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인하 관측에 커피 선물 급락

커피 선물 가격이 미국의 관세 인하 가능성 부각과 공급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락했다. 12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은 수요일 종가 기준 -19.05센트(-4.51%) 하락했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는 -252달러(-5.46%) 내렸다. 특히 로부스타는 2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2025년 11월 1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의 직접적 촉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날(화요일) 늦은 시각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커피에 부과된 일부 관세를 낮출 것이다(We’re going to lower some tariffs on coffee).”

라고 말했고, 다음 날인 수요일에는 재무장관 베센트(Bes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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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커피 포함)에 관해 향후 며칠 안에 상당한 발표(substantial announcements over the next couple of days)가 있을 것”

이라고 언급하면서 매도세가 가속화됐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ICE) 시세 개요
참고: KCZ25는 2025년 12월 만기 아라비카 커피 선물이다계약코드.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 변수만이 아니라 공급 전망의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황 악화 속에서 ICE 커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배경에는 브라질산 대미 수입에 대한 50% 관세가 있었다. 바차트에 따르면, 이로 인해 미국 내 유통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생두 신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미국이 소비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변화는 수급에 큰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로부스타 커피 선물(ICE) 시세 개요
참고: RMF26는 2026년 1월 만기 로부스타 커피 선물이다계약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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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전망: 브라질·베트남 변수

국제 원자재 브로커리지인 스톤엑스(StoneX)는 2026/27 시즌에 브라질의 커피 생산이 총 7,070만 포대(60kg 포대 기준)에 이를 것으로 최초 전망했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4,720만 포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생산 회복 가능성은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상 여건도 단기 약세 압력을 더했다. 브라질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월요일 발표에서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11월 7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강우 72.1mm를 기록해 역사적 평균의 160%에 달했다고 전했다. 충분한 강우는 개화·결실기의 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해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부담이 된다.

또한 베트남발 공급 확대 신호도 뚜렷하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지난주 목요일, 2025년 1~10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31만 톤(MM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5/26 커피 생산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가 예상된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도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일 경우 2025/26 생산이 전 작기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수급 균형 신호: 재고·수출 흐름

타이트한 글로벌 공급을 시사하는 지표도 존재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현 마케팅 이어(10월~9월) 글로벌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 3,865.8만 포대였다고 월요일 보고했다. 수출 둔화는 중장기적으로 가격에 지지가 될 수 있다.

선물 거래소의 체계적 재고도 줄었다. IC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수요일 기준 404,930포대1.75년래 최저를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는 월요일 5,873계약으로 3.75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바차트는 브라질산 대미 50% 관세미국 내 재고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생두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미국 시장의 가용 공급은 더욱 타이트해졌다.


기상 변수: 라니냐 가능성과 작황 리스크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 10~12월 기간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라니냐는 브라질 주요 산지에 과도한 건조를 유발할 수 있어 2026/27 작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만큼, 해당 리스크는 가격에 중장기적 상방 요인이 된다.

브라질 농업통계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발표에서 브라질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5월 추정치(3,700만 포대) 대비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제시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치도 동일 기간 -0.9% 내려 5,520만 포대로 수정했다.


글로벌 밸런스: USDA FAS 전망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세계 커피 생산이 2025/26 시즌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대 1억 7,868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1.7% 감소한 9,702.2만 포대, 로부스타+7.9% 증가한 8,165.8만 포대로 예상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2025/26 생산이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4년 만의 최고치)로 제시됐다. 2025/26 기말 재고는 +4.9% 증가한 2,281.9만 포대(2024/25: 2,175.2만 포대)로 전망됐다.


용어·지표 해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향미가 섬세하고 산미가 도드라지는 고급 품종으로,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서 생산된다.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병충해에 강해 생산비가 낮으며, 베트남이 최대 생산국이다. 블렌딩과 인스턴트 커피 원료로 널리 쓰인다.

포대(Bag): 국제 커피 거래의 표준 단위로, 1포대는 통상 60kg을 의미한다. 기사에 언급된 ‘포대’ 수치는 60kg 환산 기준이다.

ICE 재고: ICE(Intercontinental Exchange)가 모니터링하는 창고 인증 재고로, 선물인도 가능 물량을 반영한다. 재고 감소는 단기 수급 타이트닝 신호로 해석돼 가격에 지지적이다.

계약코드(KCZ25, RMF26): 선물의 품목·만기월·만기연도를 조합한 표기다. 예컨대 KCZ25는 커피(KC), 12월(Z), 2025년(25)을 의미한다.

라니냐: 적도 태평양 수온 저하 현상으로, 남미 곡물·커피 벨트에 가뭄을 유발할 수 있다. 발생 시 브라질 커피 생산에 하방 리스크가 커진다.


시장 영향 분석과 향후 체크포인트

단기: 트럼프 대통령과 재무장관의 관세 완화 시사 발언은 즉각적인 약세 트리거로 작동했다. 현재 가격은 관세 인하에 따른 미국 내 수입 정상화 시나리오를 빠르게 디스카운트하고 있다. 직전까지 미국 시장의 타이트한 공급을 야기하던 브라질산 50% 관세가 완화될 경우, ICE 재고 재축적 및 베이시스 정상화 기대가 확산될 수 있다.

중기: 스톤엑스의 브라질 2026/27 생산 급증 전망(+29% y/y)은 향후 12~18개월 구간에서 공급 우위 스토리를 강화한다. 베트남 생산·수출 증가도 로부스타 단가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ICO의 글로벌 수출 -0.3%와 낮은 ICE 재고는 연속적인 급락을 제약할 수 있는 하방 쿠션이다.

리스크: NOAA가 제시한 라니냐 71%는 브라질 작황 변동성을 확대한다. 강우 패턴이 건조로 전환될 경우 개화·체리 형성 단계에서 스트레스가 커져 2026/27 수확량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관세 정책은 정치·외교 변수에 따라 정책 리스크가 크다. 예고된 ‘며칠 내 상당한 발표’의 구체적 내용과 시행 시점, 적용 대상·세율이 가격의 다음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체크포인트: (1) 미국의 커피 관세 관련 공식 발표의 범위와 타임라인, (2)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강우의 지속성과 개화기 컨디션, (3) 베트남 2025/26 작황 진행과 선적 속도, (4) ICE 인증 재고의 저점 확인 및 반등 여부, (5) 라니냐 발생 여부와 강도. 위 요인들의 비대칭적 전개에 따라 아라비카·로부스타 스프레드와 근월-원월 곡선(contango/backwardation) 구조가 빠르게 변할 수 있다.


기타 참고 사항

작성 시점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기사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필자 개인의 것으로, 나스닥(Nasdaq, Inc.)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바차트는 관련 기사로 ‘화요일 장 마감에서 시장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세계 설탕 가격은 얼마나 더 하락할 수 있나’, ‘곡물·면화 트레이더 노트: 11월 14일 일정’을 함께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