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압박에 농기계 마진 축소…디어, 3분기 순이익 큰 폭 감소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Deere & Co.)가 3분기 실적에서 두 자릿수대 감소폭을 기록하며 미국발 관세와 수요 부진이라는 이중 악재를 확인했다.

2025년 8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디어 주가는 장전(프리마켓) 거래에서 약 4.5% 하락세를 보였다. 회사는 관세와 농산물 가격 약세로 압박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47억5,000만~52억5,000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프리마켓 거래(Pre-market trading)란 정규장 개장 이전에 이뤄지는 주식 매매를 말한다. 이 기간에 거래되는 가격 변동은 기업 실적 발표나 거시경제 이슈가 투자자 심리에 즉각 반영되는 ‘선행 지표’로 해석된다.

관세 충격*은 제조·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로이터의 글로벌 관세 추적기에 따르면 7월 16일부터 8월 8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다국적 기업들은 올해 전체로 136억~152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관세(tariff):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 수지 개선을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고 제조업 일자리를 되살리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농기계·전력장비·자동차 등 자본재 제조업체들이 가장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다.

디어는 북미 지역에서 밀·옥수수·대두 가격이 수년 만의 저점 부근을 맴돌자 수요 위축을 경험했다. 농가 소득이 줄어들면서 트랙터·콤바인(수확 전용 대형농기계)과 같은 고가 장비 구매를 뒤로 미루거나 렌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 측은 “우리가 재고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생산량을 소매 수요와 맞췄다”고 존 메이(John May) 최고경영자(CEO)는 설명했다.

“By proactively managing inventory, we’ve matched production to retail demand.” — John May, Deere CEO

경쟁사 CNH 인더스트리얼(CNH Industrial)도 이달 초 2분기 실적 호조를 발표했지만,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회사 모두 2022년 농가소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시기에 폭증한 트랙터 수요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은 바 있다.

디어의 3분기 순이익은 12억9,000만 달러(주당 4.75달러)로 전년 동기의 17억3,000만 달러(주당 6.29달러)에서 감소했다. 전체 매출 역시 9% 줄어든 12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콤바인(Combine)은 수확·탈곡·정선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하는 대형 농업기계다. 가격이 수억 원에 달해 농가 자금 사정에 따라 구매 방법(렌털·중고·리스 등)이 갈린다.

전문가들은 ‘재고 선제 관리’‘렌털 전환’이 단기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지만, 농산물 가격 회복 및 관세 완화 여부가 중장기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향후 투자자는 미국·중국 무역협상과 연방준비제도의 농가소득 전망치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 참고용 추가 설명
프리마켓 가격 변동은 정규장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장 전 거래량·호가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CNH 인더스트리얼은 네덜란드·영국 합병사로, 농기계 외 상용차 사업도 영위해 디어와 부분적으로 시장이 겹친다.
관세 정책은 정부 교체·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급격히 변동할 수 있어, 기업 실적 예측 시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