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급락 — 관세 인하 기대와 서아프리카 호조 작황이 동반 압력
12월물 ICE 뉴욕 코코아(티커: CCZ25)는 금요일 -200(-3.64%)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ICE 런던 코코아 #7(티커: CAZ25)도 -37(-0.90%) 내렸다. 이에 따라 최근월물 기준 차트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1.7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2025년 11월 1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인하가 단기간 내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선물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미 재무장관 베슨트(Bessent)는 수요일 “미국 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작물(코코아 포함)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향후 며칠 내에 ‘상당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화요일 6주래 고점을 기록한 이후,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대풍(풍작) 기대 속에 되돌림을 이어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일부 농가들은 코코아 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고 전했으며, 최근의 건조한 날씨가 수확된 빈(bean)의 건조를 도왔다고 밝혔다. 가나에서도 기상 여건이 코코아 꼬투리(pod)의 빠른 생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초콜릿 제조업체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집계(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하며, 지난해보다도 “상당히 높은(materially higher)”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이 이제 막 시작됐으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도 가격에 비우호적이다. 10월 30일 헤르시(Hershey)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할로윈 시즌의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disappointing)”고 말했다.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판매의 약 18%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이벤트였다. 한편,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의 최저 3분기 기록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코코아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3분기 최저라고 밝혔다. 전미과자협회(NCA)가 집계한 3분기 북미 그라인딩은 +3.2% 증가한 112,784톤이었으나, 신규 보고 기업 편입으로 수치가 왜곡됐을 수 있음을 언급했다. 관련해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다만, 세계 최대 산지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둔화는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신규 마케팅 연도 기준 코트디부아르 농가의 항만 선적 물량은 411,979톤으로, 전년 동기 454,624톤 대비 -9% 감소했다.
지난주 화요일 코코아 가격은 쇼트커버링 유입과 함께 6주래 고점으로 반등했는데, 이는 10월 30일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의 관리자 측에서 코코아를 내년 1월부터 20여 년 만에 지수 구성에 편입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2024년 말 기준 BCOM 추종 자금 규모는 약 1,090억 달러에 달해, 코코아의 지수 내 1.7% 비중은 패시브 자금의 유의미한 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LLC)는 “향후 80일 동안 약 19억 달러 규모의 코코아 선물을 펀드가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의 감소도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인증 재고는 금요일 기준 176만 6,644포대로, 7.75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줄었다.
나이지리아(세계 5위 산지)의 생산 감소 전망도 지지 재료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 5,000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2024/25 전망치: 34만 4,000톤). 관련해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대비 변화 없이 14,511톤으로 집계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글로벌 코코아 수급에 대해 -49만 4,000톤 적자로 수정했는데, 이는 60여 년 만의 최대 적자다. ICCO에 따르면 2023/24 생산은 -13.1% 감소한 438만 톤이며, 글로벌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로 내려갔다. 다만 2024/25에는 14만 2,000톤 흑자로, 4년 만의 첫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생산은 +7.8% 증가한 484만 톤으로 전망됐다.
용어와 맥락 설명
· ICE 뉴욕/런던 코코아 선물: Intercontinental Exchange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계약으로, 각각 달러 및 파운드 기반 가격 책정과 규격 차이가 있다. 기사에 언급된 CCZ25/CAZ25는 2025년 12월물(Z는 12월 만기) 계약을 뜻한다.
· 최근월물(Nearest Futures) 차트: 가장 가까운 만기의 선물 가격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연결해 현물에 가까운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빈을 분쇄·가공해 코코아 리쿼·버터·파우더로 전환하는 실수요(가공) 지표다. 지역별 그라인딩 증감은 초콜릿 수요 및 가공 마진의 변화를 반영한다.
·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 원자재 시장을 광범위하게 추종하는 대표 지수로, 지수 편입·비중은 패시브 자금의 매수·매도 흐름을 유발해 선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자 해설: 관세·공급·수요 3요인이 만드는 단기 변동성
첫째, 관세 인하 기대는 미국 내 코코아·초콜릿 관련 수입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 선물 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변수는 정책 발표의 시기·범위·대상 품목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시장은 “향후 며칠 내 상당한 발표”라는 가이던스를 가격에 선반영하는 모습이다.
둘째, 서아프리카 풍작 기대는 공급 측면의 완화 신호다. 코트디부아르·가나 농가의 생육 개선과 건조한 날씨의 도움은 빈 건조·출하에 우호적이다. 특히 몬델리즈의 5년 평균 대비 +7% 꼬투리 집계는 메인 크롭의 물량 기대를 강화한다. 다만, 코트디부아르 수출의 -9% 둔화나 ICE 인증 재고의 7.75개월 최저는 공급 사이드에서 즉각적인 과잉은 아니라는 신호로, 가격의 급락 속도는 제한될 여지가 있다.
셋째, 수요 측 부진이 단기 가격의 상단을 눌러왔다. 헤르시가 지적한 할로윈 판매 실망,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 그리고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 -21%대 감소는 최종수요 냉각을 시사한다. 반면 BCOM 편입은 약 19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매수 유입 여지를 열어두며, 수급 악재를 부분 상쇄할 수 있는 테크니컬 수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요약하면, 정책(관세)·공급(작황)·수요(그라인딩/소매판매)가 교차하는 구간에서 가격 변동성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발표의 구체성, 코트디부아르 출하 속도, ICE 재고 추이, 그리고 연말 시즌(크리스마스) 수요 지표가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ICCO의 2024/25 흑자 전환 전망이 유효한지(생산 +7.8%/484만 톤), 실제 수확·물류·품질 변수가 이를 어떻게 수정시키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가격: CCZ25 -200(-3.64%), CAZ25 -37(-0.90%)
수급: ICCO 2023/24 적자 -49만4천톤 → 2024/25 흑자 14만2천톤 전망첫 흑자(4년)
수요: 아시아 그라인딩 -17%(183,413t), 유럽 -4.8%(337,353t), 북미 +3.2%(112,784t, 표본 변경 영향)
소매: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 -21%+(13주, 9/7 종료)
공급: 코트디부아르 출하 411,979t(-9%), ICE 재고 176만6,644포대(7.75개월 최저), 나이지리아 2025/26 생산 -11%(30만5천t)
기사 말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유가증권에 대한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