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발 로이터 통신 공동 기사에 따르면 인도 준비은행(Reserve Bank of India·RBI)의 통화정책위원회(MPC)는 8월 6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레포금리)를 현행 연 5.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인도산 수출품에 최고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가 7월 18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7명 중 44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회의에서 동결을 전망했으나, 관세 발표 이후 일부 응답자들은 “25bp(0.25%포인트) 인하도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ANZ 리서치는 “관세 발표가 없었더라도 25bp 인하 논거가 충분했지만, 이번 조치는 추가 성장 충격”이라며 “성장률과 물가 모두 RBI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BI는 지난 6월 예상보다 큰 50bp를 전격 인하하고 통화정책 스탠스를 “중립(neutral)”으로 전환하며 “향후 지표 의존적(data dependent)”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7월 HSBC-S&P 글로벌 제조업 PMI는 59.1로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기업 신뢰도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경쟁 심화와 물가 부담을 이유로 들며 “잠재 수요 약화”를 우려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0%로 6년 만의 최저치이자 중앙은행 목표 범위(2~6%) 하단에 근접했다. 시장은 7월 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아스타 굿와니 인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화 완화 여건이 무르익었으나, 연속 네 차례 금리 인하로 정책 여력을 소진할 만큼 결정적이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산자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지난달 “인플레이션과의 전투에서 1차 승리는 거뒀지만 전쟁은 계속된다“며 “정책은 현 수준이 아닌 미래의 성장·물가 전망을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라 역시 6월 대폭 인하 후 스탠스가 중립으로 이동한 점을 들어 “8월 추가 인하의 문턱은 높다”면서도 관세 변수 등을 이유로 인하 확률을 기존 10%에서 35%로 상향했다.
한 국영은행 채권 트레이더는 “채권·이자율 스왑 시장은 아직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만약 깜짝 인하가 단행되면 가격이 급등(금리 급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본 시나리오는 비둘기파적(완화적) 논평과 금리 동결”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유동성 관리 프레임워크 개편안이 함께 발표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용어 설명]전문가 팁
레포금리(repo rate)는 RBI가 시중은행에 단기 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금리로, 인도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하는 선행 지표다. 유동성 프레임워크란 중앙은행이 시중 유동성(시중 자금의 팽창·수축)을 관리하기 위한 도구·규정을 말한다.
본 기자는 현재 물가와 성장 흐름, 그리고 미·중 통상 환경 등을 종합할 때 RBI가 연말 이전 25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8월 회의에서는 동결 후 비둘기파적 시그널만 주고 향후 데이터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