이클을 견인하면, 반도체·자동화 설비·클라우드 인프라 공급 기업이 ‘2차 수혜’를 얻을 가능성도 크다. 덩달아 공급망 리셔링(Reshoring)과 관세 회피 목적의 다국적 공장 이전이 가속될 경우, 멕시코·인도·동남아 등 신흥 제조 거점이 한국 기업의 복합 공급망 전략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단순히 EPS만 살필 것이 아니라 FCF 변동, 세제·무역정책 수혜 여부, AI 파이프라인의 현실화 속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실적 시즌은 관세 전가율과 AI ROI(투자수익률)에 대한 기업별 온도 차가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으므로, 섹터·기업 특성에 맞춘 선택적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