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지표 혼재 속 뉴욕증시 소폭 하락…정부 셧다운 우려 확대

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혼조 양상을 보이며 주요 지수 모두 소폭 내렸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04% 떨어졌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역시 0.10% 약세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S&P500과 나스닥 선물(12월물)도 각각 0.06%, 0.08% 내려 투자심리 위축을 드러냈다.

2025년 9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밤 마감 시한 직전까지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막판 협상은 결론 없이 종료됐고, 만약 동부시간 30일 23시59분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상당수 연방 기관 업무가 중단된다.

“고용통계 발표 기관인 노동통계국(BLS)이 셧다운 시 문을 닫게 되면 10월 3일로 예정된 9월 고용지표 발표도 지연될 것”

이라는 전망이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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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재된 거시 지표…경기 둔화 vs 노동시장 견조

이날 공개된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0.6으로 전달 대비 0.9포인트 하락, 시장 예상치(43.3)보다 크게 부진했다.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 국면을 가리키는 만큼 제조업 둔화 신호가 강해진다. 반면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상 구인 건수는 722만7천 건으로 월가 전망(720만 건)을 소폭 상회해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시사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94.2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시장 쪽에서는 7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1.82% 상승해 예상치(1.55%)를 웃돌았으나, 상승률 자체는 2년 내 최저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연준 인사 발언도 교차…스태그플레이션 경고 vs 완화적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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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Fed) 부의장 필립 제퍼슨은 “고용 전망은 하방,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으로 기울어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보스턴 연방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노동시장 추가 약화를 제한하면서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선 다소 제약적인 정책 기조가 적절하다”며 올해 안에 소폭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 시장에 완화적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행정부, 목재·가구에 추가 관세

백악관은 전날 연질목재·제재목에 10%, 주방 캐비닛·목제 가구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10월 14일 발효되며 일부 품목은 2026년 1월 1일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관세 조치는 건축·주택 자재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제기된다.

채권시장, 안전자산 선호로 금리 하락

미 국채 10년물(12월 만기)은 7틱 상승, 수익률은 2.9bp 내린 4.110%를 기록했다. 위험회피 심리와 더불어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BEI)이 2.348%로 2주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점이 매수세를 유발했다. 월말 듀레이션 조정 수요도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섹터별 등락…에너지 약세·반도체 강세

국제유가(WTI)가 1% 넘게 밀리며 1주 최저치를 찍자 에너지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베이커휴즈·슐럼버거는 4% 넘게 빠졌고, 옥시덴털·할리버턴도 3%대 조정을 받았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시장 버팀목 역할을 했다. NVIDIA가 2% 이상 오르며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마이크론·램리서치·ASML 등이 1% 이상 동반 상승했다.

특이 종목 소식

Firefly Aerospace는 로켓 1단 분실 사고로 22% 급락했다. 리튬 가격 민감주인 Albemarle은 중국 CATL 광산 재가동 소식에 7% 넘게 밀렸다. Spotify는 창립자 다니엘 에크 CEO 사임 계획 발표 후 5% 약세를 보였다. 반면 CoreWeave는 메타플랫폼과 최대 142억 달러 규모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14% 급등했다.

향후 일정 및 시장 전망

시장은 이번 주 △10월 2일 ADP 민간고용(5만1천 명 증가 예상) △10월 2일 ISM 제조업지수(49.0 예상) △10월 3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22만5천 건 예상) △10월 3일 8월 공장주문(전월 대비 1.4% 증가 예상) △10월 4일 비농업고용(5만1천 명 증가 예상) △10월 4일 ISM 서비스업지수(51.8 예상)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7% 반영하고 있다.

용어 풀이

JOLTS 구인·이직보고서는 미국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구인 건수·채용·이직 데이터를 담은 보고서로, 노동시장 수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지수화한 값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스태그네이션)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비정상적 경제 상황을 가리킨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략가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가운데, 정부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단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제 지표 공백이 장기화하면 투자자는 ‘데이터 기반 정책’이라는 연준의 판단근거를 파악하기 어려워져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기업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은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3분기 EPS 성장률 예상치는 6.9%로 5월 말 6.7%에서 소폭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정책·정치 리스크와 경제 지표의 엇갈림 속에 단기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실적 개선 기대와 금리 인하 전망이 중장기 주가 하방을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