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더 이상 ‘동질적 집단’ 아니다…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만 고공행진

Investing.com이 인용한 BCA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술주 랠리가 심화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 지수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CA 리서치 전략가 다발 조시(Dhaval Joshi)이 이끄는 팀은 “엔비디아(NASDAQ:NVDA)와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는 각각 사상 최고가를 한층 더 넘어 이전 기록 대비 약 20% 추가 상승한 반면, 애플(NASDAQ:AAPL)은 최고가 대비 거의 20% 하락한 수준에서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두 종목의 고점 갱신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¹이라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 집단 내부에서도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준다. 이 집단에는 아마존(NASDAQ:AMZN), 테슬라(NASDAQ:TSLA), 알파벳(NASDAQ:GOOGL), 메타 플랫폼스(NASDAQ:META) 등이 포함되며, 최근 수년간 AI(인공지능) 열풍을 동력으로 S&P 500 지수를 크게 앞질러 왔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가 흐름

BCA는 보고서에서 “미국 기술주 및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더 이상 하나의 동질적 섹터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의 관심과 자금이 특정 기업, 특히 AI와 직결된 사업 모델 및 투자 역량을 보유한 소수 종목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이 20% 감소하며 약 0.7조 달러가 사라졌음에도,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 급증분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 BCA 리서치

AI 수혜 기대가 집중된 배경에는 세부 사업 구조의 차이가 있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하며 대형 언어모델(LLM) 훈련에 필수적인 연산 자원을 공급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경쟁 우위를 강화해 왔다.

반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설비투자(CapEx)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아이폰’이라는 견고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AI 분야에서의 선제적 투자가 동종 업계 대비 미흡하다는 평가가 주가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해설 · 전망

필자는 이번 리서치 노트가 ‘빅테크 내부 양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고 판단한다. 과거에는 ‘기술주’라는 한 묶음만으로도 섹터 로테이션이 설명됐지만, AI 특화 자산이 아닌 종목은 더 이상 동일선상에서 비교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첫째,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에 따른 칩 수요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을 보유한 회사가 차세대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둘째, 생성형 AI 모델 상용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 지출데이터 독점이 필수적이므로, 현금흐름이 탄탄한 플랫폼 기업만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 일부 기업만이 ‘초격차’를 형성할 전망이다.

셋째, 주가 지수 편향(Index Skew)이 심화돼 S&P 500 내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시총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지수형 투자전략의 위험/수익 프로파일이 과거 대비 크게 변동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기술주=성장주’라는 단순 구분을 넘어, 각 기업의 AI 준비 수준·설비투자 계획·생태계 확장력 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한 소수 종목 중심의 상승세는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밸류에이션수익전망 간 괴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1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은 2023년 이후 미국 증시를 주도해 온 7대 기술 대형주(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를 일컫는 시장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