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지표·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속 유럽 증시 상승세

【런던】 29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미국 고용지표 발표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라는 두 변수를 주시하는 가운데 상승 마감했다.

2025년 9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0.3% 올랐고, 독일 DAX, 프랑스 CAC 40, 영국 FTSE 100도 각각 0.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평균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로, 미국의 S&P 500과 유사한 지역 대표 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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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xx 600이 오르면 ‘유럽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헬스케어 섹터에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2% 넘게 급등했다. 에마 왈름슬리(Emma Walmsley) 최고경영자가 물러나고 2025년 1월부터 루크 미엘스(Luke Miels)가 신임 CEO에 오를 예정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같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도 주당소폭 상승했다. 회사 측은 런던 상장 및 본사는 유지하되, 기존 예탁증서(ADR)가 아닌 직상장(direct listing) 형태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주식을 추가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장에서는 정보기술(IT)과 산업재 섹터도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주 최대 이벤트는 10월 3일(금) 발표 예정인 미국 9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NFP) 보고서다. NFP는 농업을 제외한 산업 전체의 신규 고용 변화를 집계해 노동 시장 열기를 단기간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투자자뿐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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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2 인하한 뒤 “완고한 인플레이션보다 둔화하는 고용을 우선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점도표(dot-plot)에서도 연내 추가 인하를 시사하는 위원이 다수였다.

시장 컨센서스는 9월 신규 고용이 5만 1,000명으로, 8월(2만 2,000명) 대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실업률은 8월과 동일한 4.3%가 예상된다. 그러나 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예상치를 웃도는 ‘강한 고용’이 나오면 Fed가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산성보다 임금이 더 빠르게 오르는 순간, 인플레이션 2% 목표는 멀어질 수 있다.” — 익명의 투자 전략가

다만 관측통들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노동통계국(BLS)이 문을 닫아 고용보고서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며 정치 리스크에도 주목한다.

셧다운이란 예산안 의결이 지연돼 연방기관의 ‘일시적 업무 중단’이 발생하는 상황을 말한다. 1981년 이후 부분 셧다운은 14차례 발생했으며, 이번이 성사될 경우 15번째다.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지만, 임시예산안(CR·Continuing Resolution) 통과에는 일정 수의 민주당 협조가 필수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삭감한 의료 예산을 되돌리는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며 CR에 반대하고 있다.

양당 지도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회동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에 “민주당도 협상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金) 시세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사상 최고치 경신했다. 11시 53분(미 동부) 기준 현물 금가격은 온스당 3,832.17달러로 1.9% 급등했고, 금 선물도 1.4% 오른 3,861.40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금은 실질금리가 낮거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때 수요가 늘어난다.

투자자들이 금을 ‘세이프 헤이븐(safe-haven)’ 자산이라 부르는 이유는, 국가·통화에 대한 신용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3

국제유가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KRG)가 터키 지한(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2년 6개월 만에 수출을 재개하고, OPEC+가 11월 증산을 예고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브렌트유 11월물은 11시 54분 기준 배럴당 66.97달러(−3.3%),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은 63.29달러(−3.7%)로 떨어졌다.

브렌트유는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원유이며, WTI는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스위트 크루드로 두 상품 모두 국제유가의 벤치마크다. 원유 가격 하락은 물류·원가 부담을 덜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완화할 여지가 있지만, 산유국 재정·기업 CAPEX(설비투자)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금융·외환·원자재 모두가 ‘정책 의존적 변동성’에 놓여 있다”며, 경제 지표와 정치 이벤트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강한 고용 + 셧다운’이라는 조합은 “Fed가 인하 속도를 늦추면서도 데이터 발표가 미뤄지는 아이러니”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전략 관점에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유입되더라도, 방어주(헬스케어·필수소비재)안전자산(금·달러)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봉쇄 이후 반등해 온 유럽 제조업 경기가 연준·ECB의 정책 기조 차이로 하반기 변동성 확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결국 이번 주 발표될 NFP·ISM·CPI 등 일련의 지표가 ‘성장-물가-정책’의 균형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데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1 S&P 500처럼 대형주 위주이지만, 섹터 및 국가 비중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산돼 있다.
2 basis point(bp)는 0.01%p, 즉 1bp = 0.01%p를 의미한다.
3 대표적 안전자산으로는 금·스위스프랑·미국 국채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