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완화 기대감에 아라비카 커피 약세…로부스타는 베트남 가뭄 우려로 상승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7월 30일(현지시간) 거래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3.10센트(-1.05%) 하락한 파운드당 293.75센트에 마감했다. 반면, 같은 달 런던 ICE에서 거래된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66달러(+1.97%) 오른 톤당 3,425달러로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의 윌버 루트닉(Wilbur Lutnick) 장관이 브라질산 원두에 대한 50% 관세 부과 대상 제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된 것이 아라비카 가격을 이틀 연속 압박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전 세계 고급 스페셜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품종으로, 글로벌 생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브라질이 최대 생산국이어서 관세가 실제로 면제되면 미국 내 원두 조달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부과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이 붕괴될 것”이라는 위험 시나리오를 최근까지 가격에 반영해 왔다.

아라비카 선물 차트

반면 로부스타 가격은 베트남 중남부 커피 벨트에 대한 최신 일기예보에서 비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베트남 국립기상청은 “이번 주 강수 확률이 10% 미만”이라고 발표했다.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와 블렌딩용으로 사용되는 품종으로, 베트남이 세계 생산의 약 40%를 차지한다.

펀드(투기 세력)의 과도한 순매도도 반등 요인이다. ICE 유럽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로부스타 순매도 잔고는 4,628건으로 2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쇼트 포지션이 누적된 상태여서 작은 호재에도 강한 쇼트커버링 랠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로부스타 선물 차트

수확 진행 상황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쿠슈페(Cooxupe)는 7월 25일 기준 회원 농가의 2025/26 crop 아라비카·로부스타 합산 수확률이 67%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같은 해 7월 23일 기준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을 84%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81%와 5년 평균 77%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로부스타 96%, 아라비카 76%가 완료됐다.

“올해 들어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으로 3개월 연속 조정받았다. 이달 초 아라비카는 8개월,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브라질 생산량을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량을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예측했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7월 26일 기준 주간 강수량이 3.5㎜로 평년 대비 200% 이상을 기록해 건조 우려를 크게 누그러뜨렸다. 이에 따라 “브라질 작황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시각이 퍼지며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

재고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 ICE 로부스타 인증 재고는 7월 28일 7,029 lot로 1년 만의 최고치인 반면, ICE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7월 30일 775,476 bag로 3.5개월 최저치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é)의 7월 16일 자료에 따르면 6월 브라질산 생두 수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였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 수출은 27%, 로부스타는 42% 줄었다. 공급 감소는 가격 지지 요인이지만, 미국 관세 변수 해소 기대가 상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2023/24 수확기에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147만 2,000톤으로 20% 급감해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커피 수출은 17.1% 감소한 135만 톤이었으나, 2025년 1~6월 수출은 4.1% 증가해 943,000톤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세계 시장 전망 및 전문가 시각

USDA 보고서는 2025/26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을 1억 7,868만 포대(+2.5%)로 전망했다. 품종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가 7.9% 증가한 8,165만 포대였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기말 재고는 2,282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스위스 커피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전년 550만 포대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아라비카 디피시트(deficit)다.

전문가 해설 :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서로 다른 품종으로 향미와 가격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저온 환경에서 재배돼 산미와 복합적 향이 특징이며, 로부스타는 저지대·고온 환경에서 성장해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라비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로부스타 기반 RTD(Ready-to-Drink) 음료의 급성장도 공급 구조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미국-브라질 관세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세 면제 확정 시 미국 내 로스팅업체들의 원가 안정이 예상되지만, 브라질 로컬 농가에는 단기적인 가격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관세가 재부과될 경우 시카고·뉴욕 선물 시장에서 아라비카 가격이 급등,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