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현지] 영국 정부는 현지 시각 13일(토) 미국계 민간 자본이 영국 금융 서비스 산업에 총 12억5,000만 파운드(약 16억9,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페이팔(PayPal),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씨티은행(Citi Bank), S&P 글로벌(S&P) 등 미국 금융·핀테크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2025년 9월 1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부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까지 전역에서 1,8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성명서는 “이번 투자가 수백만 명의 고객에게 금융 혜택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력은 영국 금융 허브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기가 될 것이다.”영국 재무부 관계자 발언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금융 산업 규제 체계를 재정비하며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적극 유치해왔다. 특히 핀테크·지불결제·시장데이터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본사 혹은 유럽 거점이 이전·확장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환율·투자 규모 분석
성명에 제시된 환율은 1달러 = 0.7377파운드다. 이를 적용하면 총 투자액 12억5,000만 파운드는 미화 약 16억9,000만 달러 규모다. 단기적으로는 파운드화 수요 증가가 예상돼 파운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영국 진출을 가속화하면 런던 증시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지역별 오피스·데이터센터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페이팔은 영국 내 중소상공인을 위한 결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은행은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부문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P 글로벌은 시장데이터 센터를 스코틀랜드에 설립해 금융 정보 서비스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배경·의미
영국 금융 서비스 산업은 GDP의 약 8%를 차지하며, 런던·에든버러·벨파스트·맨체스터 등 주요 도시가 유럽 내 최대 금융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EU 단일시장 접근성이 축소되면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지속돼 왔다. 이번 대규모 미국 자본 유치는 규제 혁신·세제 지원 등 영국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영국은 스코틀랜드 독립 재논의, 북아일랜드 프로토콜 등 정치적 변수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은행·핀테크 기업이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는 점은 ‘제도적 불확실성’보다 ‘시장 잠재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전문가 통찰
금융정책 싱크탱크 런던 파이낸스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1,800개 일자리는 단순 수치를 넘어 고급 기술·데이터 분석·사이버보안 등 부가가치 높은 직무 중심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영국이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 도입한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노동단체는 “글로벌 대기업 중심의 투자가 지역 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다”며 일자리의 질과 지역 안배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AI·머신러닝 기반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결제의 고도화는 금융 서비스의 신뢰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투자 기업 간 협업이 촉진되면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금융·핀테크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면서도 “사이버보안·개인정보 보호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용어 해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robo-advisor· 블록체인 송금 등 기술 기반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FDI(Foreign Direct Investment)는 외국 기업이 타국에 물리적 자산이나 사업체를 설립·확장하며 장기간 경영권을 확보하는 직접투자를 뜻한다. 단순 채권·주식 투자와 달리 고용·설비투자 효과가 크다.
향후 전망
영국 재무부는 내년 상반기 후속 투자 라운드를 개최해 추가 10억 파운드 규모의 해외 자본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 협상 초기 단계). 각 투자사의 구체적 채용 일정은 오는 4분기에 순차 발표될 예정이며,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더욱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Global Financial Centres Index) 3월 보고서에서 런던은 뉴욕·싱가포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미국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런던의 순위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달러 대비 파운드 환율(1달러=0.7377파운드)을 기준으로, 이번 투자로 인한 단기 자본 유입은 영국 외환시장의 스프레드 축소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물가 전망과 병행해 환율 변동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금융 대기업들의 집단적 투자 결정은 영국의 정책 신뢰도를 확인시켜 주는 신호탄이자, 지역 경제와 고용 창출에 실질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영국 금융 서비스 업계는 디지털 혁신 가속·규제개선을 양 날개로 삼아 글로벌 투자 허브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