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17일(현지시간) 0.35% 오른 3주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지표가 견조하게 나타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특히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 밖 감소세를 보였고, 6월 소매판매와 7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필라델피아 Fed) 제조업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연준의 쿠글러(Fed Governor Kugler) 이사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겼다. 그는 최근 관세 인상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성급한 완화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7,000건 감소한 22만1천 건으로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해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함을 시사했다(시장 예상: 23만3천 건). 이는 소비 여력 확대 및 경기 연착륙 기대를 동시에 반영하며 달러 수요를 지지했다.
미국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0.1% 증가)를 상회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역시 0.5% 증가하며 컨센서스(0.3%)를 웃돌았다. 반면 석유류를 제외한 6월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 변동이 없어 예상치(0.2% 상승)보다 부진했다.
7월 필라델피아 Fed 제조업지수는 19.9포인트 급등한 15.9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예상: -1.0). 주택시장 심리지표인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도 1포인트 오른 33으로 전망치에 부합했다.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표다. 수치가 오르면 달러 강세, 떨어지면 달러 약세를 의미한다.
무역 전선에서도 변수는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로 150개국 이상에 10~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윌리어트 루트닉 상무장관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덜 진보된 ‘H20’ 칩을 재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고, AMD도 비슷한 보장을 받으며 미·중 간 ‘빅딜’ 협상 가능성을 시장에 던졌다. 노먼 베센트 재무장관은 향후 몇 주 내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와 만나 8월 12일로 예정된 고율관세 완화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방기금선물(FF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확률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선 58%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달러 강세와 경제지표 호조로 시장이 연준 완화 속도 조절을 재평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유로/달러(EUR/USD)는 0.44% 하락해 3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 외에도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유로가 너무 강하며 ECB가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유로 약세를 부추겼다. 스와프 시장은 7월 24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41% 상승했다. 일본 자유민주당(LDP)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 여당은 현금 지급 공약, 야당은 감세 공약을 내세워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졌고, 이는 엔화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엔화 약세는 일부 진정됐다.
무역지표는 엇갈렸다. 일본의 6월 수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해 예상치(0.5% 증가)를 빗나갔고, 6월 수입은 0.2% 증가해 예상(-1.1% 감소)보다 양호했다.
8월물 금 선물은 0.85%(28.60달러) 하락해 1주 반 만의 저점으로 내려섰고, 9월물 은 선물도 0.38%(0.144달러) 내렸다. 달러 인덱스 상승과 주가 강세가 안전자산 수요를 약화했으며, 쿠글러 이사의 ‘당분간 동결’ 발언도 금리 상승 기대를 부추겨 귀금속을 압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경고와 상장지수펀드(ETF) 금 보유량이 2년 만의 최고치를 유지한 점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 상장지수펀드(ETF)란?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금·은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삼을 경우 투자자 자금 유입이 해당 자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제공 목적이며 투자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명시한다.
※ 용어 해설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고용시장 실시간 건강도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다.
• FF선물은 연방기금(정책금리)에 대한 시장의 금리 전망을 가격으로 반영한 상품이다.
• bp(basis point)는 금리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25bp는 0.25%포인트다.