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1.5조(미화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예산 요구는 투자자들의 질문을 촉발했다. 그러나 다수의 애널리스트와 정책 관측통은 현재의 정치·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해당 수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한다.
2026년 1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 재정에서 2025 회계연도(Fiscal 2025)의 국방 재량지출( discretionary funding)은 8320억달러이며, 과거 입법을 통해 배정된 추가 1500억달러의 의무지출(mandatory funding)이 있어 시간이 지나며 집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전에 2026 회계연도에 대한 1조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제시한 바 있는데, 해당 수준도 이미 세출 조정과정에서 재량지출이 완만하게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조정법( reconciliation)이 필요한 수준이다.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애널리스트 토빈 마커스(Tobin Marcus)는, 만약 국방예산을 $1.5조까지 끌어올리려면 약 $6700억의 추가적인 의무지출이 재조정법(reconciliation)을 통해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를 “극히 가능성 낮다(extraordinarily unlikely)”고 평가했다.
“따라서 우리가 문자 그대로 그 $1.5조 수치에 도달할 방법은 없다.”
마커스는 다만, 국회를 통한 재조정법이 방어적 수단으로만 좁게 설계될 경우 국방지출을 $1조 수준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동료 애널리스트들보다도 두 번째 재조정법이 최종적으로 통과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동일한 입법 수단에 집약되고 있는 다양한 우선순위의 충돌을 들었다.
재조정법(reconciliation)은 미국 의회에서 예산 관련 법안을 상원에서 필리버스터 없이 과반수(51표)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절차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세·지출·부채한도 등 예산 영향이 큰 사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나, 그 적용 범위와 내용에 대해 상원 내 다수당의 전략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 절차는 예산 영향력이 큰 사안을 통과시키는 데 유리하지만, 동시다발적 의제가 결합될 경우 통과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조정법을 소비자 대상 경기부양 수표(소위 ‘stimulus checks’) 지급을 위해 활용할 뜻을 내비쳤고, 하원 의장 마이크 존슨(Mike Johnson)은 의료 관련 입법을 논의해왔다. 동시에 재정 보수파는 이전 예산 합의에서 제외된 추가적 연금·복지( entitlement) 삭감을 추진할 기회를 요구한 상태다. 이러한 요구들이 좁고 불안정한(restive) 하원 공화당 다수의 내부 압력 속에서 충돌하면서, 마커스는 국방지출을 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는 “스스로의 무게에 짓눌려 붕괴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재정적 함의
국방예산을 단기간에 대폭 늘리는 시도가 현실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과 거시경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방위산업체(국방 관련 방산주)에 대한 기대치는 정책적 확신의 정도에 따라 등락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재조정법 논의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1조 수준으로 국방지출이 소폭 확대된다면, 방산주와 관련 장비·인프라 수혜기업은 단기적 주가 상승과 장기 계약 증가 기대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 $1.5조와 같은 대규모 증액이 불발될 경우 이미 반영된 기대가 제거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연방 지출의 급격한 증대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채권시장과 국채 수익률에 상승(금리상승)의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추가 지출을 채택하기 위해 차입을 늘려야 하는 가능성 때문이며, 장기적으로는 예산 적자 확대가 재정건전성 우려로 연결될 수 있다. 반대로 큰 폭의 증액이 없을 경우, 예산 적자 우려는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국채 수익률 안정에 기여할 여지도 있다.
정책 우선순위의 충돌은 또한 다른 분야의 지출 배분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국방 지출이 대폭 늘어나면 사회복지·교육·인프라 투자에 대한 재원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반대로 국방 증액이 제한적이라면, 의회는 다른 재정적 수단을 통해 정치적 약속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대응과 투자자 관점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입법 절차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언론 보도나 정치적 발언이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방산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은 정책 변경 가능성에 민감하므로, 계약 수주 가능성·정부 예산 배정의 스케줄·의회 합의의 범위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셋째, 채권·외환·금리 민감 자산에 대한 포지션은 재정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1.5조 국방예산 요구는 투자자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주요 시장 분석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재조정법을 통한 부분적 증액 가능성은 존재하며, 그 범위와 형태에 따라 방산주와 채권시장 등 주요 자산군에 미칠 영향은 상이할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