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주가지수는 12월 16일 화요일 장 초반 전반적으로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 대형 금융주와 헬스케어 종목의 상승이 있었지만, 국방주와 기술주의 급락이 이를 일부 상쇄하며 투자자들은 중요한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0.2% 상승한 583.39를 기록했다(현지시각 09:12 GMT 기준). 이는 전일인 월요일에 3주 가깝게 기록한 하루 최대 상승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역별 주요 증시는 대체로 상승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의 주요 증시는 각각 0.3%씩 올랐다. 한편, 투자자들은 하루 예정된 미국의 10월·11월 고용지표(예상치 포함) 발표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 지표가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보고서가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의 길을 열어주는지 여부다”라고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들은 진단했다. 이어서 “현시점에서 연준은 도트플롯(dot plot)에 2026년에 한 차례 추가 인하 신호만을 제시했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노동시장 약화가 통화정책을 비둘기파(완화) 쪽으로 밀어온 사례가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섹터별로는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유럽 은행 지수는 0.7% 상승했다. UBS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투자의견 상향에 힘입어 2.6% 상승했다(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됨). 헬스케어 업종도 0.7% 가량 올랐다.
국방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미국이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대해 나토(NATO) 스타일의 안보 보장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가운데, 유럽 협상 대표들이 월요일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진전을 보고한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주요 방산업체인 Rheinmetall은 4.7% 하락했고, Hensoldt는 3.6%, 이탈리아 업체 Leonardo는 4.5% 하락했다. 이로 인해 관련 넓은 지수는 1.9% 하락해 2주 넘게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방산주 약세에 따른 영향으로 에너지 업종은 0.5% 하락했으며, 이는 유가 하락 추세를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항공·여객 분야에서는 easyJet이 2.4%, Lufthansa가 1.6% 상승했고, 여행·레저 섹터는 0.8% 상승해 3개월 내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기술주는 지수 상승을 제약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는 1.3% 하락했고,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0.8% 내렸다. 기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향후 주요 이벤트와 중앙은행 스케줄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번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스웨덴 릭스방크(Riksbank),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노르웨이 Norges Bank 등 여러 중앙은행의 정책결정이 예정돼 있어 단기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ECB가 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지난주 이사인 이사벨 슈나벨(Isabel Schnabel)의 매파적 발언 이후 2026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Abivax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STOXX 600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런던의 IG Group은 내년 가이던스 범위 중간 수준의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5.4% 상승해 지수 상단을 기록했다.
용어 설명
STOXX 600는 유로존과 유럽 주요 국가의 상장기업 600개를 집계한 범유럽 지수로, 유럽 전반의 주식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도트플롯(dot plot)은 연방준비제도(Fed) 참가자들이 향후 정책금리에 대한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으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NATO 스타일의 안보 보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제공하는 집단방위 원칙에 준하는 안전보장을 의미하며, 실제 조치의 범위와 법적 구속력은 제안 내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시장 영향 분석(전망)
단기적으로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연준의 정책 스탠스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의 매파(긴축) 기조 지속 기대가 강화돼 채권금리 상승과 위험자산 조정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약화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돼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 도이치뱅크의 진단대로 노동시장 약화가 나타나면 통화정책 전환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섹터별로는 방산주가 지정학적 협상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외교적 진전 또는 후퇴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 또한 기술주는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문제로 하방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금리 민감도가 높은 성장주 중심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융 및 헬스케어 섹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기대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어 자금 유입을 견인할 여지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과 연준의 금리 경로가 글로벌 자금흐름과 환율, 원자재(특히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컨대 ECB의 금리 유지 또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유로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수출 민감 업종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에너지 업종의 부담과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동반돼 소비·여행업종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단기 이벤트(미국 고용지표, 각국 중앙은행 결정)와 지정학적 변수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면서 섹터별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금리와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높은 기술주와 방산주의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