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동향] 미국의 금리 인상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25일(현지 시각)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완화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둔화되는 미국 고용시장 지표에 주목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재점검했다.
2025년 9월 2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럽 전체 흐름을 나타내는 Stoxx 600 지수는 전장 대비 0.3% 내린 552.21포인트에서 장을 마쳤다. 하루 전 0.2%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다. 독일 DAX 지수는 0.4%, 프랑스 CAC 40은 0.5%, 영국 FTSE 100은 0.2% 각각 떨어졌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대신 현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독일 소비심리의 예상 밖 개선이 하락폭을 제한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가 발표한 10월 전망 소비자신뢰지수는 –22.3으로, 전월 수정치 –23.5에서 상승하며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특히 가계소득 기대지수가 개선된 것이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지목됐다.
섹터별로는 자동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8월 유럽 승용차 등록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증가했다고 발표하자, BMW는 1%, 르노는 2.4% 뛰었다.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 완화와 친환경차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TotalEnergies는 자사주 매입 속도 조절 계획을 공개하면서 파리 증시에서 1%가량 밀렸다. 회사 측은 “유가 변동성과 투자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감안해 남은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를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방산업체 Babcock International도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음에도 1.3%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성장 모멘텀 부재가 주가에 부담”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같은 런던 시장에서 JD Sports Fashion은 1억 파운드(약 1,7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착수 소식에 3.2% 급등했다. 영국 안전·보건기기 제조업체 Halma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 후 1.3% 오르며 레인지 상단을 시험했다.
▶ 용어 해설과 배경
Stoxx 600 지수는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를 포괄하는 벤치마크로, 미국의 S&P 500과 유사한 범유럽 지수다. 또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Share Buyback)은 상장사가 유통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 주식수를 줄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재무 전략으로, 배당 확대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독일 가계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소비 및 소득 전망을 조사해 산출하며, 0을 기준으로 0 이상이면 긍정, 0 이하이면 부정을 뜻한다. 음(陰)의 영역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이번 반등은 하방 압력이 완화됐음을 시사한다.
▶ 기자의 시각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며 에너지 비용 부담이 재차 부각되는 상황에서, 유럽 투자자들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금융시장은 “미국이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묶어둘 경우, 유로존 중앙은행(ECB)도 완화적으로 전환하기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에 따라 유럽 증시는 미국 매크로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자국 소비 지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시그널이 확인된다면, 기업 실적이 외부 변수에 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2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하고, 임금 인상이 실질 구매력을 뒷받침한다면 유럽 증시는 펀더멘털 방어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이번 약세는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한 긴장감을 반영한 전형적인 리스크-오프 세션으로 평가된다. 독일 소비심리 개선, 자동차 판매 반등 등 개별 호재는 존재하지만, 주도 섹터 부재·거래량 감소가 지속되는 한 뚜렷한 방향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