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우려 속 브라질 투자 심리 악화 — 뱅크오브아메리카 설문 결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브라질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가파르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설문은 라틴아메리카 자산에 투자하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미국과 브라질·멕시코 간 관세 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나머지 절반은 갈등이 심화되거나 향후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과 미국 경기 둔화라틴아메리카가 직면한 가장 큰 외부 리스크(tail risk)로 꼽히며, 지난달까지 우려 1순위였던 강한 달러 및 금리 상승은 뒤로 밀려났다.


브라질 증시에 대한 신뢰 급감

브라질 증시 대표지수인 Ibovespa가 2025년 말까지 140,000포인트를 상회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5%로, 전월 83%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향후 6개월간 브라질 증시가 멕시코 증시를 상회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도 35%에 그쳐, 전월 77%에서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평균 6.2%로 유지해 BoA가 집계한 역사적 평균(5.4%)을 상회했다. 이는 위험 회피 성향이 여전히 뚜렷함을 시사한다.

“우리는 하이베타(high-beta) 자산에서 가치주(value)와 고품질(high-quality) 전략으로의 추가 이동이 관찰된다.” — BoA 조사 분석 노트

‘하이베타’란? 시장 평균 변동성 대비 가격 변동이 큰 종목을 뜻한다. 반대로 가치주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 고품질 전략은 재무구조·현금흐름이 견조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투자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문별로는 금융(Financials)·유틸리티(Utilities)가 가장 많이 비중 확대를 유지했고, 경기민감 소비주(Consumer Discretionary)는 비중 축소 영역으로 내려갔다.


칠레·안데스 경제권에 대한 시각

브라질과 멕시코 외에, 응답자 다수는 칠레 증시가 단기적으로 라틴아메리카 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구리(Copper) 가격 상승이 안데스 3국(칠레·페루·콜롬비아) 경제에 미칠 충격을 55%가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이는 전월 40%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안데스 경제권’이란? 남미 서쪽 안데스산맥 인근 국가로, 구리·리튬 등 광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전문가 평가 및 시사점

이번 설문 결과는 미국 통상정책의 방향과 미국 경기 모멘텀이 라틴아메리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방향타가 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 관세 불확실성이 잦아들기 전까지 브라질 증시의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 있으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국내 투자자라면 MSCI 라틴아메리카 지수 ETF 등 지역 노출 상품에 접근할 때, 관세 뉴스 헤드라인과 미국 경기지표를 병행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고 규제 환경이 안정적인 유틸리티·금융 섹터에 집중된 전략이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구리 가격 급등 국면에서는 칠레 페소 강세가 나타날 여지가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가격 급변으로 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요컨대, 관세 정책·원자재 가격·미국 경기라는 세 개의 변수에 따라 브라질 및 안데스 시장의 변동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확보한 상태에서, 가치·고품질 포트폴리오로의 방어적 재배치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