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18일(현지시간) 0.29% 상승하며 3.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소매판매·제조업 경기지수 등 핵심 지표가 일제히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전망이 약화됐고, 이는 곧장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7,000건 감소한 22만1,000건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23만3,000건)를 가볍게 밑돈 수치다. 같은 날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0.1%)를 크게 상회했으며,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5% 늘어났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7월 제조업 경기 전망 지수(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대비 19.9포인트 급등한 15.9를 기록해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건설업체 심리를 보여주는 NAHB 주택시장지수 역시 1포인트 오른 33을 기록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연준 인사 발언 엇갈려…“동결 유지” vs “연내 2회 인하”
금리 전망과 관련해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연준 점도표가 가리키는 연내 두 차례 0.25%포인트 인하가 ‘합리적 전망’”이라며 비둘기(완화)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녀는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면 경제를 불필요하게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무역 변수: 트럼프 ‘150개국 관세 통보’ 예고
“8월 1일부터 10~15%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0개국 이상에 10~15% 관세 부과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에 대해 중국 수출 제한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 미·중 ‘빅딜’ 기대가 부상했다. 재무부의 벤슨트 장관은 “2주 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며 8월 12일로 예정된 고율관세 완화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로·엔 약세, 귀금속 혼조…시장 반응
EUR/USD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0.40% 하락해 3.5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특히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유로가 너무 강하다”면서 ECB가 금리를 인하해 유로 약세를 유도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ECB 금리선물은 7월 24일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로 반영 중이다.
USD/JPY는 0.51% 상승했다. 일본 자유민주당(LDP)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 여당의 현금 지급 공약과 야당의 세금 인하 공약 등 재정 악화 가능성도 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일본 6월 수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해 예상(+0.5%)을 밑돌았으나, 수입은 0.2% 증가하며 예상치(-1.1%)를 상회하는 등 무역 지표는 혼재됐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8월물 금(Comex)이 0.41% 하락해 1.5주 만의 저점을 찍은 반면, 9월물 은은 0.48%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주가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둔화, 쿠글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이 금 가격을 압박했다. 다만 데일리 총재의 비둘기적 코멘트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은 금·은 가격 하단을 지지했다. ETF에 편입된 금 보유량이 17일 기준 약 2년 만의 최고치로 증가한 점도 지지 요인이다.
전문가 해설: ‘강달러’가 던지는 함의
기자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강세는 미국 수입 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S&P500 기업의 실적에는 역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신흥국 통화에는 추가 압박이 가해져 자본 유출·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연준이 물가 안정과 성장 둔화 사이에서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9월 FOMC 전까지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가 달러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미국에서 한 주 동안 새롭게 실업급여를 신청한 인원 수로, 노동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선행 지표다.
•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펜실베이니아·뉴저지·델라웨어) 제조업체의 경기 전망을 조사해 발표하는 척도.
• NAHB 주택시장지수: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하는 지표로, 주택 건설업체의 경기 심리를 0~100으로 수치화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를 표시할 때 사용되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